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기를 맞은 서산 간월호로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다. 간월호 역시 농번기가 되면 배수를 하지만 구간에 따라 유독 이때 좋은 조황을 보이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낚시터가 강당수로다.

연중 최고의 핫시즌을 맞은 간월호 강당수로. 호황소식을 듣고 찾아온 낚시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배수 시작돼 상류권 붕어 빠지면 강당수로 호황 시작

강당수로는 간월호 제방에서 볼 때 좌안에서 두 번째 수로다. 제방에서 올라가다 첫 번째 만나는 수로가 간월수로, 두 번째 수로가 강당수로(간월2번수로라고도 부른다)이며 그 위 수로를 간월3번수로 또는 강당2번수로로 부른다. 현지에서는 부르기 편하게 간월 1, 2, 3번수로로 부르기도 한다.

강당수로가 호황을 보이는 시기는 매년 4월 말부터다. 이전에는 최상류권 수로들의 조황이 앞서지만 점차 농번기가 돼 배수가 시작되면 상류권은 수위가 낮아지고 씨알도 잘아진다. 배수와 동시에 상류로 몰렸던 붕어들은 수심 깊은 하류권으로 내려오는데 이때부터 강당수로의 조황이 살아난다.

간월호는 우안 하류에도 몇 개의 수로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와룡천이다. 그러나 와룡천의 호황기는 최상류권과 겹친다. 하류이긴 하지만 수로의 입구가 열려있는 ‘개방형’인데다가 규모가 크고 길며 수초까지 잘 발달돼 어엿한 독립된 봄낚시터로서 역할을 하고 있 때문이다. 실제로 현지 낚시인들은 간월호 본류와 만나는 와룡천을 간월호와는 별개의 수로낚시터로 인식하며, 간월호 상류권과 마찬가지로 3월 말~4월 말까지가 핫시즌으로 알려져 있다.

기복은 있지만 6월 까지는 핫시즌 지속

배수기가 돼 강당수로로 몰려든 붕어 중에는 아직 산란을 하지 못한 개체들도 많이 섞인다. 그래서 시즌 초반으로 볼 수 있는 4월 말에는 월척급 이상 되는 굵은 놈들이 많이 섞이는 편이다. 그러나 5월로 접어들수록 씨알은 점차 잘아지고 마릿수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그만큼 늦깍이 산란 개체들이 빠르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강당수로의 배수기 특수는 6월까지는 지속되는데, 씨알은 커야 7~9치가 주종이지만 하루에 20마리 이상도 올릴 수 있는 마릿수 재미가 좋은 편이다.

지난 5월 3일,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일행과 찾은 강당수로가 바로 그 짧은 과도기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사흘 전부터 씨알이 다소 잘아지더니 전날부터는 씨알과 마릿수가 동시에 급락했기 때문이다. 취재일이었던 5월 3일에는 일부 좋은 포인트에서만 하루 20마리 이상의 폭발적 조과를 보였고 그 외의 포인트에서는 10마리 미만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조과로 강당수로의 특수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취재일은 며칠간 비가 오지 않아 논에 물대기가 한창이었고 그 영향으로 수로의 물 흐름이 빨라 제대로 된 낚시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논에 물 대는 양수와 배수 과정 탓에 물 흐름 발생

강당수로에 물 흐름이 생기는 이유는 수로 상류 연안에서 물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즉 간월호 연안 양수장에서 끌어올린 물을 인근 논에 공급하고, 공급하고 남은 물은 또 다시 강당수로로 뿜어내는데 이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로의 물 흐름은 빨라지게 된다. 반대로 비가 많이 와 굳이 논에 물을 끌어다 댈 필요가 없다면? 수로로 양수하고 배수하는 과정도 필요 없기 때문에 물 흐름도 생겨나지 않게 된다.(바다의 밀물과 썰물 영향이라는 설은 근거가 없는 얘기다)

따라서 강당수로로 출조할 때는 배수기라 하더라도 가급적 큰 비가 온 이후 또는 논의 수위가 안정돼 더 이상의 ‘물대기’가 필요 없어진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지에 살고 있지 않는 한 이런 사이클을 칼 같이 맞춰 출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물때’를 맞추면 적어도 사나흘 이상은 호황 분위기가 이어지므로 조황 파악에 신경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취재일에 함께 낚시를 한 성제현 대표는 “6월로 접어들면 강당수로의 붕어들이 대거 본류대로 빠져나간다. 그때부터는 본류권 특히 2번 제방권의 깊은 수심대가 유력한 포인트로 떠오르게 된다. 그 전까지는 간월호에서 강당수로만큼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문의 서산 일번지 낚시 010-6505-7887

낮낚시만으로 마릿수 손맛을 즐긴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

덕산에서 온 낚시인이 허리급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1박2일 낚시로 30마리가 넘는 손맛을 봤다.

성제현 대표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전날에 비해 씨알이 크게 잘아져 아쉬움을 줬다.

수로 폭이 좁아지는 강당수로 중류권. 수심은 1.5m 내외로 깊었지만 씨알은 하류권에 뒤졌다.

성제현 대표의 미끼 사용술.

찌맞춤을 무겁게 하는 대신 두 바늘 중 힌 바늘에 집어제를 크게 달아 물 흐름을 이기는 방식을 사용했다.

취재일 촬영에 동행한 군계일학 이영호(왼쪽) 부회장과 성제현 대표.

둑방길 위에서 식사를 즐기는 촬영팀. 차량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도로가 넓은 편이다.

수로 맞은편에서 촬영한 성제현 대표 일행의 낚시 모습.

취재일 강당수로에서 올라온 붕어. 8~9치급이 많았다.

취재일 올린 준척급 붕어를 자랑하는 이영호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