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쇼올리그의 위력입니다.” 대산 2.5번수로에서 쇼올리그로 배스를 낚은 필자. 쇼올리그는 가지바늘 채비에 웜 3개를 달아서 물고기 떼와 같은 액션을 보여주는 채비다.

가지바늘 3개에 각각 웜을 꿴 후 맨 아래 웜에 인서트 싱커나 지그헤드와 같은 싱커를 삽입한 채비를 쇼올리그(Shoal rig)라고 한다. 맨 아래 웜이 싱커 역할을 하며 동시에 3개의 웜이 움직이며 배스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 쇼올(Shoal)은 물고기 떼를 뜻하는 영단어로 3개 웜이 마치 물고기 떼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필자는 예전부터 가지바늘 채비를 사용해 3개의 웜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트라이얼리그로 불렀다. 그러다가 SNS를 통해 미국의 한 배서가 내가 사용한 채비와 비슷한 채비를 사용하며 쇼올리그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정식으로 쇼올리그라고 부르고 있다. 비슷한 형태의 앨라배마리그보다 사용하기 쉽게 걸림도 잘 생기지 않아 저수온기 채비로 안성맞춤이다.

▲ 필자가 사용한 쇼올리그. 쇼올(shoal)은 물고기 떼를 의미한다.

입동이 지나고 첫눈도 내렸다. 이제 배스 루어낚시도 본격적인 저수온기로 접어든 것이다. 1월호 취재를 위해 서산 대호를 찾았던 11월 26일에는 아침 기온이 영하 5°C까지 떨어졌다. 이날은 삭은 갈대 속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스를 공략하는 게 목표였다. 최상류에 있는 대요수로를 시작으로 북쪽으로 이동하며 여러 가지수로의 연안 갈대 군락을 계속 두드렸다. 그러나 무려 수로 3곳을 탐색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입질도 받지 못했다. 역시 힘든 계절임을 실감했다.

오전 11시 무렵, 이현진 회원과 나는 대산읍 운산리 2.5번수로까지 거슬러 올라와 있었다. 탐사 첫 날에는 게리 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를 체결한 프리리그만 사용했는데 갈대 속으로 약 천 번쯤 피칭했을 무렵, 드디어 첫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이라기보다는 끈적한 느낌이 들었는데 라인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 훅셋을 했다. 랜딩에 성공하고 보니 4짜 중반의 배스. 낚시를 시작한지 4시간 만에 만난 첫 입질이자 마수걸이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 대산 2.5번수로에서 프리리그로 빅배스를 낚은 필자. 게리야마모토 3인치 야마센코 웜으로 입질을 받았다.

▲ 대산 2.5번수로에서 빅배스를 낚은 필자.

저수위 보령호, 도대체 배스들은 어디에?!

12월 2일 보령호 수위는 48%였다. 약 2년 전 이맘때 살얼음이 맺히던 날 이 정도 수위의 보령호에서 마릿수 배스를 낚은 일이 있었다. 그때의 좋았던 조과를 기억하며 취재에 나섰다.

그러나 물속 상황은 그때와 너무 달랐다. 아무리 채비를 로테이션하고 포인트를 옮겨도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진죽수로와 붙어 있는 보령호 각지로 이동했는데 이곳에서는 첫 캐스팅에 입질을 받았다. 사용한 채비는 역시 프리리그. 그러나 아쉽게도 훅셋 실패. 하지만 첫 입질의 의미는 대단했다. 이곳에서 시간을 쓸 이유가 충분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은 오후 2시 무렵이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에너지바 한 개로 배를 채우며 캐스팅을 이어나갔다. 식사하기 전에 조금이나마 결과를 얻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머지않아 각지 중앙에 분포된 갈대군락으로 캐스팅한 프리리그에 ‘톡!’ 하고 반응이 왔다. 정말 예민한 입질이었지만 확실한 느낌이 왔다. 곧바로 훅셋! 역시나 배스였다. 이날은 게리 야마모토 3.5인치 컷테일웜만 사용했는데 특유의 테일 액션으로 반드시 입질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확신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이때 멀리서 내 외침을 듣고 달려오는 이현진 회원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와 나의 랜딩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려던 그 순간 훅이 빠져버렸다. 힘은 제대로 들어간 것 같았는데 훅이 입술 끝에 걸려 그만 빠져버린 것으로 보였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에너지바 한 개로 버텨가며 이 순간만을 기다렸건만... 너무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 이현진 회원이 각지 상류 수로 쪽으로 이동하며 드롭샷리그를 운용해 마수걸이를 기록했다. 그리고 난 1/32oz 지그헤드와 배스랜드 2인치 섀드테일을 체결한 지그헤드 스위밍으로 배스를 만났다. 정말 한 마리 한 마리가 소중함 그 자체였다.

