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나주 죽산보 저류지

첫 입질에 38cm! 낚시터 옮기길 잘했어!

홍광수 유튜브 달빛소류지 운영자, 천류 미디어 스탭

드론으로 바라본 죽산보 저류지. 붕어 자원이 풍부하고 C자 형태를 하고 있어 바람 방향에 맞춰 포인트를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침에 38cm 붕어를 올린 필자

지난 9월 7일 토요일 오후, 무안의 구정리수로를 다녀온 지 오래되어 요즘은 상황이 어떤지 궁금했다. 이에 지인들과 팀을 꾸려 구정리4번수로로 출발했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천천히 둘러보고 2번수로까지 둘러보는데 원래 있던 포인트로 진입로 대부분이 풀로 덮여 있었다. 수면에도 마름과 땟장수초가 무성해 낚시할 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 그나마 있는 몇 자리는 먼저 오신 조사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상황을 물어보니 옥수수와 글루텐에 9치, 턱걸이급이 드물게 나오는 정도라고 했다.

이왕 온 김에 낚시는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생자리를 개척하는데 수초가 너무나 빽빽해 제거작업이 어려웠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던 순간 광주 낚시인 김진주 씨와 김현수 씨가 나주 죽산보 저류지에서 수초 작업 중인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을 보니 수면 위 마름 제거작업만 살짝 하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작업 도중 놀란 고기들이 도망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는 소리에 얼른 짐을 싸 죽산보 저류지로 향했다.

동일레저 전투좌대 편성 중에 들려온 월척 소식

30분을 이동해 죽산보 저류지에 도착하니 김진수 씨와 김현수 씨가 이제 막 마름 제거 작업을 끝내고 대를 펴고 있었다. 가장 끝자락에 한 자리가 비어있었는데, 마름 제거 작업은 안 해도 되지만 뗏장수초가 너무 멀리 뻗어있었다. 5칸 이상 길이의 장대를 사용해야만 마름 언저리에 찌를 세울 수 있는 여건. 김진수 씨와 김현수 씨가 앉은 왼쪽 두 자리는 평균 수심 2.5m, 필자의 자리는 1.3m 정도로 차이가 심했지만 수초대 여건은 비슷했다.

벌써 오후 5시30분을 훌쩍 넘긴 터라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물속으로 두 발짝 걸어 들어가 동일레저의 전투좌대를 깔고 수중전을 준비했다. 좌대 다리를 연결하고 있을 즈음 가장 왼쪽에 앉은 김현수 씨 자리에서 물소리가 크게 나더니 32cm짜리 월척을 낚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제 겨우 좌대를 펴고 있는데 벌써 월척이 나왔다고?’

김현수 씨의 월척 소식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좌대를 완성하고 받침틀을 설치한 후 첫 낚싯대를 펴고 있는데 또 다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 짧은 시간에 김현수 씨가 옥수수 미끼로 또 한 마리의 월척을 낚아낸 것. 글루텐 떡밥에는 잡고기 성화가 너무 심해 옥수수를 미끼로 쓰고 있었다.

필자도 빠르게 대를 펴기 시작했다. 낚싯대를 절반쯤 폈을 즈음, 뗏장수초 앞 몇 가닥의 마름 앞에 세워 놓았던 찌가 어느새 몸통까지 올라와 동동 거리고 있었다. 수초를 넘겨 끌어와야 했기에 적당한강도로 챔질! 그러자 녀석은 수면으로 뜨기는커녕 거세게 저항하더니 마름을 감아버렸다. 마름 때문에 붕어인지 잉어인지 알 수 없었다.

대를 펴는 도중이라 뜰채를 펴놓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좌대 위에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천천히 낚싯줄을 당겨 마름과 함께 고기를 당겨냈다. 그런데 올라온 녀석은 엄청난 체고를 자랑하는 38cm짜리 허리급 월척이었다. 첫 수가 38cm! 김현수 씨가 대를 펴면서부터 붕어가 나온다고 했을 때 바로 달려올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껏 낚시를 다니다 보면 비온 직후 점심 때부터 케미를 꽂기 전까지 입질이 활발할 때가 있었다. 오늘도 그런 날이 아닐까 싶었다.

