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전라도와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광주에도 10c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전라도 전체가 눈으로 뒤덮였다. 설상가상으로 영하의 기온이 며칠간 지속되었고 붕어, 배스 조황은 바닥을 쳤다. 이 정도면 으레 출조를 포기하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는 낚시인도 있다. 그 이유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날씨가 약간만 호전되도 언제 그랬냐는 듯 대물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영하 5도의 날씨에도 이런 놈들이 나와줍니다.” 광주 영산강 서창교 아래에서 호그웜 프리리그로 52cm 빅배스를 낚은 최영교 프로.

오전 8시, 광주광역시 서구 회재로에 있는 최영교 프로의 루어샵에 도착해 광주시 서창동에 있는 영산강 서창교 포인트로 향했다. 서창교 일대는 바닥에 암반이 산재해 배스가 숨을 곳이 많으며 따뜻한 생활하수가 유입되어 겨울에도 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여건으로 인해 대물 배스와 붕어가 1년 내내 낚이지만 최근에는 진입여건이 나빠져 낚시인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다리교각 아래까지 차량이 진입했으나 자전거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차량진입을 막아버려 도로에 주차하고 4~5분 걸어서 진입해야 했다.

낚시는 서창교 아래에 있는 양쪽 연안에서 모두 할 수 있지만 극락둑길이 있는 문촌마을 입구에서 진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반대편 연안 서창둑길은 포인트까지의 진입은 쉽지만 그로인해 낚시인이 더 많이 드나들고 바닥 여건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차가 불편하고 조금 걷더라도 문촌마을 쪽 연안이 조과도 좋고 대물 출현도 빈번하다.

날씨가 추워서 조금 늦게 출조했지만 서창교 주변의 아침 기온은 영하 5도였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고 햇살이 내리쬐어 운이 좋으면 대물 배스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감했다. 최영교 프로는 “영산강은 수심이 2미터 내외입니다. 브레이크라인이 있는 곳도 깊어야 3~4미터죠. 이런 곳에서는 배스가 영하의 날씨라도 마땅히 숨을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물들은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다가 햇살이 내리쬐면 수온이 오르는 쪽으로 이동합니다. 일조량이 많은 석축, 삭은 수초 주변이 좋고 퇴로가 확보되는 브레이크라인 주변이면 더욱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깊은 곳에 웅크린 배스를 노리고 최대한 멀리 노리겠지만 최영교 프로는 수초가 자란 얕은 연안을 먼저 훑었다. 스몰 러버지그를 사용해 연안의 얕은 곳을 탐색한 후 섀드웜, 프리리그, 블레이드베이트 순으로 루어를 로테이션하며 점점 더 먼 곳을 공략했다. 하지만 입질이 없었다. 미세한 숏바이트는 커녕 생명체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상황이 이어졌다. 최영교 프로는 “오전에는 배스가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면에 햇살이 퍼질 시간이면 큰 배스가 먼저 움직이고 짧은 시간 먹이사냥을 합니다. 반대로 오전에 입질이 없으면 해가 질 무렵을 노리는 것도 좋습니다. 단, 한낮에는 경계심이 많은 배스들이 브레이크라인 주변으로 후퇴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먼 곳을 공략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호그웜으로 만든 프리리그에 입질이 왔다. 연안에서 10m 정도 떨어진 암반형 브레이크라인을 노린 것이 적중했다. 예상외로 강렬한 첫 입질이 왔고, 당황하지 않고 제압한 결과 올라온 녀석은 52cm 런커였다. 얼른 배스의 계측을 마치고 연타를 노렸다. 비슷한 구간을 스몰 러버지그, 섀드웜, 블레이드베이트로 노렸지만 더 이상 입질이 오지 않았다. 한 마리는 더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연안을 따라 올라갔지만 서창교 아래를 벗어나면 대부분 모래와 펄이라 바닥 여건이 좋지 않았다. 최영교 프로는 “첫 입질에 대물이 낚이는 경우 블레이드베이트로 넓은 구간을 노리면 수온에 적응해서 움직이기 시작한 배스들이 한두 마리 더 입질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오늘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하 5도에도 움직이는 대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2월 중순부터는 산란을 준비하는 빅배스를 본격적으로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광주를 비롯한 전남 일대는 설날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대물 배스시즌을 시작한다. 그사이 강추위가 한두 차례 더 찾아오겠지만 기온이 빠르게 오르는 날을 선택하면 일찍 움직이는 빅배스를 만날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영산강 서창교 하류. 암반이 많은 곳 주변으로 빅배스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봄에는 붕어도 잘 낚인다.

최영교 프로가 스몰 러버지그로 연안 수초 주변을 노리고 있다.

장애물이 많거나 삭은 수초 주변을 공략할 때 사용하는 섀드웜.

최영교 프로가 빅배스를 올린 직후 유튜브에 업로드할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최영교 프로는 유튜브에서 최프로TV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2~3편 영상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