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지면서 보트낚시인들의 출조가 잦아지고 있다. 폭염에 고생하는 건 노지낚시인들도 동일하지만, 보트낚시는 무거운 보트를 폈다 접는 과정이 더해지기 때문에 그 고통(?)이 몇 배는 더하다. 그래서 특히 지난 여름처럼,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보트를 펴고 접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와 같다고 보트낚시인들은 말한다.

8월 말 아침 기온이 25도 내외로 안정되던 지난 8월 23일, 마그마보트팀과 올 가을 첫 보트낚시 취재에 동행했다. 마그마보트팀이 선정한 낚시터는 조정지댐 상류 원포리 홈통. 보통은 봄 산란철과 가을에 굵은 씨알이 잘 낚이기로 유명한 곳이다.

금가면 원포리는 연안낚시 여건도 뛰어나다. 본류 연안 전체가 포인트이며 주차도 원활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낚시하는 정출 또는 대회장소로 애용된다. 이날 우리가 찾은 원포리 홈통은 원포1교에서 하류로 400m 지점으로, 밋밋하게 뻗은 본류대 구간 중 유독 이구간이 푹 들어간 형태라 이 일대에서는 최고의 낚시터로 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포인트가 되는 연안 앞 밭 일대가 사유지이다 보니 현지 농부가 진입로 초입을 막아놓아 평소에는 차량 진입이 힘든 게 단점. 바리케이드가 있는 곳에서 포인트까지의 거리가 200m에 달해 소위 ‘짐빵’을 해서 들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보트를 타고 진입하면 그런 애로사항을 극복할 수 있어 정출지로 정했다는 게 마그마보트 필드스탭 박군영 씨의 설명이었다.

수위 변동 시간 알고 낚시하세요!

취재 당시 ‘원포리 홈통’ 초입에는 2명의 낚시인이 연안에 대좌대를 펴고 낚시 중이었다. 더 안쪽으로도 앉을 자리는 있었지만 마름이 너무 빼곡하게 차있어 수초 제거작업 없이는 낚시가 불가능했다. 원래 마그마팀은 우루대교 인근에서 보트를 띄워 원포리 홈통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팀원 중 한 명이 현지 밭주인에게 ‘쓰레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겠다’고 약속해 바리케이드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었다.

8월 23일 오전에 현장에 도착한 마그마보트팀은 서둘러 보트를 조립해 포인트로 들어갔다. 마름이 무성하다보니 보트 5대가 들어서자 넓어 보였던 홈통이 비좁게 느껴졌다. 여기에 우루대교 인근에서 출발한 다른 보트 2대가 합세하면서 홈통의 밀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 시즌이 이른 탓일까? 취재일은 박군영 씨가 올린 45cm 1마리와 연안에서 충주 낚시인 권대명 씨가 올린 8치급 붕어 몇 마리가 조과의 전부였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보트 밀도’보다는 이른 시즌이 정답 같았다. 여전히 마름이 푸릇하고 홈통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붕어들이 마름 밑에 머물고, 높은 수온 탓에 활성도도 크게 떨어지는 게 상례다.(2주 전에 한 차례 큰 호황이 있었다고는 하나 장맛비 영향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원포리 홈통의 피크는 10~11월로 보는데 그때는 마름이 대부분 삭거나 거의 시들해져 곳곳에 자연구멍이 생겨나게 된다. 그때 찾으면 연안낚시는 물론 보트낚시도 연중 최고의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번 취재길에서도 실감했지만 조정지댐으로 붕어낚시를 올 때는 수위변동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위가 60cm가량 차이나는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두 차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위 변화가 생기는 이유는 충주댐 수문 개방이 원인이다.

충주댐이 적정 수위 유지를 위해 수문을 개방하면 그 물이 조정지댐 안에 쌓이게 되는데, 그냥 놔두면 조정지댐 유역이 넘치기 때문에 충주댐 수문 개방과 동시에 조정지댐 수문도 개방하게 된다. 따라서 이때는 수위가 내려가는 내림수위가 된다. 이후 충주댐 수문을 닫으면 조정지댐 수문도 닫게 되며, 이때부터는 수위가 다시 올라가는 오름수위로 바뀌게 된다.

마그마보트님이 출조했을 당시는 초저녁부터 물이 차올라 밤 12시경 만수가 됐다. 그 상태로 새벽 3시까지 만수위를 유지했고 이후로는 다시 수문을 개방해 내림수위가 진행됐다. 재미있는 점은 보통은 물이 차오르는 시간대에 입질이 활발한 반면 조정지댐은 수위가 내려가는 시간대에 붕어가 잘 낚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최근의 수문 개방과 닫는 시간을 미리 알고 들어간다면 효과적인 낚시가 가능한 것이다.

오름수위 때는 찌톱 충분히 내놓고 낚시해야

마지막으로 조정지댐에서 낚시할 경우, 보트낚시나 연안낚시 모두 알아두면 유익한 주의점 두 가지만 소개해 본다.

첫째, 수위가 오를 것에 대비해 연안 좌대의 경우 충분히 높은 위치에 설치하라는 점이다. 수위 변화 폭을 감안하지 않고 좌대를 설치할 경우 오름수위에 좌대가 잠기거나 유실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보통은 연안에 만수위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에 내림수위 때 도착했다면 반드시 좌대는 만수위 흔적 부근에 설치해야 한다.

보트의 경우는 반드시 폴대를 프리상태로 풀어놓아야 한다. 꽉 조여 놓으면 수위가 오르며 보트가 뜨게 되고, 자연스럽게 폴대가 뽑히고 만다. 실제로 잠 자고 있는 사이에 폴대가 뽑혀 보트가 하류로 떠내려 간 경우가 조정지댐에서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둘째는 찌톱을 충분히 내놓고 낚시하라는 점이다.(오름수위의 경우)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불과 한두 시간 사이에 찌톱 두세 마디가 잠기게 된다. 케미까지 잠기면 봉돌이 떠오르면서 채비가 흐르는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입질을 받기 어렵다. 따라서 오름수위라면 적어도 찌톱 3~4마디는 내놓고 낚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포리 홈통에서 마름밭 일대를 공략 중인 마그마 필드스탭들

연안에서 바라본 조정지댐 본류권. 밤이 되면 맞은편 중앙탑공원 일대에 다채로운 조명

이 켜져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그마 필드스탭 이도헌 씨가 포인트 이동을 준비 중이다. 손잡이대와 2번대를 편 상태

에서 채비를 접으면 낚싯대 관리가 수월하다

마그마보트 곽영갑 대표가 본류권 연안을 노리고 있다. 받침틀 전체를 높일 수 있는 마

그마 스카이받침틀을 활용해 보트용 받침틀 없이도 손쉽게 포인트를 이동 중이다

원포리 홈통에서 500m 상류에 있는 원포1교에서 바라본 보트낚시 포인트

충주 낚시인 이대명 씨가 연안낚시로 올린 8치급 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