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낚싯줄 완전정복 1

PART 1-1 낚싯줄의 변천과 종류

카본사와 카본은 관계가 있다? 없다?

조홍식 편집위원, 이학박사,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플로로카본 낚싯줄에 대해 카본 성분이 들어 있다고 설명하는 이도 있다. 카본사와 낚싯대 카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낚싯줄의 기초지식 없이 남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현대적인 낚싯줄은 수많은 문명이기 중에서도 최신 발명품에 해당한다. 우리 낚시인들은 불과 70년 전만 해도 짐승의 털이나 식물 섬유를 낚싯줄로 사용했

다. 이는 원시시대에 사용하던 낚싯줄과 다를 바 없는 재료다.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유가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

고부터이니 현대적인 낚싯줄의 발명도 그 이후이다. 라이트형제가 비행기를 만든 것이 1903년으로 이미 100년도 더 지난일이지만, 별로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공섬유는 이보다도 몇 십 년이나 늦게 발명되었고 더구나 그것으로 낚싯줄을 만든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여러 종류의 낚싯줄. ⓒ낚시춘추

나일론Nylon, Polyamide과 데이크론Dacron, Polyester

실크로드를 통해 동양에서 서양으로 수입되던 실크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2000여 년 동안이나 제조법에 대해 비밀이 유지되었다. 서양문명이 가지지 못

했던 유일한 기술은 바로 실크를 만드는 양잠(養蠶)법이었다. 서양의 실크에 대한 욕망은 결국 인공적으로 실크를 만들고자하는 노력으로 전환되었고 결국

19세기 말부터 몇 가지 화학섬유를 발명하기 시작했다. 이후 1937년에 이르러 인류는 최초로 완전한 합성섬유인 폴리아미드(나일론)를 발명하였다. 이로

인해 인간생활은 의복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으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인류 최초로 개발된 나일론이 바로 낚싯줄이 되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나일론이 상용화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인데 정식으로 낚싯줄로 만

들어진 것은 1950년대 말부터이다. 이미 그 이전에 낚싯줄로 사용하던 화학섬유가 있었는데, 바로 ‘데이크론(Dacron)’이란 상표명을 가진 폴리에스테르

(Polyester)섬유이다. 1948년에 등장한 폴리에스테르는 현재도 합성섬유 총생산량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이 사용하는 화학섬유로 실, 옷감, 각종

천 등의 소재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데이크론으로 만든 낚싯줄이 나일론 낚싯줄이 등장하기까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PE 낚싯줄이 등장

한 이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소재이기도 하다.

낚싯줄 종류의 이해

현대의 낚싯줄은 99.9%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있다. 나머지 0.1%는 금속인 와이어(Wire)와 가끔 전통미를 자랑하며 사용하는 플라이낚시용 실크사(絹絲) 쯤

이 될 것이다. 합성섬유가 등장한 이래 낚싯줄의 원료는 나일론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20세기말에는 나일론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다른 소재로 만든 낚싯줄이

차례로 등장하였다. 다양해진 낚싯줄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기준을 두고 있다. 하나는 낚싯줄을 만드는 소재의 ‘화학적인 성분’으로 나누는 것이고 또 하나는 완성된 낚싯줄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구조’로 나누는 것이다.

화학적 성분에 따른 구분

각각의 낚싯줄을 만드는 고분자의 화학적 성분에 따라 낚싯줄을 구분한 것이다. 원래 낚싯줄을 만들기 위해서 개발된 섬유는 아니고 모두 나중에 낚싯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주요 성분을 이용해 처음 만들어낸 회사가 따로 상표명을 부여하곤 했는데 이 상표명이 널리 알려져 있고 더 익

숙하다(PART 1과 2에서에서 설명할 예정).

① 폴리아미드Polyamide → 나일론

② 폴리비닐리덴플로라이드Polyvinylidenfluoride → 플로로카본

③ 굴곡성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 PE

④ 아라미드Aramid → 케블라

⑤ 기타 → 자이론, 벡트란 등

물리적 구조에 따른 구분

낚싯줄의 외형, 구조에 따른 분류이다. 낚싯줄은 크게 두 가지 형태를 하고 있다. 하나는 외가닥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주 가는 여러 가닥을 모

아서 꼬아놓은 것이다.

① 단사(單絲, 외가닥 줄, 모노필라멘트, Monofilament)

흔히 나일론 낚싯줄을 ‘모노줄’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표현 방법이다. 겉포장에 쓰여 있는 모노필라멘트라는 말에서 와전된 것이다. 모노

(mono)라는 말은 ‘하나’, ‘단일(單一)’이란 뜻이고, 필라멘트(Filament)는 ‘연속섬유’를 의미한다. 즉, ‘모노필라멘트’라는 말은 외가닥의 끝없이 이어지는 실을

의미한다. 성분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든지 외가닥이라면 다 모노필라멘트이다. 흔한 나일론 줄이나 플로로카본 줄은 모두가 모노필라멘트이다.

② 합사(合絲, 합친 줄, 브레이디드 라인, Braided line)

이름 그대로 여러 가닥을 합쳐놓은 낚싯줄을 말하는데, 아주 가는 실들을 모아놓은 것이므로 원래는 ‘멀티필라멘트(Multifilament)’라고 부른다. 과거에 사용되던 데이

크론 줄이나 최신 낚싯줄인 PE 낚싯줄, 지깅용 어시스트라인으로 사용되는 케블라 등이 합사이다. 그런데 합사도 엄밀하게 나누면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먼저, 여러 가닥

의 가는 실을 서로 꼬아서 만드는 합사인 ‘합연사(合撚絲, Braided line 또는 Braid)’로 합사의 대부분이 이런 형태이다.

또 하나는 여러 가닥을 나란히 합쳐 붙여서 만드는 합사인 ‘접합사(接合絲, Fused line 또는 Fusion)’로 미국의 ‘스파이더와이어 퓨전(Spiderwire Fusion)’이란 제품

이 2000년대 초반에 잠시 시장에 나왔었다. 그러나 접합사는 거의 사라지고 현재는 합연사가 합사를 대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합사라고 한다면 브레이디드 라인을 의미한다고 봐도 좋다.

가는 실을 합치면 외가닥이었을 때보다도 훨씬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서로간의 마찰로 인해 늘어남도 줄일 수 있는 등 물리적으로 성능이 달라진다. 합연사는 4가닥을 합쳤으면 4합사, 8가닥을 합쳤으면 8합사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12합사까지 만들어지고 있는데, 합연 가닥수가 많을수록 더 촘촘하게 꼬아져 있고 단면이 찌그러지지 않아 원형에 가까우며 강도도 우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