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홍성호 주변에 비밀둠벙 3개
초면의 현지꾼이 안내해준 늪지, 2번 둠벙에서 38cm까지 확인
김용남 광천 대물야인 대표
홍성호는 충남 보령시 천북면 어망동에서 홍성군 서부면 모산쪽부리를 연결한 길이 1,856m의 방조제 착공으로 생겨난 담수호다. 지난 2001년 ‘홍보지구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완공된 지 어느덧 8년,
그런데도 이 홍성호 주변에 소문나지 않은 알짜 둠벙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이 둠벙들을 알게 된 것은 5년 전 9월 중순경, 홍성의 어사리지로 낚시를 갔다가 우연히 만난 홍성낚시인 덕분이었다. 어사리지에서 손맛을 보지 못한 나는 그 낚시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홍성호 둠벙 얘기를 처음 들었다.
그 낚시인은 ‘현지꾼도 잘 모르는 곳’이라며 오토바이를 타고 나를 안내했는데, 홍성 방면에서 홍성호방조제를 건넌 뒤 비포장길로 좌회전해 3km 가량 들어가자 1천평 규모의 길쭉한 둠벙이 길가에 나타났다. 둠벙은 지금은 육지가 된 홍성호와 작은 수문 하나를 끼고 맞닿아 있었다. 그 낚시인은 “여기에 큰 고기가 있으니 오늘 밤 낚시를 해보라”고 말하고는 사라져버렸다.
그 날 밤 조과는 7~8치 붕어 5마리. 다음날 오전에 찾아온 광천꾼 2명이 떡밥낚시로 5~6치 붕어를 여러 마리 낚았다. ‘7~8치가 낚이면 분명 큰 놈들도 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만 안고 가게로 돌아온 뒤 탐사정신이 강한 대물꾼 몇 명을 그곳으로 보냈는데 결과가 신통하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 월척 배출
그러던 중 재작년에 드디어 큰 붕어가 낚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게를 자주 들르던 광천 낚시인이 그 둠벙에서 35cm와 38cm 포함 준척 월척만 10여 수를 낚았다고 알려온 것이다. 그는 새우미끼로 밤낚시를 했다고 한다. 그때가 바로 이맘때였다. 그 낚시인은 평소엔 다른 곳을 찾다가 9월을 넘기면 문제의 둠벙에서 밤낚시를 즐겼는데 ‘이른 봄과 늦가을에 찾아야 재미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주변에 논이 많아 농번기 때는 물을 많이 빼고 여름에는 수초가 밀생해 낚시여건이 좋지 않아서일 것으로 추측됐다.
최근 내가 확인한 조과는 지난 9월 말경 2번 둠벙에서 낚인 31cm 월척이 유일하다.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을 보냈는데 밤 11시경 의자에 앉아 졸다가 31cm짜리를 ‘자동빵’으로 걸어냈다고 한다.
편의상 제방과 가까운 쪽부터 1, 2, 3번 둠벙으로 필자가 이름 붙인 이 세 둠벙은 아직까지도 실체가 완전하게 드러나진 않았다. 그나마 수량이 가장 풍부하고 규모도 큰 2번 둠벙의 조황만 확인된 상태고 나머지 1번과 3번은 더 꾸준한 답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둠벙별 특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길가에서 바라본 2번 둠벙 상류. 반대편 끝이 하류다.
1번 둠벙
수문 쪽에서 진입할 경우 가장 먼저 만나는 400평 정도의 작은 둠벙이다. 도로가에 붙어있지만 워낙 풀이 우거져 대부분 그냥 지나친다. 이곳에서 확인한 유일한 조과는 지난 10월 초에 들어간 광천 낚시인이 새우미끼로 초저녁에 낚아낸 9치 붕어가 유일하다. 밤 10시까지만 낚시를 하고 나온 터라 더 이상의 조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2번 둠벙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규모는 700평 정도 되는데 앉을 자리가 많다. 둠벙을 빙 둘러 6~7명까지 낚시를 할 수 있다. 38cm 붕어가 새우 미끼 밤낚시에 낚였다. 상류는 최고 수심이 2m 가량 나오고 중류는 더 깊어 2.5~3m까지 나온다. 수년 전 준설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수심이 얕은 곳이 수문이 있는 하류인데 이곳은 1~1.5m의 수심을 보인다.
3번 둠벙
길옆에 있는 3번 둠벙은 겉모습만으로는 가장 별 볼일 없어 보인다. 평소에도 물이 많지 않고 수심도 얕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천의 낚시꾼 중에는 이곳에서 4짜까지 낚았다는 사람이 있다. 내 추측으로는 장마 때 열어둔 수문을 통해 홍성호 본류의 붕어들이 들어온 것이 아닌가 싶다.
▲ 1번 둠벙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홍성방조제. 올해로 막은 지 8년째로 본류에도 많은 붕어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본류대 붕어 자원에 도전해 볼만
둠벙도 둠벙이지만 올 가을 내가 기대를 갖고 있는 곳은 홍성호 본류의 붕어낚시다. 소문에 의하면 홍성 현지 어부들의 그물에 붕어와 잉어가 많이 잡혀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배를 타지 않고는 깊은 수심을 노릴 수가 없어 연안에서 본류대 붕어를 노리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다만 지난 겨울에 본류와 연결되는 최상류 샛수로를 답사한 결과, 2~3m 폭의 좁은 수로에서도 7~9치 붕어를 여러 마리 낚은 적 있어 보트를 갖고 있는 꾼들이 본류대에 도전하면 의외의 결과를 일궈내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를 나와 광천읍내 방향으로 가다가 우회전 해 천북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천북면 삼거리까지 간 뒤 홍성 방면 40번 국도를 따라 6km 가량 가면 길 좌측에 ‘장은FRP 조선소’가 보이고 좀 더 진행하면 우측에 ‘망둥이굴집’과 보트를 세워놓은 곳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자마자 우측 비포장길(오른쪽은 양식장)로 끝까지 들어가면 전방에 ‘장은3리 영농기계 보관창고’가 나온다. 창고 앞에서 좌회전해 내려가면 부흥가든. 부흥가든을 지나 비포장길로 1.4km 계속 가면 우측에 1번 둠벙, 1.2km 가량 더 가면(양계장 건물 지나) 좌측에 2번 둠벙, 700m 더 가면 길 좌측에 3번 둠벙이 나온다. 중간 중간 잘라 들어가는 길이 있지만 초행엔 이 길이 가장 찾아가기 쉽다.
■현지문의 광천 대물야인 041-642-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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