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화성 남양호 낚시유감

낚시금지 구역 지정도 억울한데

이젠 불법좌대까지 판치는구나!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남양호의 낚시 허용구역인 장안대교 하류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지난 4월 21일, 일요일을 맞아 찾은 곳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손맛 보기 좋은 남양호 장안리권의 낚시허용구역이었다. 이번 출조의 동행자는 같은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오래간만에 함께 출조하는 최대범 씨였다. 둘 다 낚시를 좋아하지만 낚시 스타일이 조금 달라 각자 출조하다 보니 몇 년 만에 함께 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남양호 장안리권에 도착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좋아 보이는 자리는 모두 낚시인들이 앉아있었다. 그래서 포인트를 찾아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중 장박낚시인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는 판잣집처럼 허름하게 지은 움막과 불법 좌대들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낚시를 하고 있는 불법좌대도 있었지만 대부분 비어 있었고 잠자리로 만들어 놓은 듯한 움막 비슷한 곳에는 심지어 텃밭까지 일구고 있었다.

낚시허용 구간 점령한 불법좌대 문제 반드시 척결해야

남양호의 낚시허용 구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렇게 불법 좌대를 만들어놓는다는 것은 모처럼 남양호를 찾는 이들에게 허탈감을 안긴다. 어찌 그렇게 뻔뻔하고 양심이 없을까? 당장에 시청에 신고하고 싶었지만 자칫 남아 있는 허용 구역마저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는 게 우려돼 신고도 꺼려지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쓰던 간에 낚시계가 척결해야할 큰 문제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불법좌대이다.

그렇게 하류권의 허용 구역까지 내려간 뒤 다시 돌아 올라오니 마침 철수하시는 분이 있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아직 출발하지 않은 최대범 씨에게 자리가 나기 시작했으니 빨리 내려오라고 전화하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필자의 포인트는 부들이 이미 한 뼘씩 자라 올라온 곳으로 부들이 군락을 이룬 곳인데 남양호 붕어낚시에서 가장 좋은 시기는 부들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기 시작할 때이며 한 뼘정도 자라 올라올 때가 최고다.

물 안쪽으로 1m가량 들어가 좌대를 배치하고 텐트까지 올려 풀 세팅을 마쳤다. 그리고는 부들 사이사이의 빈 공간을 찾아 찌를 세웠다. 짧게는 3.0칸부터 길게는 4.6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토코사에서 새로 개발하여 판매 중인, 크릴새우를 갈아 만든 새우 글루텐 단품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노지 전투낚시에서는 점성이 좀 약한 듯해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위주로 하고, 거기에 새우 글루텐 단품을 30% 정도 섞어 사용했다. 그랬더니 점성도 좋고 풀림도 뛰어나 사용하기 좋았다. 수심은 80cm가량 나와 낚시 여건은 좋았다. 대편성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니 때마침 바람이 터졌다. 전날 낚시하신 분들의 말에 의하면 “전날도 태풍 같은 바람에 비까지 내려 아예 낚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아침이 되니 바람이 약해져 낚시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낚시할 때는 낚시를 하지 못할 정도의 바람은 아니라 부지런히 찌를 세웠다.

