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거제 홍도&안경섬

오전엔 농타, 오후엔 참타로 하루가 짧구나!

이영규 기자

겨울 시즌 중반에 접어든 거제권 선상 루어낚시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부시리를 노리는 지깅이 주를 이었으나 이후로는 농어와 참돔을 함께 노리는 패턴으

로 출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월 30일, 거제 지세포항에서 출항하는 뉴시스타호를 타고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이게 웬 횡재입니까?” 취재일 뉴시스타호를 타고 농타에 나섰던 김종현(유튜브 요낚남TV 운영자) 씨가 메탈지그로 올린 능성어를 낚고 기뻐하고 있다.

지세포항에서 출항하는 뉴시스타호는 데니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정희문 선장이 모는 7.99톤짜리 루어낚시 전용선이다. 데니 선장은 전직 미용사답게 늘 스타일리시한 외모로 눈길을 끄는데 특히 젊은 루어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겉모습만 보면 험악해 보이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순한 양은 저리가라다. 데니 선장은 성격도 좋지만 계절과 유행에 맞춰 다양한 출조 상품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갈치 시즌에는 갈치 지깅과 텐야, 한치 시즌에는 이카메탈게임, 전갱이 시즌에는 아징, 참돔 시즌에는 타이라바 등 거의 모든 루어낚시 장르를 소화해내고 있다. 1월 중순 들어 데니 선장이 주력으로 노리고 있는 어종은 농어다. 원래 홍도 농어는 2월이 최고의 피크인데 올해는 12월 중순부터 모습을 비추고 있어 예년보다 빨리 농어낚시에 돌입했다. 보통 농어는 연안을 향해 미노우나 바이브레이션, 지그헤드 채비를 캐스팅하는 게 일반적이나 데니 선장은 메탈지그를 활용한 ‘농타’를 시도하고 있다. 농타란, 메탈지그를 타이라바 끌어올리듯 감아올려 농어를 낚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장비와 채비는 참돔 타이라바 때와 동일하게 쓴다. 루어만 타이라바가 아닌 메탈지그를 사용하는데 메탈지그를 바닥까지 내린 뒤 타이라바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감는 게 요령이다. 보통 타이라바로 농어를 노릴 때는 릴 핸들을 열 바퀴 정도 감았다 내리지만 메탈지그로 농어를 노릴 때는 20~30바퀴 이상도 감아 올린다. 아무래도 참돔은 바닥에서 주로 물고 떼를 지어 이동하는 농어는 다양한 유영층을 회유하기 때문이다. 이때 각별히 신경 쓸 부분이 메탈지그의 형태와 리트리브 속도다. 어떤 날은 워블링이 강한 메탈지그에, 반대로 어떤 날은 단순히 직선적인 움직임에 반응을 보일 때가 있기 때문에 그날그날 잘 먹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게 조과를 결정하는 변수다.

데니 선장은 “보통 80 그램에서 120 그램짜리 메탈지그를 쓰고 형태는 주로 일자형을 씁니다. 너무 넓적한 형태는 조류를 많이 타 날리기 때문에 가급적 길쭉한 형태가 좋습니다. 메탈지그마다 굴곡도, 조류를 맞받는 면적도 다르기 때문에 리트리브 시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여러 형태를 써보다가 그날 유난히 반응이 좋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입니다”라고 말했다.

메탈지그 리트리브에 올라온 귀한 능성어

아침 6시에 지세포항을 출발 7시30분 무렵 홍도에 도착했다. 괭이갈매기의 고향이란 말 그대로 괭이갈매기 수백 마리가 하늘을 날며 낚시인들을 경계했다.

