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루어낚시인들 사이에서 록피싱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광어, 우럭, 노래미 등 다양한 어종을 노릴 수 있으며 낚시터가 광범위하며 손맛까지 좋다는 것이 매력이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연안에서 쥐노래미나 우럭과 같은 큰 대상어를 노리는 록피싱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지천에 록피싱 포인트가 많기 때문이다. 록피싱은 어렵지 않다. 에깅대나 범용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웜 채비만 준비한다면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다.

부산 수영강 최하류에서 90mm 싱킹펜슬베이트(블루블루블루윈90S)를 사용해 40cm가 넘는 쥐노래미를 낚은 최상일 씨.

파도 치는 날일수록 조과 뛰어나

지난 1월 31일 라팔라 필드스탭 박상욱 씨 일행과 부산 용호동 이기대공원 갯바위로 록피싱 출조에 나섰다. 이 주변은 바닥이 암반과 자갈이라 계절 가리지 않고 쥐노래미, 황점볼락, 우럭 등이 잘 낚이기 때문에 록피싱 포인트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런데 낚시를 하려고 포인트로 진입하니 너울파도가 너무 높아 낚시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애써 갯바위로 나가 캐스팅을 했지만 파도가 들이쳐서 서 있기 조차 힘들었다. 물색도 매우 탁했는데, 알고 보니 며칠간 불어댄 북서풍 탓에 연안 바다가 완전히 뒤집어졌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부산에서 울산 서생으로 포인트를 이동했다. 그런데 서생권 역시 높은 파도가 치고 물색이 탁해 포인트 찾기가 어려웠다. 박상욱 씨는 “록피시는 아주 잔잔한 날보다 파도가 약간 치는 날에 조과가 더 좋습니다. 우선 몇 군데를 노려보고 상황 판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입 작은 고기일수록 완전히 삼킬 때까지 기다려야

처음 간 곳은 울산 서생면에 있는 간절곶 일대. 준비한 프리지그에 3인치 호그웜을 달아서 캐스팅을 시작했다. 파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입질은 금방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챔질을 해도 바늘이 입에 걸리지 않았다. 채비를 던지는 족족 로드를 통해 강한 입질이 전해져 왔지만 좀처럼 챔질이 되지 않았다. 왜 챔질이 어려운지 박상욱 씨에게 물었다.

“성대나 쥐노래미 같이 입 작은 고기는 웜을 한 번에 삼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호그웜처럼 볼륨이 큰 웜을 쓸 때는 입질이 와도 침착하게 기다리고 웜을 완전히 삼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 느끼는 긴장감이 바로 록피싱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엔에스 허리케인SW2 S702 로드에 0.4호 합사를 사용하고 묵직한 프리리그를 던지니 비거리는 아주 좋았다. 대략 50m 이상 채비가 날아갔고 멀리 던져서 그런지 계속 입질이 들어왔다. 하지만 입질하는 녀석이 씨알이 작은지 끝내 챔질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렇듯 록피싱이 배스낚시와 다른 점은, 배스낚시는 챔질 타이밍이 다양한 반면 록피싱은 입질이 들어오면 대상어가 웜을 끝까지 먹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두어 번 강하게 툭툭 거렸다고 챔질하면 100% 실패. 한 마리를 상대로 여러 번 ‘밀당’하는 재미도 좋았지만 너무 챔질이 안 되니 약이 오르기도 했다.

길이 90mm 미노우에 쥐노래미가 덜컥

우리는 포인트를 옮겨 점점 남쪽으로 이동했다. 울산 서생면에 있는 평동, 나사리를 둘러보고 서생면과 이어진 부산 기장 일대도 돌았다. 자잘한 우럭과 쥐노래미가 올라왔지만 예상대로 씨알이 너무 잘았고 일부 포인트에서는 복어가 호그웜의 다리를 물어뜯어 순식간에 웜을 못 쓰게 망가트렸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승부를 본 곳은 부산 수영강 최하류였다. 이곳은 부산의 루어낚시인들이 록피싱을 시작할 때부터 대물 포인트로 꼽는 곳으로 농어, 우럭, 볼락, 쥐노래미 등이 잘 낚인다. 박상욱 씨와 나는 부산 조정면허시험장 아래에 자리를 잡았고 조금 늦게 합류한 최상일 씨는 광안대교가 보이는 민락동 수변공원에 자리를 잡았다. 최상일 씨는 90mm 싱킹 펜슬베이트를 사용해 농어와 쥐노래미를 동시에 노렸는데, 100m 플로팅 미노우에 대형 쥐노래미가 걸려들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미노우 역시 록피싱의 주요 아이템이다. 쏘가리 미노잉처럼 트레블훅이 달린 미노우가 웜보다 훅킹 확률이 높고 바닥이나 암반 주변을 공략하기 수월해 선호하는 낚시인들이 많다. 단, 웜 채비에 비해 밑걸림이 심해 루어 손실이 심한 것은 단점이다.

록피싱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밤낚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란을 마친 쥐노래미, 우럭, 농어 등이 연안에서 호황을 보이며 성대, 양태와 같은 플랫피시도 가세해 더욱 즐거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