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한파가 계속 이어지던 1월 중순. 이번 출조는 경남 진주권으로 출조를 잡았으나 한 달여간의 한파로 진주권 저수지 대부분에 얼음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는 수 없이 저수지 출조는 다음으로 미루고, 필자 집 근처인 부산 명지수로로 출조지로 정했다. 낚시한 장소는 흔히 ‘신포배수장’ 일대로 불리는 곳으로, 함께 출조하기로 한 회원들에게 급히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혹시나 싶어 전화통화로 한 번 더 확인을 시켜 주었다.

명지수로의 명당 신포배수장 부근에 자리한 필자의 포인트. 우측 수문 너머는 바다다.

연달아 들어온 월척, 4짜 입질에 당혹

1월 20일 토요일, 급하게 입고된 거래처 사고 차량 때문에 필자는 오후 늦게 현장에 도착하였다. 그때가 오후 5시쯤 되었는데 회원들은 이미 낚싯대 편성을 끝내고 준비해온 음식으로 식사 중이었다. 필자도 같이 식사한 뒤 뒤늦게 낚싯대를 편성했다.

오후 9시30분쯤 두 번의 입질을 놓치고 계속 찌를 주시하였으나 입질은 뜸했다. 함께한 회원들도 이렇다 할 입질이 없어 밤 11시쯤 본부석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고 있었다. 그때, 본부석 앞에서 낚싯대 편성을 한 강원연 회원의 찌가 솟는 게 필자의 눈에 들어왔다.

“입질! 입질!” 소리를 지르며 강원연 회원이 급히 챔질 했고, 엄청 힘을 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뜰채에 담긴 녀석은 42cm의 대물 붕어였다. 모두가 가슴이 두근거렸다. 초저녁에 다섯 명 모두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던 터라 함께 기쁨을 누렸다.

술 한 잔씩을 나누어 마시다 보니 새벽 2시. 각자 자리로 돌아가 새벽낚시를 시작하였다. 낚시를 시작한 지 30분 만에 첫 입질을 받았다. 챔질 후 올려보니 35cm 이상의 대물 붕어였다. 새벽에 붕어들이 들어온 듯했다. 곧이어 필자의 좌측에 앉은 김영완 회원이 32cm 월척을 낚아냈고 초입에 앉은 하두원 회원도 32, 33cm 월척을 연달아 올렸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새벽 4시쯤에는 필자가 엄청난 입질을 받았다. 힘을 쓰는 것을 보니 잉어 같았다. 약 5분여의 힘겨루기 끝에 올라온 녀석은 80cm급 잉어였다. 알이 꽉 차 산란이 임박해 보이기에 사진 촬영 후 바로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있는데 또 다시 좌측에서 “걸었다!” 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김영완 회원이었다. 사이즈를 물어보니 턱걸이 4짜라고. 갑작스러운 대물들의 출현에 어안이 벙벙했다.

2월 말부터 산란 특수 이어질 듯

시간이 흘러 서서히 여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필자는 심기일전으로 마지막 대물에 도전하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찌를 응시 하였다. 그리고 오전 7시, 믿기지 않은 마지막 찌올림이 나타났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쓰다듬고 챔질! 순간 무언가가 덜컥하며 육중한 무게감이 전해졌다.

4짜급 이상 붕어라 직감하고 차분히 힘겨루기를 한 뒤 힘을 빼고 발 앞까지 당겼다. 그리고 뜰채에 담는 순간 4짜급은 충분히 넘는 붕어라고 확신하였다. 조심스럽게 계측자에 올려 사이즈를 재보니 42cm짜리 대물 붕어였다. 체고는 오짜급 비슷하였다. 이 붕어도 산란이 임박해 촬영 후 바로 물속으로 돌려보냈다. 전국적 한파 속에서 거둔 조과여서 우리는 너무 기뻤고 뿌듯했다.

한편 필자의 생각으론 작년 대비 올해 겨울 시즌에는 대물붕어가 적게 낚인 것 같았다. 작년만 해도 이 시기에 4짜급만 20여 마리 넘게 낚았는데 올해는 한파 여파인지 대물 붕어어의 움직임이 늦어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2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많이 포근해져 월말부터는 대물붕어들의 산란특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 다시 한 번 명지수로를 찾기로 하고 출조를 마쳤다.

문의 강서구 명지동 1368-2

부산식자재마트에서 바라본 신포배수장 앞. 맞은편에 필자와 일행의 낚시 자리가 보인다.

오전 7시쯤 42cm 대물붕어를 낚은 필자. 산란이 임박하여 사진 촬영 후 곧바로 돌려보냈다.

필자의 왼쪽 자리에서 낚시한 김영환 회원이 새벽에 낚은 40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신포배수장 포인트의 초입 전경. 산란철 최고의 명당자리로 작년 봄에 4짜급으로만 100여 마리가 낚인 곳이다.

하두원 회원이 철수에 앞서 수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대부분 생활 쓰레기였다.

명지수로 밤낚시에 동행한 로즈피싱 회원들이 야식을 즐기고 있다.

명지수로의 터줏대감 길고양이. 낚시인들이 던져주는 블루길을 받아먹기 위해 대기 중이다.

필자가 올린 42cm 붕어를 계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