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골지 최상류에 자리잡은 필자(우)와 김선영 씨.

한가위 연휴 기간인 10월 2일, 취재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필자 고향에 위치한 반골소류지를 찾아가기로 했다. 낚시인들은 자기 집에서 가까운 곳은 자주 가지 않는 성향이 강한데, 필자 또한 가까운 저수지를 피하는 편이다. 그런데 반골지는 다른 매체에 소개된 적이 없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저수지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찾기로 하였다. 

토종 어류만 서식하는 계곡형 저수지

대전에 거주하는 필자의 오랜 친구인 김선영 씨와 동행출조를 했다. 나는 먼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 저수지에 도착했다. 반골지의 현지 명칭은 ‘빙골지’라고 하며 여름에도 얼음처럼 물이 시원하고 저수지 바닥에서 항상 지하수가 샘솟아서 현지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반골지는 만수면적 6천평의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며 외래어종이 서식하지 않고 붕어, 잉어, 가물치, 동자개, 동사리, 새우, 참붕어, 납자루, 피라미 등 다양한 토종어류가 서식한다. 자생하는 새우, 참붕어, 납자루를 채집해 미끼로 즐겨 사용하며 잔 씨알의 입질이 시작되면 옥수수를 여러 개 꿰어서 미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최근에는 배수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요 몇 년간 일정하게 수위를 유지했다. 현재도 만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곡형 저수지답게 만수 때는 낚시자리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오후에 먼저 도착해 저수지 연안에 채집망을 담근 후 최상류에 있는 자리를 둘러보았다. 상류 진입로 주변에 낚시하기 편한 자리가 있었지만 우안 최상류 새물유입구가 마음에 들어 짐을 여러 번 옮기며 자리를 잡았다.  

▲ 반골지 상류에서 발견한 벌어진 밤송이.

▲ 반월지 주변에 핀 코스모스.

▲ 최상류에서 바라본 제방.

참붕어 미끼 VS 옥수수 미끼 

어둠이 내려앉기 전 대전에서 출발한 김선영 씨가 도착해 도로가 상류에서 낚싯대를 폈다. 우리는 달이 산 위로 올라가기 전까지 낚시한 후 저녁을 먹기로 하고 밤 9시까지 낚시에 집중했다. 잡어의 성화에 대비해 10대의 낚싯대에 굵은 참붕어 미끼를 꿰어서 던져 놓았고 짧은 대 보다는 긴 대 위주로 1.7칸부터 4.8칸까지 대편성을 했다.  

첫 입질은 나에게 왔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인 오후 6시 무렵 가장 긴 대인 4.8칸 찌가 몸통까지 쭉 올리는 입질이었다. 검지만 한 참붕어를 꿰어놓았는데 중후한 찌올림 뒤 찾아온 붕어는 월척에서 조금 모자라는 9치급 붕어였다. 당찬 힘을 과시하며 나온 녀석은 굵은 참붕어를 이미 삼킨 버린 뒤였다. 

반골지는 예부터 참붕어와 납자루 미끼가 효과적이었고 잔 씨알 붕어와 잡어의 성화가 심해 다른 미끼보다도 효과적인 듯했다. 나의 첫 입질 후 맞은편 상류에 자리한 김선영 씨도 연속으로 입질을 받아냈다. 김선영 씨는 생미끼를 사용하지 않고 작은 바늘에 옥수수 미끼를 한 알씩 꿰어 채비를 던졌다. 김선영 씨는 9대의 낚싯대를 폈는데 그중에서도 4칸 대 이상 긴 대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 참붕어 미끼로 낚은 준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 참붕어 미끼는 등꿰기를 해서 최대한 오래 살릴 수 있도록 사용한다.

▲ 김선영 씨가 반골지에서 사용한 채비와 옥수수 미끼를 보여주고 있다.

▲ 잡어의 입질에 취약해 여러 마리 꿰기로 사용한 새우 미끼.

준척이지만 당찬 손맛이 매력 

시간이 흐르자 씨알을 떠나 꾸준한 입질이 들어왔다. 나는 아무래도 큰 생미끼를 사용해서인지 잔 입질만 있을 뿐 큰 씨알이 입질하지 않았다. 밤 9시까지 나는 입질을 받지 못했고 김선영 씨는 작은 씨알이어도 잦은 입질을 보았다. 밤 9시가 되어서는 늦은 저녁식사로 따끈한 오뎅탕을 먹은 후 다시 10시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 야식으로 준비한 따끈한 오뎅탕.

그런데 달이 저수지를 환하게 비추자 붕어의 입질이 뜸해졌다. 그러다가 자정을 지나 달이 저물면서 다시 입질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입질을 받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 1시 무렵에 3.3칸 대에 입질을 받았다. 챔질과 함께 힘을 쓰고 올라온 녀석은 분명 월척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올리고 보니 월척에서 조금 빠지는 씨알이었다. 

붕어 입질과 더불어 피라미와 징거미의 입질도 살아났다. 잔 입질에 대응하기 위해 새우를 여러 마리 꿰어도 입질로 인한 미끼 손상이 심했으며 굵은 참붕어 미끼는 그나마 오래 버텼다. 

새벽 시간 씨알은 작지만 붕어의 입질은 이어졌고, 나는 새벽 2시가 넘어 2.0칸 대에 새우 미끼로 7치급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김선영 씨도 간간이 입질을 받으며 날은 환해졌다. 필자는 붕어 3마리를 낚았고 김선영 씨는 16마리를 낚아냈다. 월척 없이 대부분 준척이었지만 반골지 붕어의 힘이 좋아 만족한 출조였다.

▲ 김선영 씨가 지난 밤에 낚은 깨끗한 반골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출조 다음날 오전에 입질을 받고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김선영 씨.

▲ 필자와 김선영 씨가 반골지에서 낚은 조과. 방생한 것을 포함하면 20여 마리를 낚았다.

반골지낚시 TIP

1. 잔 씨알 붕어와 잡어 성화가 심할 때가 많으므로 현장에서 미끼 채집은 필수다. 참붕어는 낮에만 채집이 가능하며 새우와 다른 생미끼는 밤에도 채집망에 들어온다. 

2. 옥수수 미끼는 마릿수 조과와 씨알 면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지만 바늘에 여러 개를 꿰어놓는 것이 큰 씨알을 낚는 데 도움이 된다. 

3. 반골지 옆에는 전원주택(주말) 2채가 있고 저수지 상류에는 현지 어르신이 거주하신다. 항상 운동 삼아 새벽부터 저수지를 돌며 주변 환경 정화에 힘을 써주시는 분이라 기사를 보고 반골지를 찾는다면 인사와 함께 깨끗한 낚시를 즐기시길 당부드린다.

내비 입력 논산시 양촌면 임화리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