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

김상호 프로의 겨울 병기

플로팅다운샷 FLOATING DOWN-SHOT

서성모 기자

플로팅 다운샷리그란 기존의 다운샷리그에서 바늘을 낚싯줄에 묶지 않고 바늘 구멍을

낚싯줄에 끼운 후 멈춤고무를 삽입한 유동식 다운샷리그를 말한다.

플로팅(floating)은 ‘뜨는’이라는 뜻 외에 ‘유동적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김상호 프로는 바늘 아래에 도래를 따로 묶어서 일정 구간에서만 바늘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유동식 다운샷리그의 김상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바늘에 플로팅웜을 꿰어

움직임을 주면 웜이 도래 쪽으로 내려갔다가 가만히 놓아두면 천천히 떠오른다.

▲김상호 프로가 경북 의성 쌍계천에서 플로팅 다운샷으로 낚은 40cm급 배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낚시춘추

▲김상호 프로의 채비. 멈춤고무-유동형 바늘+플로팅웜-도래 순으로 구성됐다. ⓒ낚시춘추

▲배스 씨알이 굵게 낚이는 의성 쌍계천. ⓒ낚시춘추

▲김상호 프로가 쌍계천에서 40cm급 배스를 수상스키 태우 듯 강제집행하고 있다. ⓒ낚시춘추

▲김상호 프로 일행이 논둑을 걸어 포인트에 진입하고 있다. ⓒ낚시춘추

▲남대천에서 스피너베이트로 30cm급 배스를 낚은 T.A.C 강문성 회장. ⓒ낚시춘추

의성 남대천, 씨알이 문제

지난 10월 22일 경북 의성 봉양면소재지 입구에서 김상호 프로 일행을 만났다. 며칠 전 남대천에서 30~40cm 배스가 마릿수로 낚였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 일정을 잡은 것이다.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T.A.C 강문성 회장이 회원들과 함께 낚시터를 가이드했다. 강문성 회장은 “남대천은 대구에서 30~40분이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마릿수 조과가 뛰어난 손풀이터이에요. 사흘 전 회원들이 노싱커리그와 톱워터로 손맛을 봤습니다”하고 말했다.

남대천은 경북 의성을 지나는 작은 하천이다. 진입 기점인 천동교에 이르자 50m 정도의 폭에 수심이 얕은 하천이 나왔다. 유속은 별로 없어 보였는데 하천 곳곳에 보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웨이더를 입은 회원들인 연안으로 내려가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주로 사용하는 루어는 스피너베이트와 노싱커리그. 강문성 회장은 스피너베이트로 첫 고기를 낚았다. 30cm가 조금 넘는 씨알. 그리고 몇몇 회원들이 고기를 낚았으나 씨알이 잘았다. 20cm급도 올라왔다. 김상호 프로도 프리리그를 사용해 두 마리를 낚았는데 역시 비슷한 씨알이었다. 강문성 회장은 “상황이 바뀐 것 같습니다. 40cm급도 섞여 나와서 이곳을 추천한 것인데 난감한데요”하고 말했다.

김상호 프로가 차에 가서 태클박스를 꺼내더니 채비를 교체했다. 그가 보여준 채비는 다운샷리그. 그런데 조금 달랐다. 낚싯줄에 멈춤고무와 도래를 묶고 그 사이에 플로팅웜을 꿴 바늘을 끼웠으며 도래에 밑줄을 연결하고 봉돌을 달았다. 김상호 프로는 “제가 안동호에서 토너먼트를 뛸 때 주로 사용하던 것인데 가만 놓아두면 웜이 떠오릅니다. 바늘을 묶은 고정식과 비교해 다른 액션을 보이는데 저활성 배스에게 효과적입니다. 이곳처럼 물이 흐르는 곳에선 흔들리면서 떠오르기 때문에 입질 유도 효과가 더 뛰어납니다. 일단 한 번 써보겠습니다”하고 말했다. 일종의 유동식 다운샷리그였다.

