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터 현장]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에 있는 칠곡낚시터가 본격 배수철을 맞았다. 칠곡낚시터는 수심이 완만한 평지형 저수지로, 배수가 시작 되면 조황이 급속히 떨어지지만 조황 회복 속도 또한 유난히 빠른 낚시터로 알려져 있다. 일단 평지지답게 붕어 자원이 풍부한 것이 원동력이며 두 번째 좋은 여건은 관리소 앞에서부터 이어진 부교가 배수기 명당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긴 T자 형태인 부교의 총 길이는 약 300m. 수심은 2m 내외를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부교의 맨 끝바리. 그중 최상류를 바라보는 끝바리에 있는 수상좌대가 최고의 명당이다. 수상좌대 앞은 주변보다 약간 튀어 오른 민둥산 지형으로 이 민둥산 수중지형에 붕어들이 잘 몰린다. 그 다음 명당은 반대편 끝바리. 수심은 부교의 여타 구간과 비슷하지만 한적한 이유 때문인지 늘 꾸준한 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상류 버드나무 포인트 부근에서 바라본 부교.
부교 끝에 붙여 놓은 수상좌대가 최고의 명당이다.
조황 좋고 발판까지 편한 부교 포인트
보통 부교라고 하면 어딘가 모르게 자연미가 떨어져 낚시인들이 크게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칠곡낚시터 부교는 약간 다른 느낌을 준다. 칠곡낚시터 자체가 토종붕어 전문터라는 이미지가 강해 ‘낚시하는 장소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발판 편하고 부교가 넓어 텐트 치고 낚시하기에도 좋다는 평가가 많다.
평택에서 칠곡낚시터를 자주 찾고 있는 김명수 씨는 “봄에는 당연히 상류권 수초밭을 선호하지만 배수기가 되면 부교를 자주 찾고 있다. 부교는 수심이 2미터 내외로 깊어 찌맛 보기에도 좋다. 또 배수기가 되면 붕어가 부교 밑으로 몰리기 때문에 의외로 조황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부교에서 낚시할 때는 요령이 있다. 보통은 배수기인 만큼 ‘긴 대로 멀리 노리면 유리하지 않을까?’ 라고 추측하지만 칠곡낚시터 부교는 그 반대다. 길어야 3.2칸 대면 충분하며 오히려 그보다 짧은 2.4칸, 2.8칸 대에 입질이 활발하다. 칠곡낚시터 대표 이영주 씨는 “상류 수초밭에서 빠진 붕어들 대다수가 부교 밑 그늘 지대로 모여드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인지 너무 긴 대보다는 3칸 대 이하의 짧은 대에 입질이 잦다. 다대편성보다는 짧은 대 서너 대로 집중력 있게 낚시할 때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 수위 때 드러나는 연안 포인트 눈여겨봐야
한편 배수 초기에는 부교의 조황이 뛰어나지만 배수가 멈추고 수위가 안정되면 연안 곳곳의 숨은 명당들이 드러난다. 대표적인 곳이 관리소 맞은편 연안이다. 만수 때보다 10m 이상 앞쪽으로 나가서 낚시하는 포인트가 많아지며 이때에 맞춰 대좌대 수중전을 펼치는 낚시인도 많이 생겨난다.
보통의 유료터에서는 수중전을 허용하지 않지만 칠곡낚시터는 거의 자연지 수준으로 낚시터를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노지 대물낚시인들의 낚시 스타일에 크게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 편이다. 지난 4월 말에 관리소 맞은편 모래 둔덕을 찾았던 오산의 김선흠 씨 역시 동일레저의 대좌대 설치 후 밤낚시를 즐겼고 하룻밤에 4짜 1마리와 월척 5마리를 낚는 호황을 맛봤다. 김선흠 씨가 배수기 때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만수 때는 포인트까지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본격 배수기가 돼 마땅히 찾을 만한 곳이 없을 때, 유료터지만 토종붕어의 멋진 찌올림을 맛보고 싶다면 안성 칠곡낚시터를 강력하게 추천해 본다. 낚시터 주변으로 카페와 식당이 급속히 많아져 예전의 아늑함은 사라졌지만 실속 낚시터를 찾는다면 칠곡낚시터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칠곡낚시터의 입어료는 연안과 부교 모두 3만원을 받는다.
문의 관리인 010-3721-1988
최상류 물골에서 올린 4짜 붕어와 마릿수 조과를 자랑하는 오산의 이성관 씨.
칠곡낚시터 최고의 인기 구간인 상류 버드나무 일대.
배수가 시작되면서 부교 쪽으로 어신이 옮겨가고 있다.
관리소 맞은편 연안에 대좌를 펴고 앉은 낚시인. 수위가 낮아지면 낚시 여건이 더욱 좋아진다.
칠곡지 우안 도로변 포인트.
<사진제공 : 칠곡낚시터>
부교 끝 좌대에서 올라온 토종붕어들.
이성관 씨가 사용한 바낙스의 이그너스 붕어대.
무게가 가볍고 손맛 좋은 낚싯대로 유명하다.
관리소 인근 연안 접지좌대에서의 조과를 자랑하는 낚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