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사포 옆 갯바위에서 30cm가 넘는 볼락을 낚은 필자.

올해는 예년에 비하여 수온이 빠르게 올랐다. 한여름에는 30°C가 넘는 고수온이 두 달 넘게 지속 되었다. 10월에도 평년보다 1~2°C가 높은 20°C 내외를 유지했고 12월 중순까지도 16°C 이상 수온이 지속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11월 중순부터 날씨의 변화가 심상치 않았다. 평년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되다가 급격하게 영하로 떨어졌다. 보통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더라도 수온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늦어 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수온 역시 급작스럽게 떨어저 부산이나 거제 연안 수온이 15°C 내외를 유지했다. 수온이 급작스럽게 떨어지고 회복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예전보다 빠르게 가을 대상어종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 이에 겨울 대상어종인 볼락이 갑작스럽게 대두었다. 

그런 이유로 동해남부권과 남해동부권은 지금 볼락으로 핫하다. 몇 년간 부진한 조황을 씻어 버릴 정도의 호황을 보이고 있다. ‘제2의 볼락 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포인트마다 사람이 많고 호황소식도 많이 들린다. 처음 볼락루어가 붐을 이룰 때 정도의 파괴력은 아니지만 유명 포인트는 평일에도 일찍 가지 않으면 자리를 잡지 못할 정도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씨알도 20cm가 넘어가는 마릿수 호황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 수심이 얕고 수중여가 발달해 겨울에 볼락, 전갱이가 잘 낚이는 부산 구덕포. 출조 당일에도 30cm급 볼락을 만날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볼락 낚시인 북적 

부산은 동해남부와 남해동부의 중간 지점으로 물색이 맑으면서도 수중여가 잘 형성되어 있어 볼락낚시에 적합한 곳이 많다. 지난 12월 4일, 부산 기장군 동암마을부터 시작하여 해운대 미포까지 돌아보며 어느 정도 볼락이 호황인지 한 번 확인했다. 

이 포인트들의 특징은 수심이 5m가 넘지 않고 수중여밭이 넓게 펼쳐진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던질찌 채비를 사용해 멀리 캐스팅해서 공략하는 포인트가 많다. 

이에 많은 낚시인들이 던질찌 채비로 넓은 구간을 노리는 것이 일반적인 공략법이며, 그것과는 정반대로 지그헤드 채비로 발앞을 노리기도 한다. 원래 계획은 지그헤드 채비로 발앞 포인트를 노리는 것이었으나 낚시하기 편한 지그헤드 포인트에는 대부분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던질찌 채비로 공략을 해보았다.

오후 7시가 넘어 기장군에 있는 동암마을 거북바위에 도착했다. 동암마을 방파제부터 거북바위까지 갯바위 구간은 매우 좋은 포인트다. 거북바위는 홈통과 먼바다 둘 다 노릴 수 있어 조과를 거두기가 수월해 첫 포인트로 이곳을 정했다. 

포인트로 들어가는 해안로에도 몇몇 조사님들이 나와 낚시를 하고 계셨다. 거북바위에 도착하니 볼락낚시를 즐기고 있는 낚시인이 5명이나 보였다. 이분들과 포인트가 겹치지 않도록 먼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거북바위는 30m정도 앞에 수중여가 있고 전방 20m 앞에는 간출여가 남북으로 길게 놓여있다. 가까운 곳에 있는 간출여 주변에서는 입질이 잘 들어오지 않고 30m 떨어진 수중여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볼락과 전갱이가 함께 낚이며 입질은 과감하게 물고 들어가는 형태가 아니라 매우 조심스러운 입질을 보였다. 이날 역시 추운 날씨 때문인지 입질이 예민했다. 그래서 리트리브 액션 보다는 트위칭 액션 이후 폴링으로 입질을 노렸다. 지그헤드 바늘이 볼락의 입술 끝에 걸려 나오는 경우가 많아 랜딩 중에 떨어지지 않도록 드랙을 많이 풀어 대응하였다. 씨알은 20cm 내외로 컸지만 힘을 많이 쓰지는 않았다. 

▲ 최근 볼락이 호황을 보이고 있는 청사포 갯바위. 포인트에 도착하니 낚시인 15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 던질찌 채비로 수중여 사이를 공략해 씨알 좋은 볼락을 낚은 필자.

