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붕어 얼음낚시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최초의 공식 밤낚시 대회는 또 언제, 어디서 열렸을까? 새연재 ‘한국 낚시 기네스북 이것이 최초! 최고!’ 두 번째 이야기로 장르별·성별(性別) 진기록·명기록을 소개한다.

부부낚시대회 최고상에 홍순길 씨 내외’란 부제와 함께 국내 최초의 전국부부낚시대회 현장(김포 대명리수로)을 소개한 경향신문 1963년 6월 4일자 지면.

사진의 주인공은 홍순길(앉은 이)·정정혜(붕어 낚아 든 이) 부부.

부창부수(夫唱婦隨)?… 최초의 부부낚시대회!

낚시인들이 ‘일요과부’의 주범으로 지탄받던 시절, 남성 낚시인들의 면피(免避)와 배려 수단(?)으로 부인들을 낚시판으로 모셨다. 부부가 한 팀을 이뤄 치르는 부부낚시대회가 그것이다.

첫 시작은 1963년 6월 2일 서울낚시회가 주최한 제1회 전국부부낚시대회. 김포 덕포수로(대명리수로)에 30쌍(60명)이 참가했는데, 대부분이 서울낚시회 회원들이었다. 중량 우승엔 한승권·이관열 부부(합산 137수, 2.47kg), 준우승은 홍순길·정정혜 부부(2.08kg). 당시 떡밥낚시의 귀재로 불리던 한승권 씨는 다름 아닌 한작(韓作) 본포 대표로, 토막식 대나무낚싯대를 제작하던 장인(匠人)이기도 했다.

중량 준우승과 수량 준우승을 차지한 홍순길 부부는 언제나 함께 낚시를 다니는 소문난 잉꼬부부로, 아내 정정혜 씨는 이 대회에서 22.08cm 붕어로 최대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낚시회 주최·주관의 이 부부대회는 최소 5년 이상 지속되었고, 이후 부부낚시대회는 부산을 비롯한 지방으로까지 확산되었다.

부부동반 행사이긴 한데 요상한 취지의 이벤트도 있었다. 주역은 역시나 서울낚시회. 1965년 10월 17일 경기도 파주 금촌수로에 24쌍의 부부가 참석한 이 행사의 명칭은 ‘부인 위로 낚시대회’. 그러나 말로만!? 일부 홀아비를 포함한 남녀 참가자가 한데 모여 대규모 불고기 파티를 벌였는데 그 결과는? 모든 준비는 물론 설거지까지 부인들 몫이었으니 너나할 것 없이 맹렬히 투덜투덜~, 삐죽삐죽~.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최초의 전국밤낚시대회!

신문사 주최의 낚시대회가 시들해졌을 무렵, 매일경제신문이 전북 옥정호(운암호)에서 1박2일(1971년 7월 3~4일) 동안 진행한 ‘제1회 봉황컵쟁탈 전국 낚시회 대항 밤낚시대회’-. 220팀(팀당 5명) 총 1천100명이 참가해 역대 최다 인원 기록을 경신하는 성황을 이뤘다. 5명 합산 길이 130.7cm 붕어를 낚은 서울 대흥낚시회가 우승을 차지해 금으로 만든 봉황컵을 수상했는데, 워낙 많은 참가자의 기록을 집계하느라 주판(수판) 선수들까지 동원되었고, 부정 방지를 위해 계측한 고기의 꼬리 자르는 규칙이 이때 적용되었다.

이듬해 9월 9~10일에 개최된 제2회 행사의 우승팀에겐 봉황금배와 함께 서울~동경 간 왕복 비행기 티켓이 수여되기까지 했으나 성황은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어둠 속의 추문이 잇따라 발생해 2회 대회로 종료되고 말았다.

아아~ 옛날이여~! 얼음낚시대회 인파 만파!

찌와 미끼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붕어 얼음낚시(빙상낚시)가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생각보다 이르지 않다. 1971년 2월 월간 <낚시춘추>가 ‘창간 특보’로 소개한 경기 고양수로의 붕어 얼음낚시가 그 시작이다. 이전까지의 얼음낚시는 서울 한강을 주무대로 한 잉어 챌낚이 주류를 이뤘고, 이때까지만 해도 겨울 붕어는 동면을 한다고 생각했다.

