[추천 낚시터]

화천 파로호

오름수위 동촌리, 그저 바라만 봐도 좋구나!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필자와 현규연 씨가 자리한 포인트. 맑고 깨끗한 파로호

동촌리 전경을 마음껏 감상하며 낚시할 수 있었다

필자 일행이 1박2일간 올린 조과. 월척은 없었지만

죄다 황금색이 진한 토종붕어들이었다

지난 8월 28일에 찾은 곳은 화천댐 하류권인 동촌리. 화천댐 좌안의 첫 번째 골에 해당하며 화천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장마철 첫 오름수위 때 허리급 이상 4짜급이 마릿수로 나왔던 곳으로, 연일 호조황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규연(닉네임 하마) 씨와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찾게 되었다. 이스케이프 이정균 대표가 첫 오름수위 때 찾아 40여 수의 씨알 좋은 붕어를 낚는 기록적인 조과 소문이 나면서 많은 꾼들이 찾아 들었다고 한다. 마침 고향인 춘천에서 집안의 장손인 필자가 꼭 참석해야만 하는 벌초가 예정되어 있어 그에 맞춰 겸사겸사 출조를 하게 되었다.

허리 수심까지 들어가 육초 제거

파로호 동촌리권은 파로호 구간 중 가장 연안낚시 여건이 좋은 곳이다. 경사가 완만하며 넓은 육초지역을 보유하고 있어 장맛비가 내리면 오름수위 호조황이 발생한다. 이때는 찌만 세울 수 있으면 대물 붕어가 마릿수로 나오는데, 육초가 찌들어 있으므로 낚시 전 육초 제거작업이 필수이다. 다만 동촌리 연안은 경사가 완만해 시간대 별로 차오르는 수심이 다르기에 수심에 맞춰 포인트를 선정하는 것이 다소 어려운 문제로 떠오른다.

이번 첫 오름수위 수위는 약 4m에 이르렀다. 이때 많은 붕어가 나왔고 그 뒤 배수로 인해 다시 4m가 빠졌지만 며칠 후 다시 4m의 수위 상승으로 두 번째 호황을 맞은 상황이었다.

화천 시내에서 현규연 씨와 만나 막국수 맛집을 찾아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동촌리 497번지로 작은 골자리였다. 도착해보니 2명이 낚시 중이었지만 ‘조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한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가장 넓은 수초지역을 가지고 있는 동촌리 89번지 일대였다. 이곳 역시 상류권인데 도로에서 급경사로 내려가면 물가 쪽으로 작은 숲길이 나왔다. 집중하지 않으면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어 풀을 헤치고 30여미터를 들어가 보니 풀이 우거져 접근이 쉽지 않았다. 물가에도 풀들이 가득해 수초작업이 필수인 상황. 포인트가 너무 좋아 보여 일단 이곳을 찜하고 벌초를 위해 가지고 온 예초기로 진입로의 풀부터 잘라냈다. 그리고 좌대와 텐트 등을 날라 물속에 설치하며 수중전에 대비했다.

현규현 씨는 좌측 수몰나무 부근을 공략하기로 하고 물속으로 5m 가량 들어가 좌대를 편성하였다. 필자는 우측 풀들만 가득한 곳을 포인트로 정했는데 그 거리가 10m 정도로 만만치 않았다.

필자는 수중전을 위해 좌대를 편성했는데 수심이 90cm 되는 곳에 좌대를 설치하다 보니 입고 있던 옷이 모두 물에 젖어 버렸다. 물속은 1m권 바닥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맑았다. 물속에 들어가니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았다.

그렇게 기본 준비를 마치고 3m 정도 길이의 수초낮을 들고 물속으로 들어가 찌가 설 곳의 육초를 제거했다. 하지만 중간 지점은 수심이 2m에 육박해 수초작업을 하지 못하고 빈 공간을 찾아 찌를 세우기로 했다. 예상대로 중간 지점의 긴 대들은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미끼는 반복해 던져도 떨어지지 않는 옥수수를 사용하였고 찌가 잘 서는 짧은 대에는 글루텐을 달았다.

