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포 외수질 첫 출조에서 굵은 씨알의 어름돔을 올린 황판선 씨.

올해 격포 배낚시는 흥미로운 어종 하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어름돔이다. 가끔씩 ‘얼음돔’으로 잘 못 표기하는 어름돔은 원래는 깊은 바다에 사는 고기로 평상시에는 그물에도 잘 걸려들지 않는다. 1년 중 산란기 즈음한 시기에 서서히 얕은 여밭으로 나오는데 그 양이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내가 어름돔을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오천에서다. 횟집에 들어온 어름돔을 보고 수입산 양식어종을 넣어놓은 줄 알았더니 그물로 잡은 것이라고. 생전 처음 본 물고기라 신기했고 자료 사진을 찍기 위해 뜰채로 떠내다가 어찌나 힘이 세고 난폭한지 입고 있던 옷이 다 젖은 기억이 있다. 

이후 다문다문 어름돔을 여러 항포구에서 볼 수 있었지만 역시 가장 많은 양을 본 것은 격포 배낚시에서다. 민어를 노리는 외수질 낚시 도중 간혹 한 마리씩 올라왔는데 올해는 그 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8월에는 형제섬 일대에서 한 배당 100마리에 가까운 어름돔도 낚였다고 한다. 

▲ “생김새도 독특하고 손맛도 대단합니다.” 수원에서 온 이충현 씨도 어름돔 손맛을 만긱했다.

형제섬, 풍력발전소, 위도 일대에서 출현 잦아 

▲ 형제섬 인근에 설치한 풍력발전소.

보통 어름돔은 5~6월이 산란기로 알려져 있으나 산란을 마친 녀석들이 언제까지, 어디 해역에 머무는 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서해안 중에서도 유독 격포 앞바다, 그중에서도 형제섬, 풍력발전소 인근, 위도권 일대만 잘 낚이는 게 특징이다. 이에 대해 격포 서울낚시 김신곤 사장은 “일단 어름돔이 여밭에서 낚이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수심이 유별나게 깊거나 얕은 것은 아니라서 다른 포인트와는 차이는 거의 없는 편이다. 아무래도 형제섬 일대 물골이 어름돔이 올라붙는 길목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름돔은 어떻게 낚을까? 현재로선 정형화된 채비법은 없는 상황이다. 어름돔만 노리고 출조하기보다는 주로 민어와 농어를 노리는 출조 때 ‘덤’으로 낚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름돔만 노린다면 형제섬 일대로만 집중 출조해야 하는데, 민어 외수질은 다양한 포인트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그러기도 힘들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바늘을 약간 작은 걸 쓰면 더 잘 낚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민어 외수질낚시에 사용하는 바늘은 농어바늘 16호 내외인데, 어름돔은 돔이라는 이름답게 입이 작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미끼만 물어뜯었다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 편이다.(어름돔은 농어바늘 16호에도 걸려나올 정도로 먹성이 포악한 편이다.) 만약 낚시 도중 걸렸다 떨어지는 입질이 반복된다면, 미리 묶어 놓은 감성돔바늘 6~7호 목줄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취재일 사용한 장비. 낚싯대는 마탄자의 O-TACO B170, 릴은 바낙스의 카이젠Z 150W.

단단한 육질 덕에 회맛도 일품 

격포 앞바다에서 낚이는 어름돔은 매년 7월에서 9월 사이가 피크이고 10월로 접어들면 입질 빈도가 크게 떨어진다. 고수온일 때만 활성이 좋은 녀석이므로 어름돔을 만나고 싶다면 9월 한 달 안에 출조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울러 어름돔은 육질이 단단해 돌돔 버금간다는 게 미식가들의 얘기다. 회 뜰 때도 칼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이며 구이나 매운탕을 끓여놔도 맛이 좋다는 평가다. 

그동안 서해 외수질낚시의 주요 대상 어종은 민어, 농어, 광어, 우럭 등이었는데 여기에 어름돔이 추가되면서 더욱 흥미로운 시즌이 진행 중이다. 격포권 민어 외수질 선비는 산 새우 미끼 포함 1인당 13만원이다. 

▲ 격포권 외수질낚시 전문선 남부낚시호.

▲ 서산에서 온 김진희 씨가 굵은 광어를 걸자 김춘곤 선장이 뜰채 지원에 나섰다.

▲ 격포 서울낚시 김신곤 사장도 굵은 광어를 올렸다.

▲ 이충현 씨가 산 새우 미끼를 물로 나온 감성돔을 보여주고 있다.

▲ 황판선(왼쪽), 정병문 씨가 동시에 올린 굵은 광어를 보여주고 있다.

가을 맞은 격포 배낚시 출조 패턴 주꾸미, 문어, 민어 3파전 

본격 주꾸미, 문어 시즌이 개막되면서 민어 외수질 위주의 출조 패턴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조금을 전후한 물때에는 주꾸미와 문어, 사리를 전후한 물때에는 민어 외수질 위주의 출조가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민어는 풍부한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주꾸미와 문어도 조황이 양호한 상황이다. 물때와 관계없이 ‘손님이 어떤 어종에 몰리냐’에 따라서도 그날 출조 방향이 바뀌므로 미리 현지에 문의해 볼 필요가 있다.

▲ 김진희 씨가 올린 통치(작은 씨알의 민어).

▲ 지난 8월 초 출조에서 미터급 민어를 올린 최윤섭 씨.

▲ 개인 물칸에 살려둔 물고기들. 위에서부터 민어, 농어, 수조기.

문의 격포 남부낚시 063-582-8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