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신안 암태도 장뜰수로

올봄 해빙기에 100% 터진다!

김현 아피스 필드스탭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 신년 첫 출조지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하려 했으나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일주일 정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회복되자 곧바로 한파가 이어져 출조길은 쉽지 않았다. 여기에 호남권에 펼쳐진 거대한 저수지들마다 배수가 잦아지면서 이와 연결된 각 수로권 역시 조황이 좋지 못했다. 그 결과 낮낚시 위주로 낱마리 조황이 이어지진 연초였다.

여러 여건을 감안한 끝에 신년 첫 출조지는 암태도권 수로로 정했다. 신안군 조례에 따라 올해 민물낚시 허용구역인 곳이다.(24년1월~12월까지) 암태도는 저수지보다는 수로권 낚시 여건이 좋은 곳인데 긴 휴면기간 동안 이렇다할 조황 정보가 없어 걱정이 앞섰다.

오후 시간에 첫 입질을 받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필자.

영암 전용배 씨 부부의 추천 수로

1월 마지막 일요일 홀로 독조의 길을 나섰다. 광주를 출발, 압해도를 거처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에 도착했다.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도창저수지 무넘기 너머 바다로 길게 뻗은 중앙수로, 에로스서각박물관 앞 신석리수로, 구석마을 쪽에 형성된 구석리 수로형 둠벙 등을 둘러봤다. 각 수로의 연안은 대부분 뗏장수초가 잘 형성돼 있었고 만수위를 유지하는 곳이 많았다. 물색은 부분적으로 좋았으나 시기상 차가운 냉수대를 유지했다. 일부 수로권은 살얼음이 끼어 있었으나 물색이 좋은 덕분에 현지인을 비롯 외지에서 온 낚시인들이 좋은 포인트마다 자리를 잡고 동절기 낮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박물관 앞 신석리 수로를 둘러보던 중 영암에서 온 부부조사와 마주쳤다. 예상 못한 만남에 반가웠다. 그들은 전용배 씨 부부로, 수년 전 영암 삼호읍에 위치한 문수포수로에서 처음 만나 연을 이어왔다. 부부지간 붕어낚시를 즐기고 늘 함께 출조길을 나서는 금실 좋은 부부다. 매년 여러 차례 동행 출조를 다닐 정도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 더욱 반가웠다. 부부는 약 일주일 전, 인근 수로로 출조해 씨알 굵은 붕어 여러 마리를 낚아 손맛을 봤으나 다시 찾은 이번 출조에서는 재미를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일단 물색이 몰라보게 맑아진 게 원인이었다.

나는 그곳이 오히려 궁금해 그곳으로 함께 가봤다. 신석리 오석저수지 아래 펼쳐진 수로로서 길이는 약 860m, 폭은 약 16m의 일자형 독립수로였다.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잘 형성돼 있고 물색은 얼핏 보아 맑은 듯했지만 하층의 물색은 탁했고 침수수초도 자라 오른 상황이었다. 수로 폭도 적당하여 맞은편 수초 언저리까지 공략할 수 있어 좋아 보였다.

오염수 유입 없는 청정수질 자랑

부부조사에게 필자가 본 수로 상황을 설명하고 의논한 끝에 우리는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한편 이 수로는 신석리에 위치한 여러 무명수로 중 하나로, 혼선을 없애기 위해 편의상 장뜰마을 앞에 위치하여 신석리 장뜰수로라고 부른다)

수로 연안을 따라 자란 수초의 형태, 수심, 물색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수로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형성돼 있고 수심과 물색은 중류권이 월등했다. 두 번째로 좋아 보이는 다리를 중심으로 상류 방향으로 필자와 여조사인 서미숙 씨, 하류 방향으로 전용배 씨가 자리를 잡았다. 서미숙 씨는 일주일 전 남편이 손맛을 본 자리를 꿰차고 앉았고 남편 전용배 씨는 하류 방향으로 새로운 포인트를 잡은 셈이었다.

수로 중앙은 약 120cm, 연안은 90~100cm의 수심을 유지했다. 필자는 발 아래 연안 뗏장수초 언저리와 중앙의 깊은 수심을 공략하기 위해 2칸 대에서 3칸 대 위주의 비교적 짧은 대를 편성했다. 전용배 씨는 맞은 편 연안 뗏장수초 언저리까지 공략하려고 찌를 세웠고 낮부터 월척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미끼는 모두 지렁이.

오후가 되어 강한 북서풍 옆바람을 맞으며 찌를 응시하는 사이 각각 첫 입질을 받아 준척급 붕어로 손맛들을 봤다. 초저녁 피크와 늦은 밤 결빙이 될 것을 염두에 둔 터라 저녁식사를 뒤로 미룬 채 어둑해짐과 동시에 찌불을 밝혔다. 예상대로 조금 약해진 바람 사이로 찌불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확실한 찌올림이 계속 이어졌고 24~29cm 붕어가 주로 올라왔다.

바람도 자고 입질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늦은 밤에야 미뤘던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바람과 결빙 없이 좋은 여건이 이어지면서 새벽녘까지 간헐적인 붕어 입질을 받았으나 더 이상의 붕어 입질은 받지 못했다. 잠시나마 피로를 풀기 위해 따뜻한 커피 한 잔씩 나눠마시고 자리로 돌아가 새로이 미끼를 꿰어 아침 입질을 기대하며 찌를 응시했다. 예상과 달리 활발한 입질로 이어지지 않았고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살아나는 오전에도 큰 차이가 없어 과감하게 철수를 준비했다.

비록 이날은 큰 붕어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오염수가 유입될만한 곳이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점과 서식 붕어의 높은 체고와 강한 힘에 반한 출조길이었다.

해빙기에 월척 대박 예상

낚시를 하며 느낀 장뜰수로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겨울이라 그런지 붕어 외에 다른 잡어의 입질은 전혀 받지 못했다. 봄에는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채집망에는 새우 낱마리와 미꾸라지가 채집됐다. 이것은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라는 증거로 추측되며 차후 대물낚시 때 새우 등 다양한 미끼를 사용해볼 수 있는 여건임을 알 수 있었다. 동절기의 미약한 입질을 예상해 지렁이 한 마리 꿰기와 여러 마리 꿰기를 해보니 여러마리 꿰기에는 활발한 찌올림을 보인 반면 한 마리 꿰기에는 잔 씨알만 달려들어 미끼를 훼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정확한 챔질 타이밍이었음에도 헛챔질이 잦아 애를 먹기도 했다. 경험상 이제 막 찌가 솟기 시작할 때 또는 완전히 찌를 올려 동동 떠있거나 옆으로 끌고 갈 때 채면 걸림이 잘 됐다. 한편 전용배 씨 부부가 출조한 일주일 전에는 낮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이었고 밤 시간에도 포근할 정도로 기온이 높았다고 한다. 그 결과 38cm 붕어를 비롯 씨알 굵은 붕어로 진한 손맛을 봤다. 당시의 기록만 놓고 볼 때 기온만 오르면 충분히 월척을 낚아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제 곧 붕어낚시의 첫 관문인 해빙기에 접어들 것이다. 해빙기에는 수온이 낮아 냉수대 상황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심해져 붕어 산란도 빨라지고 있다. 물색도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여러 곳을 두루 돌아본 후 낚시터를 선정하는 게 유리할 시점이다.

내비 입력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 2936-2(중류 두 번째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