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방 우안 코너에서 바라본 삼웅지 전경.

가을이 아니올 듯 그 뜨거웠던 폭염 속에서도 가을은 온 듯한 계절. 선선한 가을 바람을 가슴에 담기 위해 로즈피싱 회원들과 함께 진주시 정촌면 소곡리에 있는 삼웅지로 출조 계획을 세웠다. 

삼웅지는 5천2백평 정도의 준계곡지로 필자는 30년 넘게 출조 해오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외래종이 유입되지 않은 토종터로 토종붕어 외에 떡붕어, 가물치가 서식한다. 미끼로 쓰기 좋은 새우와 참붕어도 많은 편이다. 토종터임에도 준척급 이상 4짜 붕어가 많은 곳이다. 그러나 시기를 잘 못 맞추면 빈작으로 돌아가는 일도 번번하기에 조황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출조할 필요가 있다.

▲ 우측 도로 아래 포인트 일대. 이 일대에서 준, 월척이 많이 낚였다.

어둠과 동시에 찾아온 월척들 

지난 9월 23일 로즈피싱 회원 4명과 동출에 나섰다. 이틀 전 답사 때 보니 아직 저수지 전역이 마름으로 덮여있고 상류에는 아예 낚시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중류에서 제방 사이로만 마름이 덮여 있지 않아 4~5명 앉을 자리가 나와 출조지로 정했다. 

▲ 최상류 연안 모습. 상류쪽은 아직 마름이 꽉 차 있어 낚시하기 불편했다.

토요일 오전에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자 비 예보가 잡혀있었다. 주말이 그런지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그 바람에 1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가 2시간이나 소요됐다.

오후 2시쯤 저수지에 도착하니 낚시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먼저 중류에 자리를 잡았다. 개인적으로 깊은 수심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곳을 포인트로 선택했다. 수심을 측정해보니 4~5m가 나왔다. 

삼웅지에서는 새우 미끼가 잘 먹히지만 잘 못하면 가물치에게 융단폭격을 맞을 수 있는 곳이라 옥수수 미끼를 병행해 썼다. 떡밥도 곧잘 먹히지만 씨알이 다소 잘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고루 미끼를 써볼 생각이었다. 

▲ 필자의 낚싯대 세팅.

오후 4시쯤 함께 하기로 한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였다. 회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눈 뒤 각자 채비 스타일에 맞춰 자리를 정해 주었다. 

▲ 제방 무넘기에 자리를 잡은 강원연 회원. 대물급들이 자주 출몰하는 포인트다.

▲ 우안 상류에 자리를 잡은 조해천 회원.

그런 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낚시에 집중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20~27cm급 붕어가 심심치 않게 입질을 해주었다. 이른 시간대 상황이라 이날 밤낚시가 무척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본격적인 밤낚시에 돌입했다. 어둠이 내리고 30여분이 지났을 무렵, 최상류에 자리한 황임수 회원이 턱걸이급 월척 2마리를 올렸다고 문자가 왔다. 미끼는 납자루를 썼다고. 

필자도 낚시에 집중하는 동안 밤 8시30분경 수심 5m권에서 옥수수 미끼에 31cm급 월척을 낚아내었다. 수심이 깊어 힘 쓰는 것이 4짜급에 육박하는 듯 보였으나 물 밖으로 꺼내어 보니 월척이었다. 

▲ 필자가 삼웅지에서 올린 월척 붕어. 계곡지 붕어답게 약간 길쭉한 형태를 하고 있다.

무넘기에 자리한 강원연 회원도 연신 붕어를 낚아냈으나 씨알 잔 24~29cm짜리만 낚인다고 불평이었다. 필자 우측에 자리한 조해천 회원은 밤 9시경, 제법 물소리가 크게 나는 붕어를 올렸는데 올려 보니 32cm짜리였다. 

밤 11시경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더 이상은 낚시가 무리라 생각해 본부석에 모여 준비해 온 족발로 소주 한 잔과 함께 허기진 배를 채웠다. 

▲ 최상류에서 납자루 미끼로 월척 두 마리를 올린 황임수 회원. 초저녁에 입질을 받았다.

▲ 회원들의 저녁식사 모습. 강원연(오른쪽) 회원의 부인도 함께 출조에 나섰다.

서리 내릴 때가 최고의 대물 피크 

오전 7시에 일어나 보니 회원들이 아침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다. 조해천 회원이 새벽 5시쯤 31cm와 28~29cm급 붕어 여러 수 낚으면서 출조의 대미를 장식했다. 우리는 낚은 붕어를 기념촬영한 후 방류하고 철수길에 올랐다. 

삼웅지는 서리가 내리는 초겨울부터 봄철까지가 피크 시즌이다. 해마다 이때 4짜급 붕어가 여러 수 낚이는 곳이므로 출조 전 철저한 방한 준비가 필수다. 주차공간이 협소 하므로 많아야 4~5명이 찾는 게 적당하다. 쓰레기봉투는 꼭 준비해서 철수 시 되가져가길 바란다. 

▲ 취재일에 월척 두 마리를 낚고 기뻐하는 조해천 회원.

▲ 취재일에 올린 조과를 자랑하는 조해천(좌). 강원연 회원.

▲ 철수 앞서 조과를 보여주는 강원연 회원.

내비 입력 삼웅지(진주시 정촌면 소곡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