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계룡지에서 배스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는 최철호 씨.

폭염의 계절이 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배스 루어낚시에서 가을은 ‘쏘감낚시’의 계절이라 부를 정도로 활성 좋은 배스가 무빙 루어가 잘 낚인다. 쏘감낚시란 묵직한 루어를 캐스팅한 후 빠르게 감아 들이는 액션을 반복하는 것이다. 시원하게 루어를 쏘고 감는 패턴에 배스가 빠르게 움직이는 루어를 쏜살같이 쫓아와 입질한다. 그래서 다양한 루어를 써볼 수 있고 호쾌한 입질을 맛볼 수 있다.

제방 연안에선 3짜 배스 러시

9월 2일 아침 6시, 쏘감낚시에 적합한 넓은 필드를 찾다가 충남 공주시에 있는 계룡지로 출조했다. 최근 크랭크베이트, 채터베이트 같은 무빙 루어에 배스가 잘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함께 출조한 낚시인은 금동현, 조성민, 지경호, 최철호(디퍼 필드테스터) 씨.

취재팀은 우선 계룡지 제방에 집결했다. 제방 왼쪽 연안을 따라 저수지로 진입해 다양한 무빙 루어로 각자 원하는 지점에서 공략을 시작했다. 저수지 건너편으로 보이는 계룡산 위로 아직 해는 뜨지 않은 상황. 분위기는 꽤 그럴듯했다.

그러나 배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배스가 먹이활동을 할 시간대인데도 피딩은 아주 드물게 목격될 뿐이었다. 루어 로테이션으로 다행히 3짜급 배스 몇 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톱워터 루어에는 반응하지 않았고 크랭크베이트와 립리스 크랭크베이트에만 겨우 몇 마리가 낚였다.

낱마리도 문제였지만 하류 제방과 물속 스트럭처 여건이 좋은 취수탑 근처에서도 큰 배스를 만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배스가 가끔 나왔지만 씨알이 너무 잘았다. 아무래도 큰 놈들은 연안에서 먼 곳에 위치하고 있을 것으로 보였다.

▲ 오전에 찾아간 계룡지 제방 연안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 휴대용 어탐기 디퍼로 촬영한 계룡지 연안 수심과 지형.

▲ 무빙 루어를 사용하기 적합한 ‘바낙스 에스파다 나노 C70MH’ 로드.

▲ 필자가 계룡지 취재에 사용한 장비와 낚은 배스.

바닥 리액션바이트에 입질 쇄도

결국 현지인 최철호 씨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에게서 이곳에서 포인트 환경이 가장 좋다는 석양정 포인트를 추천받고 그곳으로 이동했다. 마침 상류로부터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물색이 탁해졌는데, 연안에 호박돌이 많은 곳이라 충분히 배스가 붙어 있을 만한 곳으로 보였다.

기대는 적중했다. 크랭크베이트에 배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낱마리가 아니라 계속 입질했다. 취재팀의 분위기가 반전했다. 다들 크랭크베이트와 채터베이트, 스피너베이트와 같은 루어를 적극 운용하기 시작했고 다들 환호성을 지르며 잡아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고 있어서 물색이 탁했다. 이럴 때는 보통 파동을 만들어내는 루어를 쓴다. 소음 속에서 시끄러운 것으로 어필하면 배스가 루어를 인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롱빌 크랭크베이트에만 입질이 집중되었고 나머지 루어에는 간헐적으로 입질이 들어왔다. 특히 롱빌 크랭크베이트가 바닥에 부딪힐 때 배스가 반응했다.

우리는 여기에 착안해 립리스 크랭크베이트로 바닥을 긁어보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바닥에 부딪히는 액션에 배스가 반응했다. 바로 리액션바이트가 패턴의 열쇠였던 것이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로 낚시가 되었다. 패턴과 포인트를 대략 찾았고 입질 패턴의 원리도 분석해낸 취재팀은 실컷 손맛을 보았다.

▲ 필자가 얕은 연안을 공략하기 위해 사용한 스퀘어빌 크랭크베이트.

