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한겨울 충주호 목벌낚시터

확률은 낮다, 하지만 일단 걸면...

김철규 객원기자, 호봉레저, 탑레저, 태흥 필드스탭

지난 1월 29일 찾은 곳은 충주호 최하류권에 위치하고 있는 목벌낚시터.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며 중부권에서 마땅한 출조지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아무리 추워도 얼음이 얼지 않는 충주호가 떠올랐고 1월 초순에 45cm의 대물 붕어가 나오는 등 꾸준한 붕어 소식이 들려온 것도 목벌낚시터를 찾게 된 이유였다. 충주호는 발전 방류로 인한 수위 변화와 그로 인한 대류현상 때문에 강한 한파에도 얼지 않아 연중 물낚시가 가능하다. 이날도 낮에는 영상이었지만 밤에는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매서운 추위에도 얼지 않았다. 이번 출조에는 이천의 조용대 씨가 동행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충주호 목벌낚시터. 도로변 쪽이 관리소 일대, 멀리 수면에 떠 있는 구조물이 인공수초섬이다.

좌대 편의시설 최고인 목벌낚시터

오후 3시가 다 되어갈 무렵 목벌낚시터에 도착하니 관리인 서용훈 사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이날은 월요일이라 우리 일행 외에 다른 팀은 없었다. 서둘러 짐을 옮겨 싣고 50m 정도 떨어져 있는 우측 과수골에 띄워놓은 좌대로 들어갔다.

짐을 내려놓고 나니 사장님께서 바로 포인트를 설명해 주었다. 양쪽 옆으로는 밭이 있던 자리로 수심은 2m. 정면으로는 물골 자리로 다소 깊은 3.5m 수심을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조용대 씨는 짧은 대를 펼 수 있는 우측에 포인트를 정했고 필자는 수심 깊은 정면의 골자리를 선택하였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좌대 내부를 보니 편백나무로 벽면이 치장되어 있었다. 전기가 공급되기에 에어컨과 전기패널 난방 그리고 위성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의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화장실도 거품식이라 깨끗하기에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와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밤이면 기온이 많이 떨어지기에 좌대 위에 낚시텐트를 설치하고 대편성을 시작하였다. 3.4칸부터 4.4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했고 미끼로는 지렁이와 옥수수어분글루텐을 달아 찌를 세웠다. 물색이 너무 맑아 바닥이 보일 정도여서 낮에는 입질 보기 어려울 것 같았다. 대편성을 마친 후 따뜻하게 덥혀 놓은 방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번 겨울은 이례적 만수위 유지 중

목벌낚시터는 충주 시내를 관통하여 찾아가게 되는데 충주호 우안 하류에 있어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해당된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충주시 목벌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개 위에서 멀리 보이는 수려한 풍경과 맑고 깨끗한 자연을 만나게 된다. 지난 2013년 충주호에서는 최초로 좌대에 전기를 설치하였고 낚시터의 제반시설 등을 전면 교체, 신축 제작해 쾌적하고 편리한 낚시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다.

만수 시에는 10만평 규모의 넓은 수면적을 확보하며 현재는 총 20동의 좌대를 운영 중이다. 수면적이 넓어 배치한 좌대들이 겹치는 일이 없고 하류권 좌대에서는 장어낚시와 붕어낚시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겨울치고는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어 다양한 크기의 좌대들은 우측 능선을 따라 주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 외에는 좌안 남산골과 우안 과수골 그리고 정자골 등 작은골의 상류권에 배치되어 있었다. 평균 수심은 2~4m권. 필자가 찾았던 지난 1월 29일에도 137.7m의 이례적으로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발전방류로 인해 하루 6~8cm 배수를 하고 있었다. 이 배수는 주로 낮에 이루어졌지만 늦은 밤까지 대류현상이 생기기는 한다. 하지만 늦은 밤으로 갈수록 안정적 수위를 유지해 낚시 여건은 좋아진다.

취재일 수온을 재보니 섭씨 8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붕어들이 활동하기 좋은 섭씨 12~16도보다는 약간 낮은 수온이라 붕어들의 움직임이 덜 한 듯싶었다.

