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번 출조에서 필자가 올린 감성돔. 반유동 채비와 전유동 채비를 고루 사용해 조과를 올렸다.
11월 14일 저녁 8시. 남양주에서 버스로 출발하는 서울월드피싱 회원 12명과 함께 완도로 떠났다. 지난주 서울월드피싱 이종국 대표가 ‘초보자가 있으니 함께 내려 낚시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냐’는 말에 흔쾌히 수락했다. 감성돔 찌낚시 입문자인 정창희 회원이었다. 감성돔낚시 도전이라는 유튜브 콘텐트로 함께 촬영해보기로 했다.
정창희 회원은 지난주에도 함께 내렸는데 이종국 대표가 그 사실을 깜빡한 것 같았다. 당시 필자는 감성돔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조금물때라 정창희 회원은 꽝을 맞았다. 초보 조사에게는 맑은 물색과 약은 입질 그리고 복어 성화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이번 물때는 10물이라 좋았다. 반드시 손맛을 보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항상 그렇지만 초보자와 함께 내리면 챙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조과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아야 한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필자는 맨날 내가 고기 잡는 영상보다는 못 낚더라도 찌낚시 입문자와 호흡을 맞추는 영상을 콘텐츠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낚싯배를 타고 가면서 촬영한 소모도.
▲ 바늘을 끊어 먹어 골칫거리였던 복어.
카메라 켜기도 전에 찾아온 감성돔
새벽 2시경 완도 국제낚시에 도착. 각자의 밑밥을 챙겨 국제레저호를 타고 소모도를 거쳐 대모도에 하선했다. 우리는 대모도의 일명 ‘만원짜리’ 포인트를 지나 처음 내려 보는 무명 포인트에 함께 내렸다. 내려서 대모도 동편 거의 중앙에 위치한 곳인데 발판도 불편했고 간조이다 보니 낚시 자리도 너무 높았다.
안전상 날이 밝은 후 낚시하기로 하고 그 사이 채비법, 수심 체크법 등을 간단히 설명했다. 나는 전자찌에 수중봉돌만 채우고 도래에 핀도래를 부착하여 직접 만든 수심측정 봉돌로 바닥을 찍어 수심을 체크했다 발밑 수심은 6~7m, 전방 20m부터는 10~11m로 깊어졌다. 좌측에는 커다란 여와 군데군데 수중여들이 산재해 있었다.
게다가 지난 며칠 강하게 불었던 북서풍 영향으로 수온과 물색도 너무나 좋아 설렘은 더욱 커졌다. 정창희 회원에게도 활성도 좋은 가을 감성돔이 퍽퍽 물어 줄 것 같은 느낌이었다.
7시경 중들물 즈음, 맞은편 청산도 방향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다. 아직은 광량이 부족해 촬영은 잠시 후로 미루고 전짜찌 0.8호 반유동 채비로 세팅해 갯바위 가장 자리부터 차츰 탐색 범위를 넓혀 나가기로 했다.
캐스팅해보니 조류가 우측에서 발밑으로 사선으로 들어오는 맞조류 형태였다. 멀리는 10m 이상 수심이지만 수심을 7m로 세팅하고 2시 방향으로 멀리 캐스팅하니 찌가 조류를 타고 갯바위로 다가온다. 수심이 얕아지는 경계를 따라 오던 찌가 예상대로 발밑 7m권에서 스멀스멀 잠기기 시작했다. 바로 챔질 했더니 첫 입질부터 묵직한 손맛을 선사해주는 기분 좋은 40cm 초반급 감성돔이 올라왔다.
아침 피딩에 한마리라도 더 낚기 위해 빠르게 갈무리하고 한 번 더 던져야 하지만 유튜버의 ‘임무수행’을 위 얼른 카메라를 세팅하고 앵글을 잡다보니 10분 이상을 지체했다. 그 탓일까? 다시 채비를 던지니 그새 조류가 죽고 복어와 잡고기만 올라 올 뿐 한동안 입질이 없었다. 이른 아침에 대상어가 나와 연타로 낚일 것 같아 고무되었는데.... 변덕스러운 바다 물속은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는 것 같았다.
▲ 필자가 첫 조과로 올린 40cm 감성돔.
▲ 정창희(우) 씨에게 조류 변화를 설명 중인 필자(좌).
