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한파가 이어지다 기온이 오르던 12월 중순 무렵. 경남 거제시에 거주하는 황주연 회원이 전화를 걸어와 ‘요즘 겨울 새우낚시가 잘 되는 곳이 있으니 오랜만에 함께 낚시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곳은 함안군 대산면에 있는 1천평 규모의 앞골소류지(금촌소류지)였다. 경남 진주시에 거주하는 강원연 회원에게 전화해 합류를 권했고 우리 셋은 오붓하게 낚시터로 향했다.

4년 만에 찾아간 앞골소류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무렵. 먼저 도착한 두 회원은 낚싯대 세팅에 앞서 본부석 설치와 음식물 준비에 분주했다. 앞골소류지는 10년 전 마을에서 잉어와 향어를 양식하던 곳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출조 때마다 동네 사람들과 언쟁이 잦았다. 그러다 해마다 장마철에 잉어와 향어가 제방 너머로 떠내려가는 바람에 동네에서 양식을 포기했다. 그 덕분에 현재는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앞골소류지는 규모는 1천평 수준이지만 준, 월척과 4짜급 대물붕어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만수 시 수심이 2~2.5m권을 유지하는 평지형 저수지. 4년 전 답사 때 보니 준설공사로 물을 완전히 뺀 적 있는데, 이때 불법 그물업자들이 새벽에 그물질 해 잉어와 향어, 가물치 등을 모조리 잡아갔다는 게 동네 주민의 얘기였다. 다만 현재는 미끼로 쓸 만한 새우와 참붕어는 물론 미꾸라지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붕어 미끼로는 새우와 옥수수가 가장 잘 먹힌다고 했다.

해 넘어갈 즈음 쏟아진 소나기 입질

우리는 오후 4시쯤 제방권에 낚싯대를 편성했다. 필자는 제방 우측 상류 물골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낚싯대 편성을 끝낸 후 옥수수 미끼를 끼워 투척하자마자 월척 붕어가 낚였다. 계측을 하는 사이 연이은 입질이 계속 들어왔다. 28~29cm급 붕어가 주종이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때 즈음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와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필자 맞은편에 자리한 강원연 회원도 정신없이 입질 받아내던 도중 대물급 한 수를 걸었다가 목줄이 터트렸다. 곧이어 33cm급 월척붕어를 낚아 내었다. 무넘기에 자리한 황주연 회원도 연신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케미를 꼽고 본격 밤낚시에 돌입하면서부터 기온도 함께 내려갔다. 낮과 달리 밤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니 입질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다문다문 붕어가 올라오기는 하였으나 낮과 달리 입질 패턴도 까다로웠다. 찌톱 한 마디 상승에 챔질 해야 할 만큼 챔질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밤 11시쯤 추위도 녹일 겸 본부석에 모여 준비해온 오리불고기로 술 한 잔을 곁들였다. 역시 술 맛은 야외에서 낚시하며 회원들과 마실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새벽 2시가 되자 저수지 전역에 안개가 자욱해 찌가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낚시를 포기하고 차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였다.

얼지 않으면 연중무휴로 낚시 가능

알람 소리에 깨어 일어나 보니 아침 8시. 부랴부랴 기상하여 아침 낚시를 시작했다. 이 시간쯤이면 해가 완전히 떠오를 시간임에도 여전히 안개가 짙어 오전낚시에 악재가 될 듯싶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8시20분 무렵부터 활발하게 입질이 들어와 어제 오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붕어 씨알도 어제와 같은 27~30cm급들이었다. 그렇게 12시 무렵까지 낚시를 즐기다가 낚시를 마무리했다.

앞골소류지는 얼음이 얼지 않는 한 물낚시로 붕어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양수형이라 물이 마르지 않으며 붕어 자원도 풍부하다.

가족과 함께 출조해 손맛보기 딱 좋은 곳으로 동네와 인접해 산짐승들이 내려오지도 않는다. 그만큼 혼자 출조 하기에도 좋은 여건이다. 단 동네에서 낚시 쓰레기는 반드시 갖고 가기를 당부하는 곳이므로 낚시 후 자리 정돈에 신경 써야할 것이다.

내비 입력 함안군 대산리 618-1

필자가 올린 31cm짜리 월척붕어.

준척 붕어를 낚고 기뻐하는 황주연 회원.

낚은 붕어들은 기념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밤새 낚은 월척과 준척을 수달에게 털려버린 강원연 회원이 아침 일찍 올린 29.8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제방 초입 배수관 앞에 자리를 잡은 강원연 회원. 낚싯대 편성 도중 연타로 붕어를 걸어냈다.

무넘기에 자리한 황주연 회원이 제일 먼저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