‘한겨울에 자짜리가 웬말?’이라는 기사 제목으로 타전된 붕어 얼음낚시는 이듬해 72년부터 경기권·중부권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80년대 들어서는 일부 영호남 지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특히 가족동반 나들이낚시로 각광받은 얼음낚시는 낚시회 중심의 대회로 시작해 80년대 중후반부터 전국 타이틀의 얼음낚시대회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1986년경 전국낚시연합회 주최 대회가 시작된 이후, 1996년 1월 21일 당진 대호만 해창수로에서 개최된 제10회 회장배쟁탈 전국얼음낚시대회엔 2천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듬해 97년 1월 19일에 개최된 제11회 대회엔 2천 400여 명이 참가해 낚시대회 사상 최다 인원 참가 기록을 세웠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 겨울 축제로 각광 받은 얼음낚시대회는 참가 인원 기록을 거듭 경신하였다. 2005년 1월 16일엔 2개의 얼음낚시대회가 동시에 개최되었다. 천안 안서지에서 열린 바낙스컵 얼음낚시대회와 충북 청원 용곡지에서 열린 동미배 얼음낚시대회엔 양측 모두 2천 500여 명씩 참석해 도합 5천 명이라는 신기원을 이뤘다.

1971년 7월 3~4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최초로 개최한 전국밤낚시대회.

서울 장충체육관 앞에서 출발한 관광버스 20여대가 운암댐(옥정호)상류 도로변을 가득 메웠다. 이 같은 차량 행렬과 참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파견된 교통순경 또한 20여 명.

낚시대회 역대 최다 인원(1,100명)이 참가해 선외기와 전마선 등에 분승해 포인트로 향하는 모습.

운암호 상류가 불야성을 이룬 다음날 진행된 계측·계량 및 시상식 과정 또한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심사를 마친 붕어는 모두 꼬리를 잘라 이중 계측을 방지하였고(최초의 사례), 엄청난 숫자의 성적집계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주판(주산) 고수들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어두운 밤에 이루어지는 범행(?)은 밝혀내기 어려웠다. 이미 1회 대회부터 추문이 나돌았고, 결국 봉황컵쟁탈 전국밤낚시대회는 이듬해 제2회 행사로 막을 내렸다.

1973년 6월 15일 미국에서 들여온 라지마우스 블랙 배스. 국립청평양어장(현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 78년까지 양식을 계속하던 중 치어 1만8천720미를 인근 조종천과 팔당호에 무단(?) 방류! 이후 79년~80년경 팔당호 양수리 지역의 붕어낚시 새우 미끼에 걸려들기 시작한 배스. 그러나 그 이름을 알지 못한 낚시인들이 ‘청쏘가리’ 또는 ‘민물농어’로 부르던 고기. 1983년부터 남한강 왕창리~개군 지역에서 루어낚시가 시작돼 본격 낚시 대상어 반열에 오른 배스(Bass).

새로운 낚시 대상어이자 최고의 묘미를 안겨주는 루어낚시 대상으로 마니아층이 늘어나자 이 장르의 낚시대회도 생겨났다. 1988년 5월 1일 알라스카낚시(대표 심건섭)가 북한강 문호리 일대 개최한 ‘제1회 배스챔피언결정전’이다. 선수 58명이 참가한 소규모 대회였지만 상징성만큼은 아주 크다. 국내 최초의 현금 상품 대회였기 때문이다.

본격 낚시대회는 1996년 3월에 출범한 한국배스연맹(KBF)이 동년 4월 21일 경기 연천 전곡호에서 개최한 배스토너먼트 제1전! 참가 선수 40여 명이 30여 척 보트에 편승해 치른 이 행사는 매월 토너먼트방식으로 진행돼 10월경에 이르러 최종 승부를 가리는 형식이었다. 바야흐로 배스낚시, 배스 프로 대회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었다.

