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최영교의 머스트해브아이템

Crankbait 크랭크베이트는 파일럿 루어?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왜 크랭크베이트를 쓰느냐’는 질문에 시원한 답변을 할 수 있는 배서는 그리 많지 않다. 크랭크베이트가가을에 위력적이라거나 짧은 시간에 넓은 구간을 탐색할 수 있는 파일럿루어라거나 활성 낮은 배스에게 리액션바이트가 뛰어나다는 정도? 그런 두루뭉술한 설명은 웬만한 낚시인이면 알고 있는 답변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저러해서 잘 먹힌다는 뻔한 이론이 아닌 크랭크베이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있다. 크랭크베이트의 활용술을 광주의 프로 배서 최영교씨를 통해 배워본다.

● 크랭크베이트의 잠행수심은 실제 수심보다 1m 깊게 사용

연안낚시에서 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하는 낚시인은 얼마나 될까? 보트낚시라면 모를까 연안에서는 아마 극히 적을 것이다. 크랭크베이트는 바닥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밑걸림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크랭크베이트의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밑걸림이 심한 연안의 수몰나무나 브러시를 무턱대고 노리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이런 어려움은 많은 배서들이 겪고 있을 텐데, 이런 문제는 크랭크베이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할 때는 가장 먼저 수심을 재야한다. 먼저 립이 긴 딥다이빙 타입을 선택해 대략의 수심을 재야 하는데 잠행수심 6m 정도의 딥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해 빠르게 바닥에 닿게 해보자. 만약 수심이 2m 정도면 잠행수심 3m인 크랭크베이트로 교체해 바닥을 노려본다. 실제 수심에 비해 1m 정도 더 깊이 파고드는 루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언뜻 생각하기엔 이왕 바닥을 노릴 거면 무조건 많이 파고드는 루어가 좋을 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크랭크베이트가 립으로 바닥을 계속 쓸고 다니기 때문에 원하는 액션이 나오지 않고 밑걸림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밑걸림이 두려워 바닥을 찍지 못하고 중하층만 헤엄친다면 크랭크베이트를 사용하는 의미가 없다.

▲ 나주 황룡지 상류에서 크랭크베이트로 배스를 노리고 있는 최영교 씨. ⓒ낚시춘추

▲ 수문이 있는 황룡지 하류로 옮긴 최영교 씨. ⓒ낚시춘추

● 연안에서 가까운 물골, 험프, 석축지대가 공략 포인트

크랭크베이트는 밑걸림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복잡한 스트럭처가 있는 곳에서는 자유자재로 운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바닥이 평평하거나 연안에서 가까운 곳에 물골이나 험프가 형성된 곳이 좋다. 저수지라면 제방의 석축 주변도 노리기 좋은데, 타깃으로 한 포인트의 바닥을 크랭크베이트로 찍었다가 띄우기를 반복하면 주변의 배스를 낚을 수 있다. 물골, 험프, 석축지대는 가을에 배스들이 스쿨링 하는 대표적인 포인트이므로 초반에 과감하게 공략해볼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수심 2~4m 바닥에 스트럭처가 많은 지형에서는 크랭크베이트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곳은 잠행수심 4m인 루어를 감기만 해도 알아서 바닥에 부딪히고 끌려오기를 반복하며 입질을 받아낸다. 크랭크베이트는 립이 선행하고 머리를 숙인 모습으로 끌려오기 때문에 자잘한 스트럭처는 타고 넘거나 금방 감지하므로 수심에 맞춰서 사용하는 요령을 익히면 밑걸림 없이 상용할 수 있다.

● 연안낚시에선 크랭크베이트가 탐색용으로 맞지 않다

크랭크베이트를 탐색용 루어로 사용하는 낚시인들이 더러 있는데, 연안낚시에서는 맞지 않다. 특히 여름같이 배스가 스쿨링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크랭크베이트로 흩어진 배스를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여름엔 거의 크랭크베이트를 쓰지 않는다. 숨은 배스를 찾는 데는 오히려 웜이 낫다. 크랭크베이트는 가을에 연안가까이 스쿨링된 집단을 노리고 그 중에서도 큰 놈을 속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원하는 수심층까지 빨리 내려서 강한 액션을 주어 빅배스를 낚는 식이다. 웜이라면 상층의 잔챙이가 먼저 덤빈다. 그런데 보트낚시에서는 수심이 얕은 연안을 겨냥해서 활성이 낮은 배스들을 감지하기 위해 크랭크베이트를 탐색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단, 그것은 보트를 타고 기동성이 확보된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 립이 길이에 따라 구분한 크랭크베이트. 립은 크랭크베이트의 잠행수심을 결정한다. 맨 위는 제로(섈로우)크랭크베이트이며 아래는 딥 크랭크베이트. ⓒ낚시춘추

▲ 크랭크베이트에 잔챙이도 걸려 들었다. ⓒ낚시춘추

● 배스 활성 낮을 땐 큰 사이즈를 사용

크랭크베이트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활성이 낮은 배스에겐 작은 사이즈의 미니 크랭크베이트가 잘 먹힌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배스의 활성이 높을 때는 작은 사이즈가 더 효과적이다. 작은 크랭크베이트를 빨리 감으면 활성이 높은 배스는 바로 반응해서 따라오는데, 활성이 좋다는 전제에서는 큰 놈이 먼저 작은 크랭크베이트를 공격할 수 있다. 하지만 활성이 낮은 시기에는 작은 크랭크베이트는 거들떠보지 않는다. 활성이 낮은 배스를 대상으로 입질을

받기 위해서는 강한 리액션바이트를 유도해야 하므로 되도록 큰 사이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사용하는 크랭크베이트의 특성을 파악하라

크랭크베이트는 그저 감기만 해도 액션이 나오는 루어이지만 제품의 특성을 파악하고 사용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한다. 예를 들어 좌우 밸런스가 잘 맞는 제품은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내려가지만 워블링이나 위글링 액션이 약할 수 있다. 이런 제품은 래틀로 액션의 강도를 보완한다. 그리고 사용하는 크랭크베이트가 서스펜딩 타입인지 플로팅 타입인지 잘 알아야 떠오르는 속도를 이용해 배스를 자극할 수 있다. 보디가 작고 립이 긴 타입은 보디의 위글링 액션이 강하지만 작은 보디로 인해 원투가 힘

들고, 위글링이나 워블링 액션이 강한 타입은 물의 저항으로 인해 빠른 리트리브가 어렵다. 이런 특성을 모르고 그저 크랭크베이트를 감기만 한다면 입질을 받기 어렵다.

● 최영교 프로와 함께한 나주 황룡지 조행기

지난 10월 21일 광주의 최영교 프로와 함께 나주 황룡지로 크랭크베이트의 활용법을 취재하기 위해 출조를 나섰다.

갑자기 내린 비와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오전에는 최근 핫한 조황을 보이고 있는 장성의 죽림지로 갔으나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해 나주의 황룡지로 장소를 옮겼다. 황룡지의 상황도 좋지 않았고, 상류에서는 전혀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황룡지 곳곳을 찾아다녔는데, 제방에 닿아서야 잔챙이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배스들의 사이즈가 너무 작아 소형 크랭크베이트에도 잘 입질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는데, 최영교씨는 오히려 더 큰 크랭크베이트로 더 깊은 곳을 노려서 큰 배스를 낚는 데 성공했다.

가장 잘 먹힌 크랭크베이트는 잠행수심 3m의 노멀 타입으로 석축과 바닥의 엣지 구간과 제방 옆 콘크리트 벽 주변에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