아침장에 또 다시 38cm 견인

본격적으로 찌불을 밝힌 후 밤낚시에 돌입했다. 가장 왼쪽에 앉은 김현수씨 자리에서는 입질이 없고, 두 번째 자리에 앉은 김진수 씨와 필자 자리에서는 1시간에 1마리 정도씩 꾸준한

입질이 이어졌다. 붕어들은 준척은 거의 없고 월척 위주로 나오는 상황. 둘 다 뗏장수초 주변보다는 마름 쪽에서 입질이 이어졌다. 미끼는 옥수수가 단연 잘 먹혔다. 활발했던 저녁 입

질은 새벽 1시쯤 끊어졌다.

새벽 2시30분쯤 의자에 앉아 잠깐 눈을 붙인 후 동이 틀 무렵부터 다시 낚시를 이어갔다. 그런데 동이 완전히 튼 이후로는 우리 셋 다 입질을 받지 못했다. 밤새 마름과 땟장수초 밑에서 뽁뽁 거리는 소리와 수초가 들썩이는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고기들이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몇 시간 만에 이렇게 변화가 생길 줄이야…. 잡고기도 거의 건들지 않아 마치 한방터로 돌변한 느낌이었다. 이에 급하게 옥수수 글루텐을 비벼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된 밥질에도 아무런 생명체가 느껴지지 않았다.

해가 쨍쨍 내리쬐고 더워지기 시작하는 8시40분경, 포기하는 마음으로 앉아있었는데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멀리 마름에 붙여둔 천류사 운명 4.8칸 대의 찌가 몸통을 찍고 동동거리는 게 아닌가!

큰 기대 없이 챔질하자 묵직한 손맛이 전해졌다. 마음속으로 ‘제발 빅사이즈 붕어이기를!’ 하고 빌어보며 당겨내자 어제 올린 38cm 붕어보다 더 빵빵한 녀석이 뗏장수초 위에서 눈을 껌뻑거리고 있었다. 두근거리며 계측해보니 어제와 같은 38cm였다.

1박2일 동안 붕어를 많이 낚았어도 ‘아침장’이 없으면 조금 서운한데 멋진 붕어가 올라와주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내비 입력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1-19

죽산보 38cm 월척 붕어의 늠름한 체형

1박2일간 월척 붕어로 큰 손맛을 본 광주 낚시인 김진수(왼쪽) 씨와 김현 수 씨

필자 일행이 낚시한 다리 인근

필자가 사용 중인 천류사의 운명 낚싯대. 억센 수초밭에서도 붕어를 쉽게 끌어낼 수 있다

필자 일행의 낚시 자리. 죽산보 저류지에는 주차 후 바로 대를 펼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필자 일행이 낚은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비 예보에 전날 수문을 열어 수위가 내려갔던 저류지가 다시 수문을 닫으면서 수위가 상승한 모습

미끼로 사용한 옥수수와 옥수수 글루텐. 잡어 유무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아침 8시30분경 올라온 38cm 붕어

두 마리의 38cm 붕어를 낚고 신이 난 필자

죽산보 저류지는 어떤 곳?

죽산보 저류지는 죽산보 동쪽에 있는 곳으로 하늘에서 보면 C자 형태를 하고 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부르기 편하게 죽산보 둠벙으로도 불린다. 영산강 본류와 수문으로 연결되어 있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으며 많은 양의 붕어가 유입되어 있다. 어종은 붕어 외에도 배스, 블루길, 누치, 살치, 잉어, 숭어 등이 서식 중이다. 작년에 4짜붕어와 떼월척을 낚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특히 가을에 굵은 붕어가 잘 낚인다. C자 형태이므로 바람이 강할 때는 바람 방향에 맞춰 의지되는 곳으로 자리를 선택하면 된다.

죽산보 저류지 낚시 가이드

- 초가을에는 오후장부터 밤늦게까지 입질이 활발. 아침장에는 거의 입질이 없다.

- 미끼는 잡고기가 붙지 않을 때는 글루텐, 잡고기 성화가 심할 때는 옥수수가 유리하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붕어 씨알은 굵어진다.

- 필자가 낚시한 다리 좌우가 좋은 포인트이나 죽산보 저류지에는 워낙 좋은 포인트가 많고 붕어 자원도 많아 주차자리만 있다면 생자리에도 도전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