쉰 세대들이 한참 신세대였을 때 ‘일요과부’니 ‘낚시과부’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중반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여권 신장이 본격화되고, ‘여성시대엔 남자도 화장을 한다’는 신조어와 함께, 일요과부는커녕 ‘여성시대엔 남자가 미끼를 꿰어주고 뜰채도 받친다’는 조크까지 생겨났다. 여성만을 위한 여성낚시대회가 그것이다.

배스낚시와 바다낚시의 상금 대회에 이어 유료낚시터 중심의 붕어낚시에도 경기낚시가 유행하면서 2004년 7월 11일 경원산업(대표 이정갑) 주최한 ‘2004 아쿠아스카이배 여성낚시대회’가 경기 시흥 새미낚시터에서 열렸다. 70여명 여성 참가자 가운데 여왕 지위는 무려 69마리 붕어를 낚은 새미낚시터 여주인 이주현 씨였고, 상품은 현금 200만원이었다. 많은 여성 낚시인들로 하여금 목마르고 가슴 떨리게 한 이 대회는 다음해에도 계속되었다.

기성세대 중심의 취미활동이 차츰 젊은 세대까지로 확산되던 1980년대 초반. 방송 프로그램도 젊은 층을 아우르기 시작해 1980년 9월 KBS-TV가 ‘젊음의 행진’이란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낚시 취미활동도 마찬가지. 60~70년대 학교에선 선생님들만 낚시를 했는데, 80년대 들어서자 낚시도 ‘젊음의 행진’이 시작되었다.

시류를 간파한 월간 <낚시춘추>가 ‘낚시인구 저변확대와 올바른 낚시도의 증진’을 취지로, 1982년 6월 13일 제1회 전국학생낚시대회를 개최했으니, 낚시계는 물론 언론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전국의 중·고·대학교 재학생 50명씩 선착순으로 사전 신청을 받은 이 행사는 80년대, 90년대를 거쳐 2004년 제23회 행사로까지 이어졌고, 중간고사를 앞둔 학교의 학생들은 참가여부를 망설이며 토요일 밤을 지새웠다.

그 23년 세월, 중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는가 하면, 남녀 대학생끼리 만나 결혼도 하고, 그 자녀가 또 학생으로 자라 부모 뒤를 이어 참가하는 등 숱한 사연을 남겼다.

1971년 신년 겨울부터 시작된 붕어 얼음낚시는 3~4년 만에 수도권 낚시인들의 겨울 축제로 자리 잡았고, 1980년대부터는 영호남 지역으로까지 그 열기가 확산되었다.

붕어 얼음낚시가 마지막 절정을 이루던 2000년대 중반에는 엄청난 규모의 대회가 곳곳에서 열려 잔치마당을 이뤘다.

사진은 2005년 1월 16일 청원 용곡지에 열린 제4회 동미배 얼음낚시대회에 참가한 2천780명을 대상으로 추첨상을 진행하는 모습.

코미디언 엄용수의 사회로 500여명에게 행운상이 수여되었고, 이날 계측된 고기는 297마리(15cm 이상), 고기를 낚은 인원은 400여명으로 발표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동절기 기온이 조금씩 상승하자 얼음낚시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날짜를 예고한 얼음낚시대회가 자주 순연되기까지 했다.

2005년 신년 얼음낚시도 마찬가지. 여차저차하던 중 2005년 1월 16일 같은 날에 ㈜바낙스와 ㈜동미레포츠가 얼음낚시 빅게임을 동시 개최한 것이다.

사진은 바로 그곳, 천안 안서지에서 개최된 제19회 바낙스컵 얼음낚시대회 현장. 얼음판도 만원, 주차장도 만원을 이룬 국내 최대 마지막 얼음낚시 축제였다.

1970년대 초반, 드디어 오늘날과 같은 붕어 얼음낚시가 시작되었다. 모든 게 부족하고 알려진 지식이 없어 의욕만 앞서던 시절, 별별 모습이 연출되었다.

