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누그러진 지난 12월 30일, 지인들과 함께 경남 창녕군에 있는 구학지라는 소류지를 찾았다. 호황을 기대했지만 잔챙이 일색이라 취재를 포기하고 최근 조황이 좋았다고 알려진 창녕 상동지로 이동했다. 현지에 도착하니 제방과 산 쪽 그리고 논 주변 할 것 없이 많은 낚시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필자 일행은 상동지 상류 논 주변에서 철수하는 낚시인의 자리로 들어갔다.

필자와 함께 무넘기 주변에서 낚시한 박경태 씨가 오전에 미끼를 갈아주며 채비를 던지고 있다.

구미에서 온 박경태 씨가 밤낚시 때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창녕에서 가장 얼음 늦게 어는 곳

상동지는 1945년도에 준공했으며 만수면적 1만5200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다. 무넘기 쪽은 수심이 얕아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었지만 최근 무넘기 공사로 수위가 높아져 뗏장수초가 물속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상동지는 경남 창녕권 저수지 중 겨울에 마지막으로 찾는 곳으로 다른 저수지보다 얼음이 늦게 언다. 일조량이 많고 지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얼음이 늦게 어는 것으로 추측된다. 서식 어종으로는 배스와 블루길, 잉어, 붕어, 가물치 등이며 특히 가물치가 많다. 가물치가 많은 저수지는 배스가 유입되어도 많이 번식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 가물치가 배스보다 먼저 저수지에 환경에 적응해 늦게 들어온 배스가 증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상동지 출조는 구미 박경태, 울산 강인덕 씨와 동행했다.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논자리 농로 끝 우측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곳보다 수심이 얕은 곳인데, 최근 무넘기 공사로 이곳도 수위가 조금 상승했다. 농로 끝에 주차하고 좌측 첫 자리에 강인덕 씨가 앉고 둘째 자리에 필자가 그리고 무넘기 쪽에 박경태 씨가 앉았다. 수심은 가장 얕은 무넘기 쪽이 2m며 다른 곳은 2.5m 내외가 나왔다.

필자의 낚시 자리. 수심은 2~2.3m며 밤낚시 때 5.6칸 대에 월척이 올라왔다.

겨울에도 옥수수 미끼에 시원한 입질

저녁 식사를 하고 밤낚시를 준비하다가 박경태 씨가 던져둔 낚싯대를 걷으니 준척 붕어가 옥수수 미끼를 물고 나왔다. 예감이 좋았지만 초저녁에는 입질다운 입질이 없었다. 옥수수와 떡밥에 지렁이 미끼도 사용했지만 지렁이 미끼에는 블루길 성화가 심해 옥수수 미끼 위주로 낚시했다.

밤 8시, 강인덕 씨는 준척 1수를 낚았다는 소식을 끝으로 입질이 뜸했다. 자정을 넘어 필자의 5.6칸 대 찌가 깜빡하는 것을 유심히 보고 있으니 찌톱을 20cm 이상 스멀스멀 올리는 입질이 왔다. 챔질하니 월척 붕어가 옥수수 미끼를 물고 나왔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는 찌를 살짝 올려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이 자주 들어오는데 상동지에서는 겨울에도 입질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자정 이후에는 입질이 뜸해 지루하게 시간을 보냈다.

새벽 3시경 강인덕 씨가 깜빡 잠들었다가 일어나니 4대의 채비가 엉킨 것을 확인했는데 가장 긴 낚싯대에서 월척 붕어 한 마리가 나왔고 다른 낚싯대에도 붕어가 걸려 있었지만 끌어내다가 빠지고 말았다고 했다. 일행은 다음날 오전까지 낚시했지만 대부분 입질을 받지 못했다. 이번 상동지 출조에서 일행의 조과는 월척 붕어 2수에 준척 붕어 2수가 전부였다. 다른 낚시인의 조황은 확인하지 않았지만 좌대에 살림망이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동지는 겨울 저수지 낚시터로 얼음이 얼지 않으면 얼마든지 붕어를 낚을 수 있다. 겨울에는 제방권과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좌측 산 쪽 수심이 깊은 곳이 유망한 포인트가 되고 상류 논자리 좌측도 추천할 만하다. 미끼는 옥수수 미끼와 글루텐 미끼를 준비하면 된다.

내비 입력 창녕군 창녕읍 도야리 257

<<블루길 성화 심할 땐 겉보리 미끼 사용>>

상동지에서는 블루길 성화가 심할 때 겉보리를 미끼로 사용한다. 겉보리는 보통 토종터에서 붕어의 먹이가 되는 새우, 참붕어, 수서곤충 등을 모이게 하는 밑밥 역할을 하지만 영남권에서는 블루길 성화가 심할 때 미끼로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영천 유상지와 도유지가 겉보리가 잘 먹히는 포인트다.

상동지도 블루길 성화가 심한 저수지여서 한창 블루길이 입질하는 봄~가을에는 겉보리 미끼를 사용해도 낚시가 힘들어 현지인들은 상동지를 아예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은 주로 12월 중순 이후부터 수온이 내려가서 블루길 성화가 뜸한 시기에 출조하며 그때는 저수지 중앙에 보트 낚시인도 여럿 모인다.

상동지에서 취재팀이 낚은 조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좌측부터 필자, 강인덕, 박경태 씨.

필자가 지난 밤 자정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렁이 미끼에 올라온 블루길.

7이번 출조에서 사용한 옥수수 미끼. 겨울이 깊어지고 수온이 더 내려가면 글루텐 미끼도 효과적이다.

상동지 제방 좌측 산 쪽에 있는 수심이 깊은 포인트. 겨울이 깊어 가면 유망한 포인트로 취재당일에는 연안 낚시인과 보트 낚시인이 몰려 있었다.

상동지 연안에 설치되어 있는 슬로프.

상동지에서 필자 일행이 낚은 조과. 월척 붕어 두 마리와 준척 두 마리다.

울산에서 온 강인덕 씨가 새벽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