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금강 합수부 빅배스 답사기

해빙기 급소 화산천, 길산천, 단상천

유철무 바낙스, 아미고, 게리야마모토, 디퍼 필드스탭

입춘을 지나 충남권에서는 얼음이 녹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주로 찾는 충남 서산, 당진, 태안 상황은 녹록치 못했다. 여전히 얼음 두께가 2~3cm로 건재했고 그마저도 녹고 있어서 빙질이 약했다. 즉, 얼음낚시는 불가능하고 물낚시도 할 수 없었기에 이번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금강 본류는 이번 겨울에 얼지 않았고 금강으로 흘러드는 하천도 역시 그러했다. 그렇게 이번 취재지는 몇 년 전 겨울, 3kg이 넘는 빅배스를 비롯해 런커급 배스를 만났던 금강으로 결정했다. 이번 취재는 휴대용 어탐기 디퍼(Deeper)의 김영삼 이사와 함께 했다.

금강 화산천 하류 수문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다.

예상 못한 배수와 그물

나는 취재를 떠날 때면 아주 확실한 포인트 한 곳을 꼭 정해둔다. 반드시 조과를 거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화산천이 그런 포인트였다. 이곳은 금강과 만나는 지점에 수문이 있어 배스들이 하천 안에 갇혀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을 때마다 늘 넉넉한 조과를 거두었다. 연안엔 인공 석축이 있고 하천 중앙 곳곳에 스트럭처가 있어서 배스가 은신하기 좋다.

길산천과 단상천 역시 이와 비슷한 환경을 갖췄으나 이 두 곳은 수문이 없기에 화산천은 최후의 보루인 셈이었다. 이 세 곳은 한겨울에도 배스가 프리리그에 곧잘 반응하며 특히 지그헤드 스위밍에 꾸준한 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화산천을 시작으로 길산천을 거쳐 단상천에 이르기까지, 세 하천의 중요 포인트들을 이 잡 듯 뒤졌지만 나는 단 한 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길산천은 최근 4짜 후반의 배스를 배출한 곳으로, 이곳에서 입질을 받지 못한 것은 꽤나 쓰라린 경험이었다. 입질을 받지 못한 이유는 새벽에 급격한 배수가 이뤄졌는데 그로 인해 수심이 얕아져 배스가 본류권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설상가상으로 몇 년 전 겨울 3kg을 넘겼던 빅배스를 낚은 단상천은 합수부에 길게 그물이 쳐져 있었다. 배스들은 그래서 단상천으로 거슬러 올라오지 못하는 것 같았다.

화산천 저녁피딩을 망쳐놓은 수달

화산천 최하류 수문 포인트에는 하천 양 옆으로 인공 석축이 있다. 이곳은 한겨울에도 지그헤드 스위밍에 배스가 곧잘 나와 주는 곳이다. 김영삼 이사는 수문 구조물 주변을 프리리그로 탐색했고, 나는 지그헤드 스위밍으로 석축을 탐색했다. 그러던 중 하천 중앙부터 뭔가 빠르게 유영하며 물속을 탐색하는 게 보였다. 탁한 물색이었지만 기포나 수면에 보이는 움직임으로 보아 물고기라면 커다란 가물치나 메기라 생각되었다. 그 녀석은 그렇게 내 쪽으로 헤엄쳐오더니 수면으로 잠시 머리를 내밀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잽싸게 물속으로 사라졌다. 워낙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난 그 녀석의 정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시커멓고 기다란 형체였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난 녀석을 커다란 가물치로 판정했다. 저녁 피딩타임을 믿었던 화산천에서 보내고자 했던 우리는 계속 배스의 피딩타임이 걸리길 기다리며 탐색을 이어갔는데, 땅거미가 내린 후 수면 위로 떠올라 유영하는 뭔가를 보고야 말았다. 그것은 바로 수달이었다! 순간 우리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좁다면 좁은 이곳에 수달이 활개치고 있었으니 배스가 있을 리 만무했다. 몇 시간 전부터 내린 비는 쓸쓸함을 더했다. 루어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