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설 직전만 해도 해마다 4짜와 5짜를 배출했던 거제지 우안 상류 포인트 모습.

경남권 바닷가 쪽 저수지치곤 물 맑고, 수심도 깊고, 손맛도 당찬 계곡지로 거제지를 꼽는다. 배스가 서식하는 곳으로 해마다 4짜급 대물붕어는 심심찮게, 월척급 이상도 곧 잘 낚이던 곳이었다.

그러나 2020년 12월, 농어촌공사에서 담수 저장량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준설공사를 하였다. 바닥까지 물이 바짝 마를 정도로 몇 개월간 진행된 대공사였다. 이후로는 잠시 발길을 끊었다가 거제도에 거주하는 로즈피싱클럽 회원들이 2023년 봄에 출조해 4짜급 대물붕어와 준월척을 여러 수 낚았다, 당시 잉어도 많이 낚였었다. 

훗날 들으니 공사 이후 거제시에서 붕어와 잉어를 많이 갖다 넣었다고 하였다. 원래 이곳은 12월에 접어들면 현지 낚시인조차 낚시하지 않은 곳인데, 지난 12월 초. 락피싱조우회의 납회가 거제에서 열릴 예정이라 동출 해보기로 했다.

▲ 2020년 12월 당시 거제지 준설 공사 모습.

피닉스 유명국 대표 34cm 월척으로 포문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저수지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낚시하고 있었다. 저수지 전체를 돌아다 본 후 제방 우측 중상류로 발길을 옮겼다. 도착해보니 회원 여럿이 열심히 낚시하고 있었다. 붕어 입질은 없고 죄다 잉어만 낚인다는 것. 

낮에는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해 낚시를 잠시 멈추고 본부석에 모두 모여 회원들과 식사를 즐겼다. 거제시 거주 회원들이 준비해온 푸짐한 해산물과 술을 한 잔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후 차에서 잠시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데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려 깨어보니 벌써 밤 10시였다. 

그런데 낮과 달리 기온이 오른 건지 밤인데도 날씨가 포근했다. 기상청 일기예보를 보니 영상 6도까지 오른 상태. 그새 회원들은 본부석에서 야식시간을 갖고 있었다. 조황을 물어보니 24cm급에서 28cm급 붕어가 간간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는 도중 제방좌 중류부근에서 “월척이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확인해보니 게스트로 참석하신 피닉스 대표 유병국 씨였다. 본부석 건너편에서 혼자 낚시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계곡지에서 월척급 붕어가 낚인다니...’ 마음이 들떠 건너편으로 차를 타고 가 확인하니 34cm급의 튼실한 붕어였다. 기념사진을 남긴 뒤 필자도 최상류로 올라가 집 앞 부근에 낚싯대를 편성했다. 낚싯대 편성을 끝낸 뒤, 옥수수 미끼로 낚시를 시작하자 5분도 채 안돼 26cm급 붕어가 올라왔다. 마음이 들떴다. 

찌를 계속 주시하는 동안 여러 대의 낚싯대에서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하자, 붕어, 잉어 순으로 한 마리씩 올라왔다.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 시기에 붕어 손맛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를 그렸다. 

새벽 4시쯤 유병국 대표가 또 한 번 대물을 걸었으나 대가 부러질 정도의 힘겨루기 끝에 목줄이 터져버렸다. 계곡지라서 그런지 역시 붕어의 힘은 당차보였다. 비슷한 시간에 필자 맞은편 건너편 여기저기에서도 챔질 소리가 들렸다.

▲ 상류 길가 포인트에서 열심히 채비를 던지고 있는 양수호 회원. 새벽에 가장 낮은 입질이 온 곳이다.

배스 많이 사라지고 토종 어종 번성 중 

오전 8시쯤 해가 서서히 떠오를 시점에 필자가 먼저 낚싯대를 접고 본부석으로 향했다. 대체로 우안 상류에 자리한 회원들이 24~26cm급을 여러 수 올렸고 그중 이창호 회원이 29cm를 낚아 돋보였다. 황선호 회원은 27cm와 28cm 외에 잉어 50cm를 추가로 올려 손맛을 진하게 봤다. 

시상식 결과 1등은 34cm 붕어를 낚은 피닉스 대표 유병국 씨가 차지했다. 게스트가 사고를 친 셈이었다. 행사를 마무리한 회원들은 각자 쓰레기를 모두 챙겨 귀가하면서 2023년 락피싱조우회의 납회를 마쳤다. 

거제지는 배스가 많이 서식하는 배스터였으나 2020년 대대적인 공사 이후 현재는 배스 치어만 보이고 있다. 이후 꾸준히 방류한 붕어, 잉어들이 서식해 낚시에 올라오고 있으며 새우도 서식 중이다. 매년 봄 산란기 무렵 출조하면 4짜급과 준월척 손맛을 볼 수 있으므로 그 시기를 꼭 기억하길 바란다. 

▲ 거제지 최상류에서 준척급 붕어를 올린 이창호 회원.

▲ 34cm 붕어를 낚아 1등을 차지한 피닉스 유병국 대표와(좌)와 잉어를 낚아 잡어상 1등을 차지한 황선호 회원.

▲ 락피싱조우회 회원들이 거제지에서 밤낚시로 올린 조과.

▲ 낚시를 마무리한 후 기념촬영을 한 락피싱조우회 회원들.

가는 길 거제시 거제면 서상리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