▲ 필자가 라인에 크랭크베이트를 묶고 있다.

▲ 립리스 크랭크베이트로 40cm급 배스를 낚은 조성민 씨.

▲ 최철호 씨가 롱립 크랭크베이트로 씨알 좋은 배스를 낚았다.

▲ 바닥 공략에 사용한 게리 야마모토 4인치 그럽.

물색 맑아지자 ‘4인치 팻이카’에 입질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3시에 다시 석양정 포인트를 찾았다. 어느덧 바람은 완전히 멎었다. 물색은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고 배스들은 사냥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크랭크베이트에는 반응이 없었다. 배스는 더 먼 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게리 야마모토 팻이카 4인치 웜을 선택했다. 비거리가 좋을 뿐 아니라 바닥걸림이 적어서 돌바닥을 공략하기에 최적의 루어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예상은 적중! 팻이카로 바닥을 두드리니 배스가 입질하기 시작했다. 취재팀은 바람이 불 때와 멎었을 때 두 환경에서 모두 패턴을 찾아낸 것이었다.

어느새 해가 기울고 있었다. 저녁 피딩 전까지는 팻이카로 계속 배스를 낚았다. 먹이활동을 쉬고 있는 배스를 잡아낸 탓인지 한 포인트에서 몇 마리를 잡아내면 더 입질이 없었다. 그러다 포인트를 옮기면 배스가 다시 반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포인트를 옮기지 않아도 배스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저녁 피딩 시간에 가까워졌다는 뜻이었다.

▲ 석양정 포인트에서 입질을 받고 손맛을 즐기고 있는 필자.

런커 두 마리에게 털린 멘탈

해가 질 무렵에는 아주 먼 곳까지 캐스팅한 팻이카에 입질이 들어왔다. 라인을 가져가기를 기다린 후 훅셋! 로드를 세우려는데 로드가 휘어지며 라인이 울어댔다. ‘웅웅웅!’ 버트 파워가 강한 ‘바낙스 에스파다 나노 C70MH’였음에도 로드가 허리까지 휘어졌다는 것은 엄청난 녀석이 입질한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다 ‘틱’하고 라인이 터졌다. 바닥에 돌이 많았는데 라인이 어딘가에 쓸렸던 모양이다. 놓친 아쉬움도 잠시, 이제 빅배스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으니 빠르게 재정비 후 낚시를 이어가야 했다. 머지않아 또 다시 들어온 입질. 역시 팻이카로 먼 곳에서 받은 입질이었다. 훅셋! 그렇게 4짜 한 마리를 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 계룡지 석양정 아래 포인트에서 게리 야마모토 팻이카 4인치 웜으로 40cm가 넘는 배스를 낚은 필자.

런커를 놓치고 만난 4짜라니 아쉬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다행히 어두워지면서 입질 빈도는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텅’하는 강한 어신과 함께 로드를 뺏길 뻔한 입질이 들어왔다. 훅셋! 굉장한 힘이 느껴졌다. 아까 놓친 빅배스 생각에 이번엔 드랙을 살짝 풀었다. 그런데 그 순간 배스가 어딘가에 박혔다. 분명히 이때까지 배스가 박힐 만한 구조물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아쉽게도 그렇게 또 빅배스를 놓치고 말았다. 배스 두 마리에게 완전히 ‘멘탈’이 털린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오후 7시. 주위는 캄캄했다. 서둘러 회원들과 함께 저수지를 빠져나왔다. 아쉬움이 큰 취재였다. 그러나 계획했던 쏘감낚시로 많은 손맛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함께 고생한 취재팀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계룡지 취재기를 줄인다.

▲ 석양정 포인트에서 40cm 후반 빅배스를 낚은 최철호 씨.

▲ 40cm 배스로 손맛을 본 금동현 씨.

▲ 계룡지 석양정에서 기념 촬영한 취재팀. 뒤쪽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성민, 지경호, 김동현, 최철호, 필자.

내비 입력 계룡면 하대리 산56-3(제방)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 산32-4(석양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