다운샷리그를 유동식으로 응용해 쓴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김상호 프로처럼 적극적으로 쓰는 사람을 직접 만나기는 처음이다. 플로팅웜이 인상적이어서 플로팅 다운샷리그란 이름을 붙이면 어떻겠냐고 묻자 김상호 프로도 그게 좋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벅지 바지장화를 신고 들어가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낚시춘추

▲김상호 프로의 다이내믹 캐스팅 ⓒ낚시춘추

▲김상호 프로가 남대천에서 플로팅 다운샷리그의 라인을 늘여뜨려 놓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낚시춘추

쌍계천에서 확인한 플로팅 다운샷의 위력

남대천의 상류로 더 올라가 봤으나 상황은 마찬가지. 플로팅 다운샷리그를 사용한 김상호 프로도 마찬가지였다. 김상호 프로는 “이곳엔 큰 씨알이 어디론가 빠진 것 같아요. 큰 씨알이 있는 다른 낚시터를 찾는 게 좋겠습니다”하고 말했다. 강문성 회장은 우리를 봉양면 화전리에 있는 쌍계천으로 안내했다. 강줄기가 크게 휘돌아가는 형태였는데 현대삼천리포인트라고 불렀다. 남대천과 비교할 수 없는 큰 규모의 하천이었다. 강문성 회장은 “이곳은 새벽이나 밤낚시에 큰 씨알이 낚이긴 하는데 정오가 가까운 지금 입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하고 말했다.

급경사 연안을 내려가 낚시를 시작했다. 강문성 회장은 연안의 수풀을 헤치며 하드베이트를 연신 날렸다. 김상호 프로는 플로팅 다운샷리그를 계속 쓰고 있었다. 장비는 베이트릴. 스피닝릴을 쓰는 게 낫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살펴보니 이곳은 바닥 지형이 험해서 감도보다도 고기를 걸었을 때 라인이 쓸리지 않도록 강제집행하는 게 유리해 보입니다. 그래서 제압력이 뛰어난 베이트릴을 썼어요”하고 말했다.

로드를 눕혔다 세우면서 바닥지형을 살피는 듯하더니 한 곳에서 로드를 세운 채 손목만 약간 움직이는 액션을 주고 있었다. “5미터 정도 되는 수심인데 유속이 제법 있네요. 돌밭이이서 밑걸림이 심한 편인데 딱딱한 돌바닥과 모래로 보이는 바닥의 경계 지점을 찾았습니다.” 액션을 주던 김상호 프로가 움직임을 멈췄다. 입질을 감지한 것이다. 훅셋! 수면에 물파장을 일으키며 40cm급 배스가 저항하자 수면에 스키을 태우듯 강제집행했다. 이날 낚인 배스 중 가장 큰 씨알. 김상호 프로는 “로드를 살짝 움직인 뒤 움직임을 멈추고 기다렸는데 입질이 들어왔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리고 더 이상 입질은 없었다.

오후 2시가 지난 10월의 햇살은 매우 따가웠다. 철수길에 오르면서 장비를 챙겨 차량으로 가던 김상호 프로가 플로팅 다운샷리그에 대해 더 설명해주었다. “지깅이 패턴이 되는 10월의 안동호에서 사용해 재미를 본 채비입니다. 워킹낚시에선 깊은 수심을 노려야 하는 겨울에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곳처럼 규모가 크고 유속이 있는 강에서 깊은 수심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플로팅 다운샷이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배스 씨알이 굵게 낚이는 의성 쌍계천. ⓒ낚시춘추

▲쌍계천에서 40cm 배스를 유혹한 김상호 프로의 태클. ⓒ낚시춘추

바늘이 움직여서 오히려 입걸림이 잘 된다

- 어떨 때 사용하면 좋은가?

초봄이나 초겨울과 같이 깊은 수심으로 이동한 배스를 노릴 때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데드워밍 액션을 줄 때 기존의 다운샷리그에서 얻을 수 없는 웜의 움

직임을 연출할 수 있다.

- 액션을 주는 방법은?

낚싯대만 살짝 들었다 놓는 식으로 작은 움직임을 준다. 이 정도 액션을 주어야 라인 궤적의 변화 없이 웜만 떠오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저활성 배스는 드

롭앤리프트 같은 수직 액션이나 호핑 정도의 액션을 주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빠져 버리는 경험을 많이 했다.

- 바늘이 움직이기 때문에 입걸림시킬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오히려 더 입걸림이 잘 된다. 챔질을 하면 바늘 구멍이 도래에 걸려 힘이 작용한다. 묶여 있는 게 아니라 걸쳐 있기 때문에 이물감이 덜해서 배스가 웜을 흡

입한 후 돌아서기 쉽다. 그동안 낚시를 해보면 훅셋 성공률은 기존 채비와 비슷했고 배스의 가장 단단한 위턱을 뚫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 단점이 있다면?

라인이 사선을 이루는 얕은 수심에서 웜의 떠오름 효과가 떨어진다. 나는 이 채비를 주로 안동호 보팅에서 지깅하듯 핀포인트를 노릴 때 활용했다. 수심이 얕

은 곳에서 이 채비를 쓸 때엔 비중이 큰 5인치 웜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