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위가 어두워짐과 동시에 갈치 입질을 받은 성진환 씨와 이성진 씨. 올해 첫 갈치 출조에서 마릿수 손맛을 봤다.

이번 가을 군산권 갈치 루어낚시는 특별난 방법으로 개막 현장을 촬영해봤다. 보통은 새만금방조제 또는 고군산군도 내 섬 방파제와 갯바위에서 취재를 했지만 이번에는 보트 루어낚시로 고군산군도의 미답 포인트를 답사해보고 싶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보트 소유자들이 밤만 되면 야간 출조로 떼갈치를 낚는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실제로 선상낚시를 하면 연안낚시보다 더 많은 갈치를 낚을 수 있는지, 손을 안 탄 곳은 확실히 자원이 많고 씨알도 굵은지 등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특히 취재일이었던 8월 21일은 연안낚시 조황 부침이 심했던 반면 군산 신항만 건설장 인근 뜬방파제 해상에서 많은 갈치 어군이 확인된다는 제보에 그 현장도 찾아가볼 계획이었다.

무녀도 남쪽 홈통에서 보트낚시로 갈치 타작

이번 출조에 도움을 준 사람은 군산 낚시인 강구태 씨다. 강구태 씨는 자신의 공방에서 ‘153공방’ 브랜드의 집어등을 제작 중이며 같은 이름의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제작한 153집어등은 밝고 안정된 성능, 뛰어난 집어력으로 집어등 분야에서는 명품으로 손꼽힌다.

▲ 153공방의 신제품 스마트 P120 집어등.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가 오래가고 광량도 강력하다.

8월 21일 오후 6시. 강구태 씨의 모터보트를 타고 무녀도 남쪽 홈통을 찾았다. 홈통 안에 배를 세운 뒤 아이파일롯이라는 전기모터를 작동시켜 보트가 계속 한자리에 계속 머물도록 만들었다. 어두워지려면 시간이 남아 루어 채비 세팅을 마치고 날이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렸다.

▲ 153공방 강구태 대표의 모터보트를 타고 취재에 나섰다.

한편 무녀도는 육지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인지 홈통 안쪽 물빛은 방조제권보다는 확실히 맑았다. 사실 나는 갈치라는 물고기는 민물 영향을 적당히 받고 물색도 약간 탁한 곳에 많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왔는데(실제로 그런 포인트가 많기에) 날이 어두워짐과 동시에 그 생각은 단순 선입견이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같은 시각 새만금방조제와 섬 선착장에서는 거의 입질이 없는 반면 우리 포인트에서는 일타일피 식으로 갈치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 모터보트 위에서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 날이 어둡기 전에는 삼치와 보구치가 갈치 루어에 걸려 나왔다.

내 옆에서 낚시한 이성진 씨는 불과 30분 만에 30여 마리를 낚아 1분 당 1마리 꼴로 갈치를 낚아낼 정도였고 동행한 성진환 씨와 초보자인 송봉준 씨도 1시간 여 동안 30마리가 넘는 조과를 올릴 수 있었다. 씨알은 2지는 넘고 3지에는 못 미치는, 전형적인 시즌 초반급 씨알이었다.

▲ 153공방 강구태 대표의 솜씨. 집어등 제작에 있어서는 최고의 장인으로 꼽힌다.

▲ 성진환 씨가 랜딩 도중 꼬리가 뜯겨 버린 갈치를 보여주고 있다.

생자리 갈치 포인트 개발 러시

한편 우리를 가이드한 강구태 씨는 “갈치는 철저하게 먹이고기를 따라 다닙니다. 방조제나 선착장 부근도 베이트피시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지만 손 덜 탄 섬 갯바위 연안에는 더 많은 베이트피시가 있습니다. 특히 이곳처럼 으슥한 홈통에서 집어등을 켜면 베이트피시와 갈치 모두 엄청난 양이 몰려듭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워킹낚시터로도 생자리 포인트를 찾아다니는 출조가 유행입니다”라며 최근의 출조 패턴을 설명해줬다.

함께 낚시한 이성진 씨 역시 “지난 주에 격포 위도로 들어갔다가 씨알이 2지에도 못 미쳐 그냥 나왔다”고 말할 정도로 갈치낚시인들의 생자리 개발 열기는 새로운 유행이 되고 있다고 한다.

밤 11시경 끝썰물까지 폭발적으로 이어지던 갈치 입질은 간조가 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그 즈음에 맞춰 파도가 잔잔해져 뜬방파제로 이동해 보았는데 조류와 파도가 거세게 받치는 그곳은 확실히 물색이 탁했고 어탐기에 어군도 찍히지 않았다. 다시 무녀도로 돌아온 우리는 초들물에 1시간 정도 더 낚시해 10마리씩 갈치를 추가했고 밤 12시경 신시도 선착장으로 철수했다.

한편 우리가 철수할 즈음인 자정 무렵에 보트를 끌고 갈치 출조에 나서는 낚시인들도 있었다. 물때상 들물에 맞춰 포인트를 찾아간다는 느낌이었다. 개인 보트 소유자들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대상어의 다양화 뿐 아니라 출조 시간도 전문적이고 세분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취재일에 성진환 씨가 2시간 만에 거둔 조과. 밤 12시까지 30마리를 더해 총 50마리 넘게 낚았다.

▲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지그헤드 루어. 초반에는 5g 내외의 무게가 유리하다.

▲ 갈치 루어낚시 채비. 와이어에 집어등이나 케미컬라이트를 삽입해 쓴다. 집어 역할도 있지만 채비의 이동 궤적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올해도 붐비는 새만금방조제 33센터

▲ 새만금방조제 최고의 갈치 포인트로 꼽히는 33센터 인근. 낚시인이 밝힌 집어등과 가로등불이 섞여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일행들과 헤어진 후 나는 차를 몰고 새만금방조제를 둘러보았다. 신시도 입구에서 부안 방면으로 달리자 수문을 관리하는 ‘33센터’로 불리는 곳이 나왔고 그곳에 많은 차량이 주차해 있었다.

33센터 앞이 갈치 포인트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인근에 거대한 규모의 수문이 있고 다른 방조제 구간보다 수심도 깊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빼어난 조황을 보이는 구간이다. 그러나 취재일은 슈퍼문 여파인지 대사리 물때로 인해 물색이 탁해 방조제권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다행히 조금물색이 지나 다시 물때가 살아나면서 조황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33센터 외에 이번 가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인트는 야미도 둘레길 코스가 꼽히고 있다. 이곳은 섬과 섬 사이가 큰 물골이라 늘 빠르고 강한 조류가 흐르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진입로가 외길이고 주차공간이 좁아 차량이 몰리면 이동이 쉽지 않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수위가 내려가면 갯바위를 따라 아래로 이동해야해 밤에는 위험할 수 있어 초보자는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만약 가족 또는 초보자와 함께 출조했다면 조황은 다소 뒤지더라도 방조제나 섬마을 선착장처럼 발판이 안전한 곳을 찾는 걸 추천하고 싶다.

군산 비응도 길가에 늘어선 낚시점에 가면 갈치낚시 채비와 장비 구입은 물론 포인트 안내까지 상세하게 받을 수 있다.

▲ 보트를 띄운 신시도 선착장 방파제. 이곳도 인기가 많은 갈치 포인트다.

문의 153공방 010-5795-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