밤 11시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입질

목벌낚시터는 식사 주문이 되지 않아 각자 준비해 와야 한다. 우리는 어둠이 내리기 전에 준비해온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였다. 다양한 미끼가 모두 먹히는 충주호이지만 지렁이와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낚시를 시작하였다. 옆자리의 조용대 씨는 옥수수와 글루텐으로 집어와 함께 미끼로 사용했다. 겨울에는 새우 채집이 어렵지만 그 외 계절에는 새우가 채집되니 대물 붕어를 노린다면 미끼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해가 지고 기온이 급강하하자 바로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텐트 안에서 난로를 피우고 있었지만 발이 시려왔고 낚싯대는 서리를 맞아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적응이 되지 않아 방에 들어가 잠시 누웠더니 어느새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밤11시였다. 다시 자리에 앉아 얼음덩어리 같은 낚싯대 손잡이를 잡고 미끼를 새로 달아 던져 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꿈틀대며 올라왔다. 곧바로 챔질하니 반갑지 않은 살치가 첫수로 나와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번에는 살짝 올라오던 찌가 끌려 들어가는 순간을 보고 챔질! 이번 역시 반갑지 않은 누치가 올라왔다. 이후로도 잡어의 입질인 듯한 찌 움직임이 몇 번 있었지만 헛챔질만 계속 나왔고 추위도 심해져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1월 초 새우 미끼에 나온 45cm 붕어

새벽 3시30분에 깨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낚싯대를 어렵게 들어가며 미끼를 달아주니 얼마 후 오른쪽 4.0칸 대의 찌가 점잖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깜짝 놀라 챔질하니 손끝에 묵직함이 느껴졌다. 깊은 수심에서 올라오며 강하게 저항하는 녀석을 살살 달래가며 뜰채에 담는데 성공!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31.5cm의 월척 붕어였다. 더욱 긴장해 낚시에 집중해 보았지만 더 이상의 붕어는 나오지 않았고 깔짝대는 입질만 이어졌다. 날이 밝은 아침까지 낚시해 보았지만 영하 8도까지 떨어진 기온에 입질해 주는 붕어는 없었다.

철수 후 지난 1월 초순에 나온 45cm의 대물붕어를 취재하신 관문낚시 임제연 사장님께 사진을 요청하였더니 사진과 함께 취재 내용을 보내 주셨다. 45cm 붕어는 지난 1월 6일, 김보섭, 이점숙 부부가 함께 출조해 새벽 1시30분경 남편 김보섭 씨가 낚아냈다고 한다. 수심 4m권에서 새우 미끼에 올라왔는데 사진을 보니 검은 채색을 띠고 있고 체구가 우람한 것을 보아 전형적인 충주호의 붕어였기에 부러웠다. 충주호에서는 4짜 초반급은 자주 나오지만 이렇게 4짜 허리급 붕어는 좀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 편이다.

햇살이 퍼지는 오전 9시쯤 철수하며 어렵게 낚은 월척 붕어 한 마리를 얼어버린 계측자에 올려 사진으로 남기고 방생하였다. 충주호의 봄 시즌은 조금 늦은 4월부터 시작되지만 한파 속 추위에서도 간간이 붕어가 나오는 만큼 목벌낚시터처럼 시설이 잘되어 있는 좌대를 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내비 입력 충북 충주시 목벌길 111

목벌낚시터 인공수초섬

목벌낚시터 하류권에는 2017년에 생긴 인공수초섬이 있다. 붕어 산란을 위해 만든 인공 구조물이다. 인공수초섬이 생긴 이후 붕어의 개체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공수초섬은 별 모양으로 생겼으며 일상의 잡념을 버리고 사색에 잠긴다는 콘셉트로 디자인 되었다. 신경림 시인의 ‘별을 찾아서’ 시를 모티브로 구상하였고 세종 15년에 제작된 ‘혼천의“를 수초섬 중앙 데크 위에 배치해 수초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주변에 활옥 동굴과 심항산을 한 바퀴 돌며 충주호를 바라볼 수 있는 종댕이 길이 있어 낚시를 마친 후 가족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