첨가제 들어간 웜이 효과적

주의할 점은 아무 웜이나 물어주지 않고 냄새가 나는 웜에 반응이 좋았다는 것이다. 웜의 액션보다는 웜에 첨가제가 들어간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미리 출조 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볼락을 몇 마리 낚고 나서 입질이 점점 뜸해져 자리를 옆으로 옮겨 수심 얕은 홈통쪽을 노렸다. 홈통으로 밝은 조명이 넓게 비추고 있었는데, 홈통 맞은편 갯바위를 향해 최대한 장타를 쳐서 조명이 그늘진 곳을 노렸더니 첫 캐스팅에 볼락이 물어주었다. 밝은 지점에서는 입질이 들어오지 않고 멀리 그늘진 곳에서만 입질이 들어왔다. 멀리 그늘진 곳을 노려 15~20cm 볼락을 몇 마리 낚은 후 포인트를 옮겼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기장군과 부산 해운대의 경계에 있는 송정마을. 이곳은 방파제가 좋은 포인트로 꼽히는데 송정방파제 초입에 굵직한 간출여가 산재해 있어 그 주변을 노렸다. 간출여 사이사이를 던질찌로 공략을 하기 매우 좋은 곳으로 볼락 포인트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종종 대물 볼락이 보이기에 가보았다. 

방파제로 진입하니 이곳 역시 볼락을 노리는 낚시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래도 낚시할 수 있는 자리가 있기에 던질찌 채비로 캐스팅을 시작했다. 첫 캐스팅부터 50m 앞 간출여와 간출여 사이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볼락은 아니지만 씨알 굵은 쏨뱅이가 올라왔다. 비슷한 곳을 공략을 하니 이번에는 전갱이가 입질했다. 

다른 곳에 던져도 전갱이가 계속해서 물었다. 최대한 장타를 치고 바닥으로 가라앉혀 트위칭으로 대응하자 18cm가 넘는 볼락이 올라왔다. 하지만 전갱이의 입질이 너무 잦아 포인트를 이동했다. 

▲ 던질찌 채비에 사용한 볼락 전용웜 라팔라 고모쿠 2인치.

▲ 송정방파제에서 낚은 20cm 볼락.

▲ 지그헤드 채비로 큰 쏨뱅이를 낚은 최문기 씨.

청사포에서 30cm 오버 볼락 히트 

세 번째로 간 곳은 송정해수욕장 조금 아래에 있는 구덕포 갯바위였다. 라이트 게임을 하기 좋은 포인트로 가로등이 비치는 갯바위 주변에서 볼락이 잘 낚인다. 예전부터 볼락이 잘 낚인 곳을 훑어보니 볼락의 입질이 들어왔다. 하지만 구덕포 볼락은 씨알이 너무 잘았다. 15~16cm가 주로 낚였는데 이런 녀석도 마릿수 조과를 보이면 나쁘지 않지만 마릿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상컨대 해초가 조금 더 자라면 큰 볼락이 붙을 것으로 보였다. 

다음 찾아간 곳은 청사포방파제. 방파제 외항은 낚시금지라 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에서 낚시했다. 요즘 최고 조황을 보여주는 곳이라 기대를 가지고 갯바위로 진입하니 이미 낚시인 15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웨이더를 입고 갯바위와 이어진 간출여밭으로 진입했다. 현지인들이 용자골로 부르는 곳으로 웨이더를 입고 얕은 웅덩이를 건너가면 얕고 넓은 갯바위 포인트가 나오는 곳이다. 

던질찌 채비를 사용해 먼 곳을 노리니 18~20cm 볼락이 잘 낚였다. 3번 던지면 1번은 입질이 들어올 정도의 입질이 잦았다. 더 큰 씨알을 기대했지만 아직은 시기가 조금 이른 듯, 20cm가 가장 큰 볼락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해운대 미포 갯바위. 갯바위 주변을 둘러보니 초입에는 벌써 해초가 많이 자라 있었다. 최대한 해초가 없는 곳에 자리를 잡은 후 최대한 멀리 캐스팅해서 웜을 가라앉혔다. 그랬더니 첫 캐스팅에 ‘우당탕’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대물이라 직감했고 올려보니 30cm가 넘는 볼락이 올라왔다. 

트위칭 액션 후 강력한 입질이 계속 들어왔고 들러본 포인트 중 가장 조과가 좋았다. 볼락, 쏨뱅이, 쥐노래미, 전갱이 다양한 어종이 나왔고 특히 볼락이 가장 많이 낚였다. 씨알도 대부분 20cm가 넘었어 해초가 무성하기 자리기 전에 한 번 더 미포 갯바위로 출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기장 일대를 거의 다 돌아보니 예년보다 좋은 조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를 가도 볼락을 만날 수 있었는데, 현장을 찾는다면 웜의 선택이 중요한 듯했다. 볼락의 편식이 생각보다 심하여 다양한 웜을 써서 그날 패턴을 찾아야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 부산 구덕포 갯바위. 볼락과 전갱이가 잘 낚인다.

▲ 웨이더를 입고 진입한 용자골 여밭. 간조가 되면 갯바위가 드러나 갯바위 멀리까지 진입할 수 있다.

▲ 잔챙이는 방생하고 20cm가 넘는 큰 볼락만 지퍼백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