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삽교호 신흥리권

붕어 산란기 무렵 최고의 선택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드론으로 촬영한 삽교호 선우대교. 대교를 기준으로 상하류에 많은 포인트가 있다.

지난 3월 29일, 2박3일 일정으로 삽교호 하류 선우대교권을 찾았다. 마침 이곳에서 낚시사랑 동호회 ‘대물 수색대’의 시조회가 계획돼 있었다. 오전 10시쯤 선우대교 하류 500m 지점에 도착하니 강풍과 미세먼지, 빗방울까지 떨어지며 도저히 낚시할 형편이 못됐다.

뒷바람이라 그런대로 바람을 덜 탈것 같았지만 포인트까지의 거리가 30~40m는 됐고 비까지 내렸다. 일행인 한종수(오짜느낌) 후배가 바로 도착했지만 계속되는 강풍에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던 중 오후 2시가 지나며 바람이 잦아져 포인트로 접근했다.

포인트는 둑 위 주차 후 3m 정도의 급경사를 내려가야 되는 곳이었다. 이후 갈대밭을 30m, 다시 3m 정도의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는 어려운 포인트였다. 비지땀을 흘리며 짐을 옮겨 좌대와 텐트를 설치했다.

포인트 앞쪽과 옆으로 갈대가 늘어서 있고 물속에는 부들이 보일 듯 말듯 숨어 있었다. 갈대를 일부 쳐내고 부들을 넘겨 찌를 세워야 했기에 3.6칸부터 4.4칸까지 긴 대 위주로 11대를 편성하였다.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어분 글루텐이 잘 먹힌다는 현지인 이한구(아래울님) 씨의 정보에 따라 지렁이와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준비하였다. 며칠 전 배수 후 꾸준히 수위가 올라있었고 전날 내린 비로 인해 하루에도 10cm씩 상승 중이었다.

맨바닥에서 32, 34cm 연타

삽교호 하류 신흥리권은 아산시에 거주하는 이한구(아래울) 씨가 수시로 조황을 확인하며 추천한 곳이다. 포인트가 많고 주차가 쉬우며 붕어도 그런대로 잘 나오는 곳이라 동호회 모임터로 적당했다. 주차 후 둑을 내려가 조금 걸어야 한다는 점이 약간의 단점. 포인트 특성은 발앞으로 부들과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그 앞 깨끗한 맨땅 바닥이 붕어가 회유하는 길목에 해당했다.

낮에는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저녁 무렵이 되어 바람은 더욱 약해졌고 오후 4시50분에 첫 입질을 받았다. 왼쪽 세 번째 대인 3.8칸 대의 찌가 멋지게 솟아올랐다. 32cm의 월척 붕어였다. 그리고 1시간여가 지난 저녁 6시에 다시 입질! 이번에 나온 붕어는 34cm의 월척붕어였다. 이 월척은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탐하다 끌려 나왔다. 황금색을 띠었으며 체구가 높고 비늘이 깨끗해 삽교호 붕어 같지 않은 멋진 외모를 자랑했다.

이곳 선우대교 하류권은 예당지에서 내려오는 무한천과 홍성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삽교천이 만나 합류하는 지점이다. 그 하류에 삽교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생겨난 포인트인 셈이다.

한편 삽교호 낚시터들도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인다는 소문이 조금씩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아산시에서는 아산호와 삽교호의 아산시 관할구역을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으려고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당진시에서도 몇 년 전 남원포수로를 낚시금지역으로 묶더니 이번에는 소들공원 일대를 철새 도래지라는 이유로 금지구역으로 지정, 전방위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특성상 삽교호 본류권은 바람이 초속 3~4m 이상만 불어도 높은 파도가 일어 낚시할 수 없는 곳인데 다행히 이날은 오후부터 바람이 약해지며 조건이 좋아졌다.

어둠이 내리자 장판을 깔아 놓은 듯 수면까지 잔잔해졌다. 찌를 살짝만 건드려도 입질이 파악될 정도. 그러나 좀처럼 찌의 움직임이 없었다. 밤 7시가 지날 즈음, 멀리 세워져 있던 4.4칸 대에 입질이 왔다. 강하게 저항하며 나온 녀석은 34cm의 월척 붕어. 이후 잦은 입질은 아니더라도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다. 대부분이 글루텐을 먹고 나왔고 지렁이에는 단 한 마리만 낚였다. 수온이 오르면서 생미끼보

다는 글루텐에 입질이 붙는 듯 했다. 그렇게 자정이 될 때까지 10여 수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35.3cm 낚은 한종수 씨 시조회 1등

늦은 밤까지 낚시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새벽 입질을 기대했지만 간간이 앞바람이 터지며 더 이상의 붕어는 나오지 않았다.

토요일 아침이 밝자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와 우리 주변으로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날은 전날과 다르게 낮에도 바람이 불지 않아 낚시하기에 좋았다. 하지만 필자의 주변에서는 그 누구도 입질을 보지 못했다. 저녁 무렵 시조회 행사를 끝내고 밤낚시에 돌입하였다. 전날 같은 시간대에 많은 입질이 들어왔던 터라 잔뜩 기대를 했지만 주변의 그 누구도 입질을 받지 못했다. 하루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황이 극과 극을 달렸다. 다만 필자 주변만 상황이 그랬고 상류권과 훨씬 하류권에서는 같은 시간대에 꾸준히 붕어가 낚였다고 한다. 자리 편차가 너무 컸었다. 늦은 밤까지 말뚝 찌만 바라보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새벽 4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손이 시릴 정도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입질 보기가 어려웠다. 다만 필자의 오른쪽에 앉았던 한종수(오짜느낌) 씨가 강한 물소리를 내며 대물 붕어를 끌어냈다. 결국 필자의 오른쪽에 앉았던 한종수 씨가 35.3cm 붕어로 시조회의 1등이 되었다. 34cm를 낚은 조우들도 3명이나 됐다. 시상식 즈음 바람이 터지는 바람에 일찍 철수를 하였다.

삽교호 붕어들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가 산란 특수기로 가장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한다. 이번에 찾았던 신흥리권을 비롯 선인대교 하류권인 궁평리, 선인대교 하류권인 금성리와 신문리, 중류권인 소반리와 부장리 등이 수초가 잘 형성되어 있어 4월이 가기 전에 한번쯤은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내비 입력 당진시 합덕읍 신흥리 352-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