의외의 새벽 추위에 벌벌 떨었다

낮낚시를 해 보았지만 살치 성화가 심해 포기. 24시간 그늘이 지는 곳이 있는 우거진 나무 사이 공간에 본부석을 설치하고 밤낚시를 준비하였다. 낮에는 33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밤이 되면서 기온은 빠르게 내려가 시원함이 느껴졌다. 바람도 잦아들어 낚시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밤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솟아오르는 찌를 보고 챔질하니 20cm를 조금 넘기는 6치의 잔챙이 붕어였다. 낮에 성화를 부리던 강준치와 살치들도 밤이 되며 조용해졌고 이따금씩 입질을 해주는 녀석들은 그래도 붕어였다.

밤이 깊어지자 중간 4.2칸 대의 찌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잔뜩 긴장했다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챔질했다. 낚싯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월척은 넘는 붕어가 나온다’는 생각에 일어나 낚싯대를 세우니 옆 낚싯대 채비를 2개나 감고서야 뜰채에 담겼다. 월척은 넘을 것으로 보였지만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아쉽게도 30cm 정도의 준척이었다.

이후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입질이 들어 왔지만 낚이는 붕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7~9치급 잔챙이뿐이었다.

자정이 지나자 내륙지역답게 기온이 급강하해 한여름 추위가 몰려 왔다. 두꺼운 옷을 걸쳐야만 버틸 수 있었다. 자정이 지날 무렵 파라솔만 설치하고 버티던 현규연 씨가 너무 추워 차로 들어가 잔다며 철수했고 필자도 침낭을 덮고서야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내륙권으로 출조 할 때는 두꺼운 옷 한 벌 정도는 꼭 준비를 해야 한다.

잠깐 잠을 청하고 새벽에 일어나 보니 현규연 씨의 찌가 오르락내리락 하며 끌려 다니고 있었다. 수몰 나무 앞에 세워져 있던 찌도 끌려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 등 3대의 찌가 이동해 있었다. 자리로 가서 끌고 다니는 찌를 챔질해 주고 싶어도 허리춤까지 차는 곳에서 수중전을 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아침에 나온 현규연 후배가 낚싯대를 들어 보니 원줄이 터져 있었고 수몰나무 쪽으로 끌려간 채비도 목줄이 터져 있었다고 한다.

새벽녘에 붕어들이 움직이는지 그 시간에 필자도 입질을 받아 28cm 등 준척급 붕어를 잡아냈지만 큰 씨알은 낚이지 않았다. 그렇게 첫날은 잔챙이 붕어 몇 마리를 낚는 것으로 끝이 났다. 날이 밝으며 바로 살치의 입질이 시작돼 낚시를 중단하고 쉬기로 했다.

5분 거리 계곡에서 더위를 날리고

텐트 안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그림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했다. 산자락을 감도는 구름과 푸르른 파로호의 물이 더없이 멋진 풍경을 보여 주기에 그저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아침식사를 하고 왼쪽 건너편에서 홀로 낚시 중인 분이 있어 찾아가 조황을 물어보니 “허리급 붕어도 한 수 잡았지만 살림망에서 튀어 오르며 도주했고 8치급의 잔챙이만 몇 마리 남아있다”고 했다.

낮에는 텐트에서 푹 쉬며 피로를 풀었는데, 늦잠을 잔 현규연 씨가 뒤늦게 텐트에서 나오며 간밤의 추위 때문에 낚시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점심식사 후에 상류에 좋은 계곡이 있다는 정보를 얻고 찾아가보니 태산좌대낚시터가 있었다. 그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허리까지 차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거리는 약 5km 정도라 5분 정도 걸렸으며 낚시하다 지치면 한 번씩 가볼만 한 곳이었다. 맑고 맑은 계곡물은 너무 차가워서 5분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시원했고 전날 흘린 땀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약 30분을 머물다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밤낚시 준비를 일찍 시작하였다. 밤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입질이 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씨알의 붕어였다. 이후 옆자리의 현규연 씨가 입질을 받기 시작하더니 전날 낚지 못한 붕어를 한꺼번에 낚으려는 듯 10여 마리의 붕어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6~9치의 잔챙이 뿐이었다. 그러나 씨알은 잘아도 황금색이 진한 붕어라 기분이 좋았다.

필자에게도 이따금 입질이 들어왔지만 그저 그런 씨알의 붕어만 올라왔다. 역시 동이 트며 살치들의 입질이 시작되어 아쉬웠다. 새벽부터 찾아온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고 이른 철수를 했다.

내비 입력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호음로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