얼음판에서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마땅한 도구를 구하기 어려워 마구잡이 도끼로 얼음판을 패대기치는 모습.

젊은 배스낚시 동호인들이 증가하면서 1996년 1월 25일 한국배스연맹(KBF·Korea Bass Federation)이 결성되었고,

같은 해 4월 21일 전곡호에서 국내 최초의 배스 토너먼트를 주최한 주역들이 뜻깊은 행사 후 기념 촬영을 하였다.

배스낚시대회는 상금낚시대회. 미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도 그 등식이 그대로 자리 잡았다.

1973년 미국산 라지마우스 블랙 배스가 국립청평양어장(현 청평내수면연구소)으로 이식된 이래,

1978년 팔당호에서 붕어 생미끼 낚시에 걸려들기 시작해 처음엔 대낚시 어종으로 취급되었다.

이에 젊은 루어낚시 동호인들에 의해 본격 루어낚시 대상어로 떠올라 인기 급상승하던 중, 미국과 일본의 유행을 흉내(?)내기 시작했으니,

1988년 5월 1일 알라스카낚시가 북한강 문호리 일대에서 개최한 ‘제1회 배스챔피언결정전’이 그것이다.

1~3위 총상금 30만원에 불과한 금액이었지만 우리나라 낚시대회 사상 현금 상품이 수여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제1회 배스챔피언결정전 입상자들(왼쪽부터). 2등 박성화, 한달삼(대회장·태양금속 부사장), 1등 미국인 척 호울러, 초대 챔피언 한영균, 알라스카낚시 심건섭 대표.

이곳은 경기 연천 전곡호 선착장. 배스토너먼트 제1전에 참가한 선수 40여 명이 30여 척의 보트에 편승해 승부를 겨룬 결과,

1위 황종선(나인배스), 2위 형옥인(인천 프로캐스팅), 3위 전홍래(수원서울배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일요과부’란 유행어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배스낚시와 바다낚시 분야에서 시작된 상금 대회가 민물 붕어낚시에까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답답한 남편 대신 부인들이 대신 총대를 들었다. 여성낚시대회가 바로 그것-. 이 같은 우먼파워 시대를 간파한, 떡밥 미끼 전문 업체인 경원산업㈜이 제1회 여성낚시대회를 열었다.

2004년 7월 11일 경기 시흥 새미낚시터에서 무려 69마리 붕어 낚아 우승 상금 200만원을 차지한 주인공은 이주현 씨.

붕어가 주인을 알아본 것이었을까. 영예의 우승자는 다름 아닌 대회 현장, 새미낚시터 여주인이었다. (대회는 낚시광장 주최 ‘어부인낚시대회’)

2005년 7월 24일 경원산업㈜이 주최한 제2회 여성 전국민물낚시대회가 경기 일산 문봉낚시터에서 열렸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웠던지 앉은 자세로

생수를 10여병이나 마신 부인들도 있었다. 1위, 2위 … 공동 7위에 입상해 진공청소기 상품을 수상한 이승희 씨가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향후 이 상품의 사용권은 제 남편에게 넘길 것입니다~!”

1982년 6월 13일, 청소년 대상의 낚시대회를 최초로 개최한 주최측(월간 낚시춘추) 관계자들.

1983년 5월 8일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 안골저수지에서 열린 제2회 전국학생낚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2 학생의 조력이 7년!?

시상자는 낚시춘추 설립자인 한형주 박사, 우측 메가폰을 잡고 있는 이는 한형주 박사에 이어 낚시춘추를 이끌어온 정효섭 사장이다.

두 분 모두 현재는 별이 되어 한국낚시계 발전을 응원하고 계실 것이다.

제1회 전국학생낚시대회가 열린 경기 시흥 에덴낚시터에서 참가 학생들이 지정 좌석을 찾아가는 모습.

1983년 제2회 학생낚시대회 때 남자친구(김영근)와 함께 대학부로 참가한 서울대 김미현 양이 20여년 세월이 지난 후,

딸 김지유(청솔중3) 양이 참가한 제21회 전국학생 낚시대회에 응원군으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