▲ 바람이 불어 물색이 탁해진 보령호.

▲ 보령호 상류 새물유입 구간. 수위가 48%내려가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 보령호 각지에서 연안 갈대 사이를 프리리그로 공략하고 있는 이현진 씨.

▲ 필자가 보령호 각지에서 입질을 받아 호쾌한 파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쇼올리그에 연속 입질!

취재 마무리를 위해 12월 3일 다시 대호 대산 2.5번수로를 찾았다. 우선 프리리그로 수없이 갈대군락을 두드린 몇 시간 동안 2마리의 배스를 만났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힘들었고 또한 반가운 조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 후 쇼올리그로 교체해 이제는 스위밍 액션으로 배스를 만나고자 했다. 쇼올리그는 특성상 갈대 속을 직공하기는 어렵고 갈대 주변에서 스위밍 액션을 주기 때문에 프리리그보다 입질 받을 확률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입질이 들어왔다.

겨울철에는 물고기 떼를 형상화한 앨라배마리그에 배스가 반응하는 일이 많은데, 워킹낚시에서는 바닥걸림 등의 이유로 쓰는 게 힘든 편이다. 그래서 비교적 가볍고 바닥 걸림에도 방어가 되는 쇼올리그를 쓴 것이었다.

기대 이상의 조과였다. 지난 주 답사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배스는 다른 채비에 잘 반응하지 않았지만 이 채비에는 신기할 정도로 잘 반응했다.

이 채비를 사용하는 데는 나름 노하우가 필요하다. 겨울철 배스의 예민한 입질을 파악하려면 저신도의 합사가 유리해서 원줄로 합사 1호를 사용했다. 여기에 갈대나 돌에 쓸림을 방지하려고 12lb의 플로로카본 라인을 쇼크리더로 사용했다.

장비는 가벼운 채비도 쉽게 운용하기 쉬운 스피닝릴을 선택했다. 바낙스 아오닉스 SP 2000SK 스피닝릴에 로드는 바낙스 필자가 보령호 각지에서 입질을 받아 호쾌한 파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COMPASS THE BLACK S672ML. 채비를 운용하는 방법은 캐스팅 후 일단 바닥까지 채비를 내린 후 짧게 트위칭하며 스톱앤고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라인은 텐션을 항상 유지했는데 그 이유는 물고기 떼가 유영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려면 라인 텐션 유지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채비는 바닥으로 갑자기 곤두박질 쳐서 어색한 액션이 나오게 된다.

어느덧 해가 진 후 입질은 뚝 끊겼다. 세 번의 조행을 통해 아직은 배스들이 겨울을 날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추워져야 스쿨링도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대호의 캄캄한 수로를 뒤로 한 채 취재를 마무리했다. 겨울 배스낚시는 이제 시작이다.

▲ 이현진 씨가 대산 2.5번수로에서 연안 갈대를 노려 배스를 낚았다.

▲ 씨알 굵은 배스를 낚아 환호하는 이현진 씨.

▲ 갈대 주변을 공략해 올린 배스.

내비 입력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 2458(대산 2.5번수로), 보령시 청소면 진죽리 1538(보령호 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