취재일 뉴시스타호에 함께 탔던 김치평 씨는 “진도권은 이제 농어가 빠진 듯해 거제 홍도를 찾았다. 거제 홍도권은 한 번 농어가 붙으면 떼고기 조과가 빈번하다. 벌써 농어가 움직인다는 소식을 듣고 대전에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낚싯배가 홍도 본섬 가까이 접근하자 일제히 메탈지그를 내려 농어를 유혹했다. 나도 전동릴 장비에 메탈지그를 달아 낚시에 동참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농어는 쉽게 나와 주지 않았다. 게다가 수심이 70~80m에 달하다보니 메탈지그가 바닥에 닿는 동시에 리트리브 하지 않으면 자꾸 밑걸림이 생겼다. 그 결과 거의 대다수 낚시인이 연속으로 서너 개 이상의 메탈지그를 떨궈 먹고 말았다.

그 와중에 쏨뱅이, 열기 같은 잡어가 낱마리로 올라왔는데 낚시 시작 1시간 정도가 지날 즈음 선두에서 낚시한 유튜버 김종현(요낚남TV) 씨가 귀한 손님고기인 능성어를 낚아 올렸다. 길이는 약 45cm로 통통하게 살이 쪄 한눈에 보기에도 입맛을 다시게 만들었다. 이에 앞서 가장 선두에 섰던 한상원 씨는 요즘 보기 드문 새끼 참다랑어를 낚아 눈길을 끌었다. 씨알은 40cm 남짓 되는 녀석이었으나 워낙 차고 나가는 힘이 좋아 중치급 이상 되는 농어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오후에 옮겨간 안경섬에서 참돔 파티

오전 시간에 예상했던 농어가 모습을 비추지 않자 데니 선장은 홍도에서의 낚시를 일찌감치 마치고 안경섬으로 배를 돌렸다. 아무래도 시즌 초반인 만큼 농어는 조황 기복이 심한 듯했다. 데니 선장은 “작년 3월에는 하루에 250마리가 넘는 농어를 농타로 낚았다. 그만큼 요즘은 농어가 스쿨링을 강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처럼 그 스쿨링 무리를 만나지 못하면 낚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단 오늘은 오후에 참돔을 주력으로 노려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참돔만큼은 누구나 어렵게 손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타호가 안경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무렵. 점심식사를 마치고 한숨 자고 나오자 어느새 홍도에 있던 낚싯배들이 모두 안경섬으로 넘어왔다. 안경섬에서는 루어를 메탈지그에서 타이라바로 바꿨다. 확실히 참돔은 타이라바에 입질이 빠르기 때문이다.

데니 선장의 예상대로 참타(참돔 타이라바)로 낚시를 시작하자마자 참돔이 올라왔다. 씨알은 30~40cm급이 주종이었다. 거제, 통영권에서는 타이라바에 갯지렁이를 꿰어 쓰는 패턴이 일반화돼 있는데 확실히 ‘생타이(타이라바만 쓸 경우)’를 쓸 때보다 입질이 잦았다. 다만 씨알에서는 생타이가 갯지렁이를 달았을 때보다는 약간 우위에 있었다.

아울러 참돔낚시 도중에 30~40cm급 방어 새끼가 섞여 올라왔다. 비록 씨알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출조한 낚시인 대다수가 잔잔한 손맛을 즐기고 적당한 횟거리는 챙겨갈 정도의 조과였다.

대통고속도로 타면 대전-지세포항 2시간대 도착

거제권 선상 루어낚시의 하루에도 다양한 대상어, 다양한 기법의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 아울러 지리적 여건상 중부권 낚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출항지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이날 출조한 낚시인의 절반 이상은 대전시와 세종시에서 온 낚시인들이었다.

대전에서 거제도 지세포까지는 약 250km,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고 새벽에 이동한다면 2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여건이다. 취재일 대전에서 온 김영권 씨는 “조황도 중요하지만 중부권에서 바다낚시를 갈 때는 이동거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2시간대 출항지인 거제도는 중부권 낚시인들에게는 축복과도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나갈 즈음인 2월 15일 무렵은 거제 홍도권 농타가 피크에 접어들 시점이다. 그때 다시 한 번 뉴시스타호를 타보기로 하고 취재를 마쳤다.

문의 뉴시스타호 010-7587-8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