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네이버 붕어낚시 카페 ‘보통의존재들’ 회원들과 함께 창녕에 위치한 대봉지를 찾았다. 대봉지는 전반적으로 수심이 얕고 펄이 깊은 늪지형이라 다른 곳보다 시즌이 빨리 시작되는 곳이다. 최근 이곳에서 몇 차례 낚시를 한 김성현 씨가 ‘올 때마다 월척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는 정보를 주어 기대감을 안고 대봉지로 향했다.

현장에에 도착하니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배수장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작은 우포늪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던 대봉늪. 장마철 상습 침수로 인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후 2019년부터 제방 축조 공사를 시작했다. 환경단체와의 갈등 끝에 길었던 제방 공사는 끝이 났고 늪은 어엿한 저수지 형태를 갖게 됐다. 높아진 제방과 인위적인 배수장이 미관을 해치긴 하지만 상류 왕버들 군락은 여전히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창녕 대봉지. 상류에 밀생한 버드나무 지대가 산란기 명포인트다.

노지는 잔챙이, 보트에선 월척 행진

제방에서 상류를 바라보았을 때 우안으로는 뗏장수초가 넓게 펼쳐져 있어 노지낚시는 어려울 것 같았다. 또 최근 산책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차량 진입이 막힌 상태였다. 좌안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8개 정도의 낚시 자리가 있었으며 수심은 전역이 1m~1.3m로 고른 편이었다.

최상류엔 왕버들 군락이 멋지게 형성되어 있었고 수심은 80cm~1m로 산란철에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았다. 나는 최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것을 감안, 수심이 조금 더 깊은 중류에 자리 잡았다. 정면으로 약 5m까지 뗏장수초가 펼쳐져 있어 좌우측으로는 뗏장수초를 넘겨 찌를 세우고, 정면으로는 맨바닥을 공략해 3.2칸부터 6.0칸의 낚싯대를 펼쳤다.

대편성을 하며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했는데 해가 질 때까지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시즌 중엔 블루길과 살치의 성화가 심했지만 아직은 저수온기라 다양한 미끼 사용이 가능했다.

해가 지면서 글루텐으로 미끼를 교체했는데, 글루텐 미끼에는 입걸림이 되지 않는 잔입질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마치 붕어처럼 찌를 쭉 올리기도 하고 옆으로 살살 끌기도 했다. 수차례 챔질 했지만 그 정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작은 붕어 또는 블루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었다.

필자가 잔입질에 고생하는 중에 보트에선 연달아 챔질 소리가 들려왔다. 노지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우안 상류에 자리 잡은 닉네임 뚝방 회원이 ‘초저녁에 월척만 5마리를 잡았다’고 소식을 전했다. 우안 중류에 정박한 정성수 씨도 준척과 월척 고루 손맛을 보았다고 전해왔다. 미끼는 모두 옥수수. 나도 서둘러 옥수수로 미끼를 교체했다.

2월 중순이면 월척급 연안 접근 활발해질 듯

나에게는 밤 11시쯤 첫 입질이 들어왔다. 뗏장수초를 넘겨 세워둔 찌가 예신도 없이 몸통까지 쭉 올라왔다. 입질이 너무 없어 경계 태세를 늦추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뒤늦게 챔질했다.

7치 붕어가 허공을 날아 발 앞에 떨어졌다. 첫 붕어의 크기가 아쉬웠지만 이제 입질이 시작될 것이라 기대하며 낚시를 이어갔다. 꾸벅꾸벅 졸다가 새벽 3시에 8치 붕어를, 동이 틀 때쯤 9치 붕어 한 마리를 더 낚았다. 물색은 좋았지만 해가 뜨고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낚시를 모두 마치고 선착장으로 사용한 좌안 상류 첫 번째 자리에 모여 조황을 비교해 보았다. 뚝방 회원이 보트낚시로 월척 7마리, 준척 1마리, 60cm급 잉어 1마리로 총 마리를 올렸다. 정성수 씨 역시 보트낚시로 35cm 희나리 붕어와 월척 5마리 포함 총 13마리를 낚았다. 반면 노지에서 낚시한 나는 준척 3마리를 낚는 데 그쳤다. 노지와 보트에서의 조과가 크게 차이 났다.

붕어들은 모두 살이 통통하게 올라 영양상태가 좋아 보였다. 그 중엔 알이 제법 차오른 녀석도 있었다. 기온이 조금 더 오르는 2월 중순 이후에는 붕어들이 알자리를 찾아 연안으로 회유할 것으로 예상 된다. 아름다운 경관의 대봉지. 버드나무 꽃이 피는 봄날에 꼭 다시 찾아오리라 다짐하며 철수길에 올랐다.

내비 입력 경남 창녕군 장마면 대봉리 390

정성수 씨가 보트낚시로 올린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월척 5마리 포함 총 13마리를 낚았다.

좌안 중류에 자리를 잡은 필자의 포인트. 뗏장수초 너머의 맨바닥을 공략했다.

필자의 포인트. 도로에서 가까워 낚시 여건이 좋은 편이다.

필자가 연안낚시로 올린 9치 붕어. 취재 당시 큰 붕어들은 깊은 곳에서 주로 올라왔다.

상류 버드나무 군락을 확대한 모습.

제방 공사 이후 생긴 배수장. 인공적인 건물이 대봉지의 자연미를 해치고 있다.

네이버 카페 보통의존재들 ‘뚝방’ 회원이 보트낚시로 올린 붕어와 잉어.

산란철 만수 때 기대가 되는 최상류 수몰나무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