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지 중류에 잡은 필자 자리. 연안에 새우가 자생해 채집해서 사용했다.

12월 중순 이후 충청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밤에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 조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더불어 낚시하기도 좋지 않은 여건이라 고민 끝에 남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전남 함평군 손불면 산남리에 있는 산남지.

산남지는 만수면적 13만6천평의 대형 저수지로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고 상류에는 갈대와 부들수초가 자생해 붕어가 서식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

다. 애초에 나는 함평군 월야면에 있는 저수지로 가는 길이었지만 문득 산남지가 떠올라 답사할 생각으로 들른 것이다.

밤 11시경 옥수수에 올라온 35cm 월척

지난 12월 15일, 산남지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의외로 물색이 탁하고 여건이 괜찮은 것 같아 중류권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하였다. 평소보다 늦게 출발한 탓에 대편성을 마치니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낮부터 바람이 불었지만 낚시 자리가 주변 지형보다 낮은 위치에 있고 좌우에 있는 갈대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어 낚시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찌불을 밝히고 지렁이와 옥수수 미끼로 밤낚시를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첫 입질이 왔다. 찌를 두 마디 올리고 멈추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7치 붕어가 올라왔다. 이후로 간간이 7치급 붕어가 심심치 않게 입질해 주었다. 밤 11시경 바람이 자면서 3.6칸 대의 찌가 살짝 오르더니 옆으로 이동했다. 찌불이 물속으로 비스듬히 잠기는 것을 보고 챔질한 순간 묵직함과 동시에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바늘에 걸린 녀석은 옆에 거치한 낚싯대를 넘나들다가 겨우 뜰채에 담겼다. 올려보니 35cm 월척이었다.

필자가 산남지에서 낚은 월척 3마리와 준척을 보여주고 있다.

자정 이후에 월척 확률 높아

이제부터 씨알 큰 붕어가 입질해 줄 것이라는 기대심에 더욱 집중했다. 그러던 중 연안 가까이 새우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뜰채로 채집해 미끼로 사용했다. 새우 미끼로 바꾸니 좌측 3.6칸 대의 찌가 한 마디 오르다 멈추었다. 다시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챔질하니 8치 붕어가 올라왔다. 자정을 한참 넘긴 시간, 이번에는 얕은수심을 노린 3.8칸 대의 찌가 살짝 오르더니 옆으로 끌려 들어갔다. 챔질과 동시에 묵직함이 전해져 왔고 월척임을 확신하고 올려보니 34cm 월척이었다. 이후로 월척 붕어 한 마리를 더 낚을 수 있었다. 날이 밝아지면서 입질도, 씨알도 잘아졌다. 출조한 날은 월척3마리와 준척급 붕어 마릿수로 충분히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산남지낚시에서 눈여겨 볼 점이라면 찌를 올리는 입질 보다는 대체로 옆으로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낮에는 입질이 뜸하지만 가끔 큰 씨알의 붕어가 낚여 올라온다. 잦은 입질 시간은 초저녁부터 자정까지며 씨알이 자잘한 붕어를 올리다 보면 월척도 낚이고 자정 이후 새벽 시간에는 입질이 뜸하지만 월척 확률이 높아 보였다.

미끼는 새우, 지렁이, 옥수수를 사용하며 간혹 블루길이 옥수수 미끼 속을 파먹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블루길 성화가 없다면 새우 미끼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안 상류 논둑 포인트에는 릴낚시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좌안 제방 무넘기 주변을 비롯해 중류부터 상류까지가 주요 대낚시 포인트다.

내비 입력 함평군 손불면 산남리 866-3

첫 월척을 낚기 전까지 모두 방생하고 모은 조과. 하룻밤에 20마리 이상 낚을 수 있다.

산남지 중류권 전경. 주차공간이 있고 낚시하기 편한 포인트가 많다.

산남지 상류에 있는 수초 지역. 수심이 얕아 봄에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