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수가 진행되자 제방 우안 초입에서 좌대를 앞쪽으로 밀어 넣어 수중전을 펼친 필자의 낚시자리.

가을의 정취를 느낄 만큼 낮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대물 낚시인들이 출조가 활발해질 때다. 지난 9월 말,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가지 못하게 돼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다가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 있는 신촌지가 생각났다. 마침 로즈피싱 진명진 회원에게 전화하자 신촌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알려왔다. 조황을 물으니 4짜와 월척이 다문다문 입질한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화요일 저녁 근무를 마치고 창원시 북면 소재 신촌지로 향했다.

이곳은 농어촌공사에서 지명한 저수지 명칭은 신리저수지이나 낚시인들에게는 신촌지로 더 유명한 곳이다. 만수면적은 1만2천9백평으로 배스가 서식하는 배스터다. 양수형이다보니 강준치를 비롯해 다양한 물고기도 서식하고 있다. 

10여 년 전 ‘천지어인’ 회원들과 정출행사를 연 곳이기도 한데 이때만 해도 4짜와 5짜급 붕어가 많이 서식했었다.  당시 필자는 새우 미끼로 41cm와 43cm 붕어를 낚은 적 있는데, 현재는 창원시에서 외래어종 퇴치를 위해 몇 해 전에 물을 빼고 그물질을 하였다. 그때 불법 그물업자들이 많은 양의 대물 붕어를 건져가는 바람에 개체수가 줄어든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다행히 외래어종 퇴치 후인 지난 2021년, 창원시에서 붕어와 잉어를 많이 갖다 넣어 현재는 준척급 이상 붕어들이 곧 잘 낚이는 중이다.

▲ 제방 정중앙에서 바라본 저수지 야경. 둘레길이 있어 가족과 함께 출조하기에도 좋은 여건이다.

밤 11시까지 월척만 15마리

낚시터 도착 후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니 지금은 많이 유명해진 터라 평일임에도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가볼까?’ 고심하다가 제방 초입구 쪽 마름을 제거한 후 낚시 자리를 잡았다. 수초제거작업을 마치고 낚싯대를 펴는 도중 입질이 들어왔다. 32cm급의 튼실한 붕어였다. 첫수에 월척이 낚이니 기대가 되었다.

▲ 필자의 낚시자리에서 바라 본 도로 쪽 연안. 가로등불이 밝게 빛나고 있다.

대편성을 끝낸 후 소식을 듣고 합류한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낚시준비를 했다. 내 자리의 수심은 1m~1m 40cm. 개인적으론 선호하는 수심대는 아니었지만 자리가 없는 만큼 어쩔 수 없었다.

▲ 위문차 들른 로즈피싱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다.

해가 짧아져서 6시가 되니 저수지 수면 위로 어둠이 깔렸다. 케미를 꼽고 낚시를 시작하였다. 십여 분이 지났을까? 월척급 붕어가 연신 낚였다. 씨알은 32cm를 왔다 갔다 하는 붕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회원들은 떡밥, 지렁이, 옥수수 미끼로 고른 공략을 하였다. 입질은 대부분 옥수수에 집중됐다. 

▲ 초저녁에 옥수수 미끼를 먹고 나온 월척붕어.

밤 11시까지 수십 번의 입질이 들어왔고 목줄 터짐도 잦았을 정도로 왕성한 입질이 들어왔다. 이 짧은 시간에 올린 월척만 15마리가 넘었다. 정신없이 들어오는 입질을 상대하다보니 눈과 팔이 모두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반면 필자의 좌측 라인인 제방 쪽 그리고 맞은편 연안에서는 입질이 거의 없을 만큼 조용했다. 

밤 11시30분쯤이 되자 그 정신없던 입질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잠시 낚시를 멈추고 본부석으로 이동해 출조한 회원들과 허기진 배도 채울 겸 준비해온 음식으로 술 한 잔씩 나누며 웃음 꽂을 피웠다.

수중전으로 월척 상봉 

이번 출조에서는 월척급은 많이 쏟아졌지만 기대했던 4짜와 5짜급은 나오질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새벽 4시경부터 7시까지 3시간여 동안 15수 정도의 월척급 붕어를 낚은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후 필자는 거래처에 볼일이 있어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4시경 다시 신촌지로 들어갔다. 그러나 비 소식 때문인지 오후 5시쯤 도착하니 배수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뜩이나 수심이 얕은 포인트인데 45cm 가까이 물이 빠져 있었다.

결국 물속으로 들어가 좌대를 펴는 수중전을 감행했고 장대까지 동원해 2일차 밤낚시에 돌입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일까? 수위가 줄었음에도 다시 월척급 붕어들이 낚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필자는 밤 11시가 넘도록 월척급 붕어를 정신없이 낚아내고 있음에도 다른 낚시인들은 입질 한 번 못 받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가만히 분석해보니 필자의 전천후 채비가 위력을 발휘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 채비는 아랫바늘은 바닥에 닿고, 윗바늘은 단차 10cm 정도를 유지하며 수중에 떠 있는 시스템인데 붕어 입질이 약할 때 매우 위력을 발휘하는 채비이다. 실제로 이날 낚은 대부분 붕어가 윗바늘을 물고 나와 그런 정황을 간접적으로 입증했다.(신촌지는 바닥에 뻘과 퇴적물이 많은 곳이라 전날과 마찬가지로 한 바늘을 띄운 채비를 사용한 것이 적중한 듯했다)

오전 10시가 돼 입질이 뜸해짐과 동시에 낚은 붕어를 모두 방류했다. 본부석으로 가보니 이날 함께 낚시터에 머문 7명의 회원 중 제방 중앙에 앉은 진명진 회원만 43cm와 47cm 붕어를 올려 조황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의외로 이 두 마리는 떡밥을 물고 나왔다. 

▲ 하룻밤에 월척 15마리와 중치급 10여 마리를 낚아내 흐뭇해하는 필자. 사진 촬영 후 모두 방생했다.

▲ 47cm를 올린 진명진 회원. 43cm도 낚았지만 큰 놈만 들고 사진을 찍었다.

신촌지에서는 10월 초 현재도 월척이 심심찮게 낚이고 있지만 서리가 내리는 11월 초가 되면 더욱 좋은 조과가 예상되고 있다. 도심과 같은 곳이다 보니 종종 쓰레기가 보일 때가 있는데 출조 때는 반드시 쓰레기봉투를 지참해 환경보호에도 신경 써줄 것을 당부한다. 

▲ 신촌지 전경. 전역에 연이 밀생해 제방권도 봄 산란기 때 명당이 된다.

내비 입력 신촌저수지(창원시 북면 신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