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 수위가 오르고 있는 정읍 주동지로 출조해
육초가 자란 연안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넣고 있는 필자.
주동지 상류 우측 골자리. 수위가 오른 상태에서 촬영한 것으로
연안 주변에 마름 군락이 많다.
지난달 충남과 전북을 넘나들며 붕어를 찾아다녔지만 저수지마다 배수로 인해 수위가 낮아져 있었다. 더구나 낮은 수위에 햇빛까지 내려쬐니 수온이 올라가 허탕만 치고 다녔다. 무더위 속에서 낚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이맘때 배수하지 않는 저수지를 찾는 것이 더 쉽지 않았다.
지난 6월 27일, 충남권을 돌아보다 마땅한 곳이 없어 전북으로 이동, 정읍시 소성면 주천리에 있는 주동지에 이르렀다. 주동지는 약 10만평(33만㎡)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다. 붕어, 잉어, 가물치, 살치 등이 서식하고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도 서식한다. 상류는 두 갈래로 나뉘며 봄에 4짜급 대형 붕어가 심심치 않게 낚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자라 있고 수면에는 마름 군락이 포인트를 이룬다.
많은 배수로 인해 수위는 절반밖에 남지 않았고 그나마도 밤낚시를 하던 중에 다시 배수를 시작해 낚시를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수위가 오를 때 다시 한 번 출조하기로 마음먹고 깨끗한 바닥의 위치와 주변 지형을 익혀 두고 철수했다.
10만평 저수지에 나홀로 출조
7월 15일, 오랜만에 기다렸던 비 소식에 수위가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주동지로 출조했다. 날씨가 흐리고 평일이라 낚시꾼은 나 혼자였고 지난번에 봐두었던 자리로 찾아갔다. 현장에 도착하니 기대한 만큼 수위가 차오르지 않았지만 낚시할 정도의 포인트는 형성되어 있었다.
마름과 연안의 육초가 인접한 빈 곳에 채비를 내리니 바닥에 잘 안착이 되었다. 갈수 때 봐둔 자리라 예상대로 낚시하기 편했다. 더구나 오름수위라는 특별한 상황이 맞물려 오늘 낚시에 기대가 높았고 대편성을 하면서도 마음이 설렜다.
한눈팔 때만 찾아오는 월척 입질
수심은 1m 이내로 오름수위 낚시에 적절했다. 대편성을 마치고 흘러내린 땀을 훔치고 있는데 맨 좌측 4.2칸 대의 찌가 몸통이 드러날 정도로 솟아올랐다. 하던 행동을 멈추고 재빠르게 챔질하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묵직한 손맛이 전해왔다. 단번에 월척급 붕어임을 알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연안으로 올린 붕어는 체고가 4짜급에 버금갈 정도로 우람했는데, 계측해보니 34cm였다. 찌불을 밝히기도 전에 월척 붕어를 맞이했기에 밤낚시에 기대가 높아져 갔다. 그러나 정작 밤이 되니 기대만큼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입질이 없다가도 잠깐 휴대폰을 보거나 차에 다녀온 사이에 입질이 들어왔다. 드문드문 찾아오는 입질을 아쉽게 보내고 자정이 되어갈 무렵에야 정면으로 거치한 4.2칸 대의 찌에 중후한 입질이 들어왔다. 서둘러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챔질하니 단번에 월척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에 올린 붕어는 33cm 월척. 다시 대물에 대한 기대가 부푸는 순간이었다.
낚시하는 중에는 수위가 오르는 것에 맞춰 채비 수심도 올리며 두 눈을 부릅뜨고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입질이 없었다. 해가 뜬 후에는 주간 케미로 교체했고 그 직후 좌측 4.0칸 대에서 33cm, 우측 3.8칸 대에서 34cm 월척을 연속으로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좌측 4.2칸 대의 찌가 또 솟아올랐는데, 챔질하니 블루길이었다.
연이어 월척 두 마리를 낚은 후에는 소란스러웠는지 입질이 끊겼다. 낮에 주변을 둘러보니 밤에 수위가 10cm 이상 올랐고 낚시자리도 반쯤 물에 잠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에 비바람 예보가 있고 햇볕도 따갑게 내리쬐어 오전 10시에 낚시를 마쳤다.
일몰, 일출 때 입질 활발
주동지 붕어는 대체로 찌를 시원하게 올려 주는 입질을 했다. 간혹 한마디 올리고 멈추거나 내려가는 입질도 있었지만 확실하지 않으면 챔질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살치와 블루길이 낚이기도 하지만 성화가 심하지 않은 편이며 해거름 때와 주변이 밝아오는 아침에 입질이 두드러졌다. 미끼는 옥수수가 잘 먹혔으며 연안 육초대보다 마름 언저리에서 입질 빈도가 높았다. 8월 5일 현재도 수위가 오르고 있지만 수위가 더 높아지면 붕어가 연안 육초대로 확실히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내비 입력 정읍시 소성면 주천리 259-2
체형이 큰 주동지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주동지에서 거둔 조과. 혼자 출조해 월척 붕어만 5마리를 낚았다.
지난 6월 27일 주동지 모습. 배수가 이뤄져 연안이 드러나 있다.
물이 빠진 주동지 연안에 육초가 자라 있다.
첫수로 올린 월척 붕어. 체고가 너무 높아 4짜로 착각했다.
낚시하는 중에도 수위가 올라 발목까지 물에 잠겼다.
체고가 높은 주동지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연안으로 끌어낸 월척 붕어. 해가 뜬 직후에도 입질이 잘 들어왔다
비가 온 후 상류에서 새물이 유입되고 있다.
낚은 붕어는 모두 방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