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낚시터 연안을 따라 도로 공사가 한창인 아산호 백석포수로. 도로가 완공되면 지금처럼 낚시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최근 주말마다 이어지는 동호회들의 납회 참석을 위해 지난 11월 4일 찾은 곳은 아산호 하류의 백석포수로였다. 이번에 납회를 하는 동호회는 낚시사랑의 ‘대물 수색대’로 30여 명이 참석하는 중형급 모임이었다. 

새벽에 집을 나서 백석포리에 도착하니 아직 어두웠고 랜턴을 켜고 주위를 둘러보니 뭔가 이상했다. 그동안 필자가 알고 있던 그 백석포리가 아니었다. 도로 연안으로 시멘트 구조물이 있어 차가 물가로 내려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고 필자가 자주 찾던 논 앞은 차량 진입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었다. 수로 연안으로 이어진 논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농기계 진입마저 불가능해진 것이다.

아침 7시가 지나 사물이 보이기 시작해 주변을 살펴보니 장박낚시인의 텐트만 몇 동 있었다. 그리고 연안과 가까운 논 주위에 필자와 만나기로 한 일행 몇 명이 전날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행에게 간밤의 조황을 물어보니 아예 입질이 없었다고 했다. 

‘그 좋았던 포인트에서 밤새 입질이 없었다고?’ 아무리 주변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그럴 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포인트 잡기를 망설였다. 시멘트 구조물을 넘어 아산호방조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하룻밤 낚시지만 새벽부터 비가 예보돼 있어 좌대를 깔고 텐트 올려 만반의 준비를 했다.

▲ 백석포수로 길가의 시멘트 구조물. 펜스처럼 만들어지고 있다.

▲ 필자의 낚시텐트.

▲ 낚시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일명 알박기 낚시텐트. 낚시인 간 갈등을 조장하는 이런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모원리권도 낚시터로서의 위상 약해지는 중 

낚싯대는 부들 앞으로 2.4칸부터 중간 4.0칸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옥수수 어분 글루텐과 뽕어분글루텐을 섞어 단단하게 반죽했다. 수심은 1m에서 조금 빠지는 수준이었고 바닥이 고르지 않아 던질 때마다 찌 높이가 조금씩 달라졌다. 다행히 밑걸림은 없어 찌를 세우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이날은 오전 내내 바람 한 점 없이 유리알 수면을 유지하였다. 오후부터 동풍이 불기는 했지만 뒤바람이라 낚시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또한 기온도 11월 기온답지 않게 영상 20도가 넘다 보니 낚시 여건은 이보다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여건에서 새벽부터 오후까지 낚시했지만 입질 한번 받지 못했다. 필자 뿐 아니라 주변에 있던 모든 낚시인이 입질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수로 상류에서 진행 중인 공사 여파로 소음과 진동이 심해지만 붕어들이 수로를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원래 이곳 백석포리 연안은 포인트가 많고 수로 폭이 좁아 바람이 불어도 낚시가 가능한 곳이다. 붕어 또한 잘 나오는 곳이라 늘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다. 최하류 모원수로와 함께 아산호 하류를 대표하는 수로로 상류는 성내저수지와 연결돼 있다. 곳곳에 수초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고 조과도 풍성해 평일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이 일대를 백석포리권과 건너편의 모원리권으로 나뉜다. 백석포리권은 비교적 접근이 쉬웠지만 건너편 모원리권과 공세리는 작은 모월리수로를 제외하고는 거리가 멀어 접근이 쉽지 않다. 대신 수초가 잘 형성된 곳이라 열혈 낚시인들이 자주 찾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원화공사가 진행돼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차량 진입이 쉬워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지금은 평탄화 작업과 도로공사가 진행되며 논 가운데로 도로가 생겼다. 게다가 공사 중이라 주차공간이 없고 차량 접근도 어렵다 보니 모월리권도 낚시터로서의 모습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또한 백석포수로 상류에도 충남 서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철도(충남 홍성~경기 화성 송산 간 90km) 건설로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지만 이 교량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긴 수로에서의 낚시가 가능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또다시 시작된 공원조성공사와 평탄화 작업으로 진입로가 막혀 수로권에서는 낚시가 어려워졌다.

한편 지난달부터 아산호 하류권에 정체 모를 식물이 떠다니며 찌를 밀고 다녀 낚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혹자들은 ‘물배추’라고도 부르는데 지름이 15cm 정도 크기다. 수질정화를 위해 씨를 뿌렸다고 하는데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 최근 아산호 수면에 떠다니고 있는 일명 물배추.

▲ 모원리수로 하류. 본류와 맞닿는 곳이다. 멀리 아산호방조제가 보인다.

▲ 도로공사로 접근이 어려워진 명 포인트 구간.

▲ 포장공사가 한창인 도로에서 식사를 즐기는 낚시인들.

아산호 낚시금지구역 지정 분위기 솔솔~ 

날씨가 좋아 낚시하기에 더 없이 좋았지만 입질조차 보지 못하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오후 5시에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어둠이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간에 있던 3.8칸 대의 찌가 살며시 솟아올랐다. 챔질하니 강하게 저항하며 버티는 것이 월척 이상은 되어 보였다. 10시간 동안 없었던 입질이 어둠이 내리고서야 처음으로 있었고 그렇게 나온 붕어는 아쉽게도 월척에 못 미치는 28cm의 준척이었다. 

이후 밤 11시까지 찌를 지켜보았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3시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다시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다시 입질을 받았지만 앞까지 끌어다 놓고 들어 올리는 순간 떨구고 말았다. 이후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낚시를 포기하고 다시 휴식을 취했다.

아침 7시가 되자 날이 밝았고 비도 뜸해지기에 서둘러 철수했다. 주변에 있던 일행 모두 입질조차 받지 못했다. 본류권에 앉았던 매주힐링님(김길수)이 유일하게 32cm의 월척 붕어를 낚아 장원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본류에서는 낮부터 시작된 강한 바람과 비로 인해 낚시 자체가 어려웠다. 그 와중에 준척 붕어 몇 마리가 나온 것이 다 였다.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회원이 입질조차 받지 못했다.(참고로 이곳 아산호의 입질타임은 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이 튼 이후부터 오전 11시까지도 활발한 입질을 보여 준다. 바람만 터지지 않으면 오전 시간을 꼭 지켜보아야 한다)

이제 평택호에 이어 아산호 둔포천 하류권부터 이곳 백석포리까지 전체가 시멘트 구조물이 들어서며 접근이 어려워졌다. 이곳 백석포리는 공원화사업으로 접근조차 쉽지 않아 이제는 기억에서 지워야 할 판이다. 아쉽게도 아산호 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우리들의 놀이터인 낚시터가 하나둘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아산호도 평택호에 이어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는 듯 2년 전부터 공청회가 열리고 상황이 악화되는 중이다. 이유야 쓰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원인을 제공하지 않으려면 각자 쓰레기는 버리지 말고 주변의 다른 쓰레기라도 조금씩 더 주워 오는 게 중요하다. 농번기에는 농기계가 다니는데 지장이 없도록 주차에도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 

▲ 본류권에서 낚인 아산호 붕어들.

▲ 백석포리 본류권에서 32cm 월척을 올린 김길수 씨.

▲ 준척 붕어를 올린 박경식 씨.

▲ 평화로운 밤낚시 풍경. 제발 앞으로도 이런 장면을 계속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출조한 지인들이 모자를 경품으로 받고 즐거워하고 있다.

내비 입력 충남 아산시 영인면 백석포리 5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