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낚시터]

2023년 한해를 물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둠과 동시에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남해군 남면에 있는 죽전지를 찾았다. 12월 초 불어 닥친 한파로 저수지가 얼어붙어 남녘 또한 물낚시를 못했는데 다행히 한파가 물러간 후 해빙된 곳이 많아져 다시 물낚시를 하게 됐다.

죽전지는 7년 전에 찾았던 곳으로 당시에도 겨울 물낚시가 호황을 보였다. 다만 2019년에 제방공사로 물을 뺀 후 낚시인의 발길이 뜸했고 필자와 지인이 2021년 12말 경 다시 이곳을 찾은 적 있다. 그러나 그때는 전역에 얼음이 잡혀 그냥 철수해야만 했다. 그 후 만 2년 만에 로즈피싱클럽 회원들과 다시 죽전지를 찾은 것이다.

제방에서 바라 본 죽전지 전경.

2019년 제방공사 후 월척급 잘 낚여

지난 12월 31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죽전지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10여 곳의 저수지를 들러 보았는데 대부분 얼음이 녹아 있었다.

오후 2시경 저수지에 도착하니 회원들은 낮낚시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붕어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필자도 마음이 급해졌다. 준비해온 음식들을 본부석에 내려놓은 후 곧바로 대편성에 돌입했다.

대편성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오후 5시가 됐고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밤낚시에 돌입했다. 밤 8시30분 무렵,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등바람이라 다행히 낚시는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이 강해졌고 결국 나는 초저녁 낚시를 포기하고 차 안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밤 11시쯤, 강원연 회원이 야식을 먹자고 전화해 잠에서 깨어 본부석으로 향하였다 걸어 가는 동안 보니 양수호 회원과 이태구 회원이 연신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사이즈를 물어보니 ‘턱걸이를 막 넘긴 31센티미터급 붕어다’라는 답이 들려왔다. 야식 시간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며 각자의 붕어 씨알과 미끼, 입질패턴 등을 공유하였다. 예상과 달리 새우 미끼에는 15~21cm급 붕어들만 낚였고 오히려 옥수수에 27cm 이상부터 31cm급 붕어들이 올라왔다고 했다. 2019년 제방공사 전까지는 27~29cm가 주종이었는데 공사 이후 씨알이 약간 더 커져 지금은 31cm급이 주종으로 낚였다. 물론 죽전지에는 4짜가 넘는 대물붕어도 서식하지만 낚아내기가 만만치 않다. 워낙 잔챙이 붕어가 많기 때문이다.

낚시 후 쓰레기 반드시 수거해 와야

새벽 2시쯤 드디어 필자에게도 첫 입질이 들어왔고 올라온 녀석은 31cm짜리였다. 연이어 29~30cm급이 올라왔다. 새벽 3시쯤에는 30.5cm급도 한 마리 추가. 그런데 초저녁에 바람이 불 때는 제방에 앉은 회원들이 정신없이 입질을 받았으나 새벽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다. 새벽 추위에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가 몸을 녹인 뒤 아침 6시에 다시 낚시자리로 가서 아침낚시를 재개했다. 아침낚시에서도 준척급 붕어를 여러 수 추가할 수 있었다. 오전 8시경 입질이 뜸해져 카메라를 들고 조과 촬영에 나섰다. 아주 큰 대물 월척은 없었지만 풍족한 마릿수와 손맛으로 하룻밤낚시를 즐길 수 있었다.

한편 이곳 죽전지는 2천여 평의 준평지형 저수지이다. 농어촌공사 관할 저수지가 아니고 개인사유지라서 저수지 명칭이 따로 없다. 그래서 필자가 마을 이름을 따 죽전지라고 부르고 있다. 붕어, 잉어, 장어가 서식하며 새우와 참붕어도 많다. 민물게도 서식해 생미끼 낚시 때 약간 피곤할 때가 있다. 여름에 새우 미끼를 쓰면 70~80cm급 장어가 잘 낚이며 잉어 또한 종종 올라온다. 붕어를 노릴 때는 가급적 옥수수 미끼를 써야 잡어 성화를 피할 수 있다.

이곳을 찾을 낚시인들을 위해 한 가지 부탁드리자면, 죽전지는 사유지이므로 절대 땅을 파거나 흙을 건들면 안 된다는 점이다. 당연히 쓰레기를 버려서도 안 된다. 땅 주인이 낚시를 허용하는 대신 신신당부하는 것이니 반드시 유념하시길 바란다. 출조를 마친 회원들은 각자 낚시 자리를 정돈한 하고 쓰레기를 청소한 뒤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비 입력 경남 남해군 남면 죽전리 1153-32

중류권 도로변에 설치한 필자의 낚시자리. 겨울철 명당이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즐기는 로즈피싱 회원들.

준척급을 낚고 기뻐하는 이태구 회원.

철수전 필자와 대화 도중 월척 입질을 받아낸 강원연 회원.

필자의 우측에서 낚시한 양수호 회원이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월척과 준척 포함 20마리 이상을 올렸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회원들. 왼쪽부터 이태구, 강원연, 조해천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