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다리 하류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부산광역시 강서구 지사동을 관통해 흐르는 지사천은 구랑천과 합류, 범방동과 생곡동을 지나 서낙동강으로 흘러간다. 지사천에는 최하류 가이사교부터 상류 지사교까지 4개의 다리가 있는데 약 1.5km에 이르는 이 구간에서 붕어낚시가 주로 이뤄진다. 

포인트 곳곳에 뗏장, 부들, 어리연 등의 수초가 발달해 있으며 한겨울에는 얼음을 깨가며 낚시할 정도로 겨울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다. 낚시하는 포인트가 주로 범방동 쪽에 형성되어 있어 낚시인들은 범방수로라고 부르고 있다. 

▲ 체형이 좋고 비늘이 깨끗한 범방수로(지사천) 붕어.

지난 1월 밤에도 월척 6마리 낚은 곳

지난 2023년 1월 초에 범방수로를 찾았던 필자는 하룻밤 낚시로 6마리의 월척을 낚으며 진한 손맛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11월 25일에 또 다시 범방수로를 찾았다. 

하류로부터 세 번째 다리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니 주말이라 많은 낚시인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교각 위와 도로변에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어 주차할 곳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강변 진입로를 보니 지난 겨울과 달리 차단봉이 설치되어 있었다. 결국 차량 진입이 막혀 포인트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했고 가까이는 30m, 멀리는 300m 정도를 이동해야해 했다.(수레가 있다면 수월하게 짐을 옮길 수 있다)

필자는 세 번째 다리 하류 100m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부들과 어리연, 뗏장이 잘 어울린 포인트였다. 포인트 앞을 갈대가 가로막고 있어 자리를 다듬은 후에 좌대를 놓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수심은 1.5m에서 2m 정도였다. 

대편성 완료 후 주변을 둘러보다 울산 낚시인 강지훈 씨를 만났다. 전날 이곳에 도착해 하룻밤 낚시를 했다고 한다. 강풍이 불고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강추위에도 밤에 여러 수의 월척 붕어를 낚았다고 말했다. 주로 저녁 9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입질을 받았으며 글루텐에 반응이 좋았다고. 강지훈 씨의 조언에 따라 초저녁부터 글루텐을 반복 투척하며 밤낚시를 준비했다.

▲ 차단봉으로 막힌 차량 진입로.

▲ 어리연과 뗏장수초 주변에 대를 편 필자의 낚시 자리.

▲ 세 번째 다리 상류로도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 다리 아래 자리한 낚시인들. 이곳에서 하룻밤에 월척 5수가 낚였다.

유속 강할 때는 낚시 어려워

밤 8시경 필자에게 첫 입질이 찾아왔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난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어리연을 넘겨 세운 정면 5.0칸 대의 찌가 높이 솟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챔질해보니 붕어가 걸려 있었다. 32cm 월척 붕어였다.

첫 입질 이후에는 물 흐름 때문에 낚시가 어려워졌다. 서낙동강 최하류 녹산수문의 개방 여부에 따라 지사천에도 유속이 생긴 것. 이때는 잠시 낚시를 쉬는 것이 좋다. 입질이 없을 뿐더러 무거운 채비도 유속에 휩쓸려 내려갈 정도라 낚시가 어렵다. 

밤 11시경 좌측에서 두 번째 입질이 들어왔다. 멋진 찌올림에 8치 붕어가 올라왔다. 약 30분 후, 이번에는 우측 낚싯대에서 31cm 월척이 올라왔다. 모두 글루텐을 먹고 나왔으며 하나같이 찌올림이 정직하고 좋았다. 

자정이 넘어가자 다시 유속이 생겼다 멈췄다를 반복했다. 유속이 멈추면 어김없이 입질이 들어왔다. 다만 챔질 기회를 주지 않는 잔 입질이 많았는데 어렵게 걸고 보니 강준치가 걸려나왔다. 지렁이 미끼에는 블루길 성화가 심했다.

새벽 5시, 다시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좌측 4.8칸 대의 찌가 천천히 솟아올랐다. 찌가 정점을 찍기를 기다렸다가 강하게 챔질했다. 어리연을 넘겨 찌를 세웠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중요했다. 어리연은 질긴 수초라 붕어가 감아버릴 경우 풀기가 어렵다. 초기 진압에 신경을 써 수초 위로 붕어를 띄운 후 뜰채에 담는데 성공했다. 32cm 월척 붕어였다.

▲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울산 낚시인 강지훈 씨.

▲ 필자가 사용한 글루텐 떡밥. 지렁이에는 블루길 성화가 심해 주로 글루텐을 미끼로 썼다.

어리연 완전히 삭는 1월까지도 낚시 잘 돼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인지 동 튼 후로는 입질이 전혀 없었다. 손을 씻기 위해 받아둔 물이 1cm 두께로 얼어있었다. 낚시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며 조황을 확인해 보았다. 하루 더 낚시를 진행한 강지훈 씨가 준척급 붕어들로 손맛을 보았으며 세 번째 다리 아래 앉은 한 낚시인은 월척 5수로 대박 조황을 거두었다. 전체적으로 빈작 없이 모두 손맛을 본 상태로 추웠던 날씨를 고려했을 때 좋은 조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범방수로는 12월을 지나 1월이 되면 수온이 적당히 떨어지고 어리연이 거의 삭아 낚시 여건이 더욱 좋아진다. 부산은 타 지역에 비해 평균 기온이 높아 결빙이 잘 이뤄지지 않으며 살얼음이 잡히더라도 얼음을 깨면 유속에 의해 금새 녹아 낚시가 가능해진다. 한겨울 중후한 찌올림에 월척 손맛을 보고 싶은 낚시인들에게 범방수로를 적극 추천해본다. 

▲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울산 낚시인 강지훈 씨.

▲ 강지훈 씨가 2박낚시로 올린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내비 입력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2로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