조류 약해지자 전유동으로 감성돔 히트
이번에는 정창희 회원의 손맛을 위해 내 옆을 불러 함께 낚시했다. 자리가 좁았지만 서로 로테이션식으로 자리를 옮겼다. 밑밥은 내가 치겠다고 설명했다.
우선 예상 히트 지점과 공략 지점을 설정하고 조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밑밥과 캐스팅 투척 지점이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채비의 입수 속도 등을 감안한 캐스팅 요령도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밑밥을 두 사람이 제 각각 뿌리게 되면 오히려 감성돔을 집어하는 데 불리하며 조류가 센 곳에서는 오히려 고기를 내쫒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7시30분경 날이 완전히 밝고 나니 바다가 고요해졌다. 바람 한 점 없고 조류도 미약해 전유동으로 감성돔을 노려보기로 했다. 테크니션 토라 B찌로 교체 후 원줄과 목줄을 직결해 B와 G2 봉돌 분납으로 채비를 교체했다. 특히 이날 포인트는 공략 수심이 6~7m인데다 수중여가 군데군데 있어 가벼운 채비로도 충분히 대상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그 결과 전방 10m 앞까지 밀려들어오던 찌가 살짝 잠기다 내 뱉기를 두어 번 원줄을 살짝 감으며 견제 했더니 초리를 가져가는 강력한 입질 후 30cm 중반급 두 번째 감성돔이 올라왔다.
이렇게 두 마리를 잡는 동안 아직 입질을 받지 못한 정창희 회원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수심과 채비 세팅을 물어 본후 캐스팅 지점을 알려줬다.
동쪽을 바라보고 낚시를 하는 포인트는 늘 그렇지만 해가 뜨면 눈이 부셔 편광안경을 껴도 시인성 좋은 찌로 교체하기 마련이다. 바람도 약간 세고 썰물 조류가 갯바위 가장자리로부터 우측으로 강하게 흐르고 있어 테크니션 레드닷 5B찌로 교체해 본류를 노려보기로 했다.
채비를 9시 방향 지류에 캐스팅하고 밑밥은 지류 상단에 투척하니 동조가 되어 마치 참돔 낚시하듯 채비가 본류로 빨려 들어갔다. 채비가 천천히 지류를 빠져 나와 본류를 타니 열어둔 베일에서 원줄이 빠르게 툭툭 풀려나갔다. 본류를 타고 훈수가 지는 곳까지 채비가 다다르자 찌가 멈칫멈칫했다. 뒷줄을 잡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참돔 입질처럼 원줄이 와라락 풀려나갔다.
챔질하니 처음에는 5짜로 느껴질 만큼 강력한 힘으로 저항했다. 역시 본류에서 노는 녀석이라 더욱 파워가 세게 느껴졌는데 막상 올라온 녀석은 30cm 중반급 감성돔이었다. 비록 사이즈는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채비 교체 시기와 예상이 맞아 떨어진 터라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 역광 속에서 두 번째 감성돔을 히트한 필자.
▲ 필자가 반유동낚시로 감성돔을 낚을 때 사용한 테크니션 토라 2B 구멍찌.
▲ 전유동낚시로 감성돔을 히트한 필자.
드디어 생애 첫 감성돔을 낚은 정창희 회원
오후 1시경 중썰물이 진행되며 뻘물이 유입되자 잡고기 입질도 사라졌다. 게다가 바람까지 터지면서 낚시가 힘들어졌다. 동행자인 정창희 회원은 ‘이러다가 오늘도 꽝치고 가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눈치다.
철수까진 두 시간이 남았지만 나는 낚시를 거의 접다 시피하고 정창희 회원이 손맛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정창희 회원 역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낚시를 했는데 그 결과 철수 직전 준순한 씨알의 감성돔을 올릴 수 있었다. 정창희 회원은 “잡고기와는 입질이 전혀 달랐고 힘으로 봐서도 40cm가는 넘어가는 줄 알았다” 기뻐했다. 왕초보 찌낚시 도전 두 번 출조 만에 미션을 달성하니 내가 다 뿌듯했고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냈다.
갯바위 낚시를 다니며 준수해야할 안전규칙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갯바위 청소를 깔끔히 마무리하고 쓰레기도 주워 담아 철수길에 올랐다.
▲ 철수 직전 30cm 감성돔으로 손맛을 본 정창희 씨.
▲ 철수에 앞서 갯바위를 청소 중인 장면.
문의 서울 월드피싱 010-9055-7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