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2일에 금오도로 출조한 라팔라 필드스탭 김은석 씨가 금오도 대유방파제 옆 갯바위에서 낚은 킬로급 무늬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13일, 지인으로부터 금오도 무늬오징어 조황이 실로 어마어마하게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 못해도 1인당 두 자릿수 이상을 낚았다거나 많이 낚은 사람은 하룻밤에 40마리도 낚았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출조 계획을 세웠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장 출조가 힘들어 딱 일주일을 더 기다려 평일에 출조하기로 했다.  

중간 중간 주말과 평일에 금오도로 출조한 사람들의 조황까지 챙겨 본 결과 무늬오징어 조황이 꾸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주일 전보다는 마릿수와 크기가 조금 줄어든 상태였지만 그래도 많은 양이 낚이는 건 확실했다.

▲ 김은석 씨가 금오도에서 하룻밤 동안 거둔 무늬오징어 조과. 20마리가 넘는다.

8월 초에 폭발적인 호황 보인 금오도  

지난 8월 19일. 하필 출조 전날 남해안에 비 소식이 전해졌다. 급기야 호우주의보가 발효되고 내가 사는 부산에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일기예보상으로는 출조 당일 새벽까지 비가 오는 상태라 다행히 금오도에 도착하면 비가 그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정을 변경하지 않고 출조를 강행했다. 

한편으론 많은 비로 인해 담수가 유입되면서 염도 저하와 더불어 흙탕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러나 금오도는 육지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섬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19일 오후 1시, 여수 신기항에 도착해 카페리에 차를 싣고 금오도로 출발했다. 그런데 오전에 그친다는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금오도에 도착해서도 비가 내릴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도착하니 해가 쨍쨍 났다. 

▲ 돌산도 신기항에서 출항해 금오도 여천항으로 향하고 있는 카페리.

첫 포인트로 심포항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대유, 소유방파제 일대를 가려했다. 일주일 전에 최고 좋은 조황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동 중 금오도 계곡에 물이 넘쳐흘렀고 돌산도 연안도 물색이 좋지 못해 더 남쪽에 있는 심포항으로 장소를 급히 변경했다. 

금오도도 빗겨가지 못한 호우 여파  

호우주의보의 여파는 예상보다 대단했다. 심포항으로 가는 길에도 계곡과 연결된 바다는 흙탕물이 많이 유입되어 물색이 아주 나빴다. 나는 육지에서 흘러드는 담수만 걱정했지 금오도에 계곡이 여러 개 있을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심포항에 도착하니 역시나 물색이 흐렸다. 오후 3시쯤 도착했고 너무 더워서 일단 포인트 탐색만 하기로 했다. 3.5호 섈로우 타입 에기로 채비하고 낚시할 자리에 서서 포인트를 둘러보니 물속 시야가 채 1m가 되지 않았다. 무늬오징어가 육안으로 에기를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래틀이 내장되어 소리와 진동을 내는 에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1시간가량 방파제 구석구석을 훑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이동을 결정했다. 

두 번째 포인트는 금오도 서남쪽에 있는 학동으로 정했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해보니 학동 역시 물색이 많이 흐렸다. 흙탕물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많이 흐렸다. 학동에서도 래틀이 들어간 에기와 섈로우, 슈퍼 섈로우 에기를 30분 정도 던져보고 반응이 없어 다시 포인트를 이동했다. 

안도에서 드디어 무늬오징어 조우

세 번째 포인트로 학동에서 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직포항을 택했다. 이곳의 물색은 앞선 두 포인트 보다는 좋았다. 하지만 평소 물색보다는 많이 흐렸다. 

직포선착장에서 탐사를 이어 나갔다. 바람이 터지고 옆바람이라 라인 관리가 힘들었다.  빠르게 탐사할 목적이라 빠른 템포로 부채꼴 방향으로 캐스팅을 이어나가며 반응을 살폈다. 

내항으로 던진 에기에 드디어 반응이 왔다. 3호 노멀 타입 에기를 사용했는데 3호 에기 몸통만 한 무늬오징어 한 마리가 따라왔다. 녀석은 에기가 크게 느껴졌는지 에기를 안고 가지는 않았다. 에기 사이즈를 변경하지 않고 섈로우, 슈퍼섈로우 타입으로 30분가량 더 노려보았지만  어떤 반응도 오지 않았고 직포방파제 외항에서 또 30분가량 이곳저곳 찔러 보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낮에 탐색한 곳 중 한 곳을 정해 저녁 피딩을 노려볼까 했지만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어 금오도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안도로 이동했다.  

안도의 몽돌해수욕장 서쪽 갯바위 일대를 저녁 피딩 장소로 정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물색이 아주 맑았다. 갯바위 경사가 완만해 낚시하기에도 편했다. 하지만 맞바람이 불어와 라인 관리가 성가신 상황. 넒은 포인트를 빠르게 탐색할 생각으로 최대한 어필력 좋은 에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입질이 없었다. 해는 점점 저물어가서 피딩 타임이 끝나기 전에 얼른 무늬오징어를 찾아야만 했다. 몽돌해수욕장 브레이크라인을 겨냥해 최대한 멀리 캐스팅했고 그제야 입질이 왔다. 에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갑자기 라인을 당기는 시원한 입질이 왔다. 올려보니 900g이 조금 넘는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가 올라왔다. 같은 자리에서 한 마리를 추가하니 다시 입질이 끊겼다. 

▲ 안도 몽돌해수욕장 옆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올린 필자.

▲ 필자가 안도 갯바위에서 첫 수로 올린 900g 무늬오징어.

이번에는 안도대교 밑으로 이동했다. 안도대교 아래는 발밑으로 얕은 잘피밭이 펼쳐지고 먼 곳은 조류가 빨라 둘 다 노릴 수 있었다. 다행히 입질을 받을 수 있었고 작은 무늬오징어를 두 마리 더 추가하고 밤낚시를 마쳤다. 다음날 아침에도 포인트를 둘러봤으나 여전이 물색이 나빠서 더 이상의 탐색은 무의미하다고 결론내고 오전 8시20분 첫 배를 타고 금오도를 빠져나왔다. 

▲ 다음날 오전에도 안도대교 아래에서 작은 무늬오징어 한 마리를 낚았다.

취재협조 라팔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