낚시허용 구간도 접근성 최악인 남양호

지난 2004년, 남양호는 화성시 구간의 일부 구역이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됐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어자원이 풍부하며 포인트가 무궁무진해 많은 낚시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 꾼들의 쓰레기 투기를 명목으로 묶여버린 것이다. 그 이후로는 필자 또한 남양호를 찾지 않았다. 2년 후인 2006년에는 평택시 쪽도 홍원교 하류지역 외에는 대부분 구간이 낚시금지 구역으로 묶이며 남양호를 자주 찾던 낚시인들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화성시의 낚시허용 구역은 장안대교를 기점으로 상하 500m를 지나 각각 1km씩이다. 그런데 장안대교 상류는 허용 구역이라고 지정해 놓고는 물가로 펜스를 쳐 놓아 접근 자체가 어렵게 되어 있다. 탁상행정, 말 그대로 현장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쉽게 지역을 나눈 결과다. 결국 이곳에서 낚시하려면 펜스 밑의 개구멍으로 기어들어 가던가 아니면 허리높이까지 올라온 펜스를 넘어가야 한다. 장안대교 하류 구간의 허용구역도 주차 공간이 부족해 낚시가 어려운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수초 형성이 잘 되어 있어 손맛 보기 좋다는 것이다. 이번에 자리 잡은 곳도 시멘트 도로에서 물가로 주차하기 위해서는 10~15cm의 시멘트 턱을 내려가야 한다. 내려 갈 때는 쉽게 내려가지만 올라 올 때는 나무토막을 대던가 돌을 받쳐 경사 각도를 줄여야 한다. 담당 공무원들이 이런 현실을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후 1시가 지나면서 최대범 씨도 도착하여 빈자리를 찾아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바람이 조금 잦아지는 틈을 타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였다. 오후 3시40분에 왼쪽 부들에 붙여 놓았던 3.0칸 대의 찌가 멋지게 솟아올랐다. 정점에서 챔질하니 강하게 저항하며 좀처럼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았다. 물보라를 보니 분명 4짜급 붕어로 보였다. 잠시 후 물위로 떠오른 녀석은 떡붕어였다. 아쉽게도 4짜에 육박하는 대물 떡붕어였지만 손맛은 짜릿하기만 했다.

저녁 무렵 대부도 수로에서 입질조차 보지 못했다며 박경식 후배가 한걸음에 달려와 최대범 씨 옆에 자리를 잡았다. 낮에 떡붕어 1수를 잡은 이후 이렇다 할 입질이 없더니 어둠이 내리던 저녁 7시40분에 다시 입질이 들어 왔다. 24cm를 조금 넘기는 8치급 붕어였다.

이후 지렁이를 달아 멀리 노렸던 4.6칸 대의 찌가 깜박거리더니 서서히 끌려가고 있었다. 챔질에 성공해 끌어내니 지금껏 올라왔던 붕어의 저항과는 달랐다. 그렇게 나온 녀석은 예상 못한 600g 정도의 장어였다.

남양호에 장어 치어를 방류했고 이따금 굵은 씨알이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바늘을 빼지 못해 목줄을 끊어 살림망에 담았더니 박경식 후배가 철수하며 가지고 갔다.

이후 붕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31cm의 월척 붕어가 나왔고 8치~월척 몇 수를 추가하였다. 밤 11시까지 지켜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얼마 후 준척 붕어가 나왔지만 새벽 입질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날이 밝자 다시 바람이 터지기 시작하였고 이후로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둘째 날 밤부터 이어진 폭발적인 입질

아침이 되자 한종수 씨가 찾아와 필자 옆에 자리를 잡았다. 한종수 씨는 대를 펴자마자 32cm의 월척 붕어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낚시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침 입질을 기대했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고, 오후 1시30분에 다시 입질이 들어왔다. 강한 저항을 하며 올라온 녀석은 37.5cm의 대물붕어였다. 전날과 다르게 바람도 잔잔하고 낚시하기 좋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다시 어둠이 내리고 이때부터 입질이 붙기 시작하였다. 해가 지며 바로 31cm의 월척 붕어가 모습을 보이더니 이때부터 8치부터 월척 붕어들이 줄줄이 입질을 해주었다. 바람 한 점 없고 밝은 보름달이 정면에서 솟아올랐지만 한 번 시작된 입질은 계속되어 밤 10시가 되기 전에 이미 15마리 이상의 붕어가 올라왔다. 하지만 이틀째 이어지는 낚시에 피로가 몰려와 그대로 잠이 들었고, 새벽에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입질은 뜸했다.

날이 밝아 올 무렵 32cm의 붕어가 1수 나오고 이내 바람이 터지면서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강한 바람에 파도가 몰려오기에 일찍 철수를 결정하였다. 최대범 씨는 준월척으로 6수를 낚았으며 필자의 살림망에도 25수 정도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찾게 되는 남양호이지만 이번처럼 찌맛 손맛을 만끽한 것은 실로 오래간만이었다. 대부분이 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그나마 남아 있는 허용구역을 잘 지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내비 입력 화성시 장안면 장안리 2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