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방에서 바라본 관동지. 전 연안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가을의 문턱 9월의 시작과 동시에 17년 만에 창녕군 대지면 본초리에 있는 관동지를 찾았다. 약 5천100평 규모의 양수형 저수지인 관동지는 토종터임에도 과거부터 4짜와 5짜가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약 3년 전 가뭄 때 많은 양의 물을 수로에서 퍼 올리면서 많은 잔챙이 붕어와 잡어가 유입됐다. 아울러 전 연안이 고른 수심을 보여 낚시가 잘 되는 구간이 따로 있는 곳은 아니다. 아무튼 여전히 과거의 대물 자원을 고스란히 보유 중이고 포인트 편차도 크지 않아 로즈피싱 내 락피싱조우회의 정출 장소로 낙점했다.  

▲ 도로변에서 바라본 좌안 상류. 초봄에 인기를 끄는 명당이다.

짧은 대에 집중되는 입질 

지난 9월 2일 금요일. 회사를 마치자마자 일찍 정출 장소로 향했다. 관동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수지가 크게 변한 건 없었다. 이곳은 현지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 전날 미리 도착한 것은 현지 낚시인들에게 정출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낚시자리 및 본부석 자리를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 도로변 포인트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금요일 밤 9시쯤 도착해 저수지를 돌아보니 도로변 맞은편 옥수수밭 부근에서 낚시하던 현지 낚시인이 철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조과를 여쭈어보니 잔챙이밖에 나오질 않는다고 푸념을 했다. 

돌아와 내가 낚시할 자리를 잡고 낮에 먼저 도착한 회원들과 저녁식사 겸 술 한 잔을 나누며 밤낚시를 시작했다. 이날 나는 짧은 낚싯대로 대편성을 하였다. 낮에 만난 현지 낚시인의 조언 때문이었는데 정말로 짧은 대부터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씨알이 아쉬웠다. 올라오는 녀석들은 전부 5치에서 8치급. 잡어 성화도 심해져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오전 9시쯤 늦게 잠에서 깼다.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회원들이 속속 본부석에 도착하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각자 자리로 돌아가 낚시를 시작했다. 

오전 11시쯤이 되자 또 다시 붕어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정신없는 입질에 여러 번 헛챔질을 하던 도중 대물급으로 추정되는 놈을 한 마리 걸었다. 수심이 깊어 더욱 힘이 강하게 느껴진 녀석은 분명 4짜급으로 짐작됐다. 그러나 간신히 끌어내 계측자에 올려보니 34.5cm짜리 허리급 붕어였다. 나름 기분이 좋았다.

대편성을 모두 마친 회원들도 이곳저곳에서 붕어를 연신 낚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씨알이 아쉽다고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 20~24cm급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씨알인데 확실히 낚시터 여건이 변하긴 변한 듯했다. 

▲ 필자가 오전 10시경 수심 4m권에서 올린 34.5cm 붕어.

여명과 동시에 올라온 월척 

시간이 흘러 밤 11시쯤 야식을 즐긴 후 다시 새벽낚시에 집중했다. 새벽 2시 쯤 또 대물을 걸었으나 아쉽게도 목줄이 터지면서 놓치고 말았다. 아쉬움에 넋을 놓고 있는데 내 좌측 맞은편에 자리한 김양회 회원이 연속으로 월척을 낚고 있다고 알려왔다. 바로 옆 구본일 회원도 큰 입질을 받았으나 끌어내 보니 55cm짜리 잉어였다. 

▲ 밤 11시쯤 야식시간을 가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여명이 다가오자 회원들은 아침낚시에 기대를 걸었다. 오전 7시 쯤 내 우측에 자리한 하두원 회원이 “한 수 걸었다!”는 외침에 달려가 보니 34cm급 붕어였다. 결국 그 붕어가 아침에 낚인 유일한 월척이었다. 회원들이 낚은 붕어는 계측 후 모두 저수지에 방류했다. 

▲ 좌안 상류 초입에 자리했던 하두원 회원이 오전 7시경 올린 34cm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기록상으로는 하두원 회원이 1등, 필자가 3등을 했지만 우리는 총무와 회장 직책을 맡고 있어 2등과 4등, 5등에게 시상을 했다. 시상 후 낚시터 주변 정리를 깔끔히 한  후 하룻밤 정출 낚시를 마무리 하였다. 

▲ 정출 행사를 마친 후 기념촬영한 樂피싱조우회 회원들.

▲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樂피싱조우회 회원들. 왼쪽부터 김양회, 구본일, 하두원 회원. 구본일 회원은 50cm급 잉어로 손맛을 진하게 봤다.

▲ 7치 이상급 붕어만 모아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