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조한 다음날 아침에 입질을 받아 월척 붕어를 낚은 필자.

가을장마가 시작된 지난 8월 26일 경북 의성군의 위천 하류를 찾았다. 며칠 전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위천 수위가 올라 하류권 둠벙으로 많은 붕어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둠벙이 있는 곳은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 처음부터 이곳을 목적지로 잡은 것은 아니었다.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시기적으로 장춘리 둠벙에 붕어가 들어왔을 것이란 판단에 낚시하게 된 것이다.  

위천은 대구 군위호에서 발원해 군위군 의흥면-우보면-군위읍-소보면을 거쳐 의성군 비안면-안계면-단북면을 관통해 상주시 중동면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약 100km 길이의 지방하천이다. 

위천으로 유입되는 하천에는 지호천, 구천, 남대천, 신안천, 곡장천, 쌍계천, 위양천, 비산천 등이 있다. 서식 어종은 붕어, 잉어, 가물치, 누치, 살치, 메기, 동자개 등이 있으며 외래어종으로는 배스와 블루길이 있다. 

▲ 필자 일행이 낚시한 장춘리둠벙. 위천 본류와 물길이 연결되어 붕어들이 자주 들어온다.

▲ 둠벙 상류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위천 범람 때 둠벙으로 붕어 유입 

위천은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하천 중 규모가 제일 크다. 최근 조황이 낙동강 본류보다 좋아 9월 초순 현재 영남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위천 하류에는 크고 작은 둠벙이 많으며 본류대와 연결된 둠벙에도 본류대의 붕어들이 자주 들락거리며 낚시에 걸려들고 있다. 장마 때 본류대와 연결되었다가 수위가 내려가면 물길이 끓어지는 둠벙도 많다. 이런 곳은 붕어의 양이 한정적이므로 현장을 직접 보고 포인트를 선택해야만 한다.   

이번에 찾은 장춘리둠벙은 위천 본류와 물길이 연결된 곳이다. 최근 수위가 낮아지는 시기에 맞춰 출조했다. 위치는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 205-2. 위천 제방에서 연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진입이 수월한 곳으로, 주소를 입력한 장소에서 200m 더 하류로 내려가면 장춘교가 나오며 길을 따라 50m 더 들어가면 장춘리둠벙과 본류대가 보인다. 

장춘리둠벙까지는 승용차나 이륜차가 진입할 수 있으며 규모는 천평 정도다. 참고로 둠벙 건너편 연안으로 진입하는 길은 없지만 풀밭을 헤치고 들어가면 3~4명이 낚시할 수 있는 자리가 나온다. 

▲ 위천 제방에서 갈림길 아래(우측)로 길을 따라 200m 가면 장춘리둠벙이 나온다.

▲ 장춘리둠벙 입구에 주차하고 차량에 설치한 어닝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주변에 쉴 만한 그늘이 없다.

저녁엔 얕은 곳, 아침엔 깊은 곳에서 입질 

출조 당일 오후 2시가 넘어 울산 낚시인 백광현 씨도 도착했다. 수심을 여러 곳 측정하니 1.5m 전후가 나왔다. 아직 물색은 황토빛이었지만 낚시가 안 될 정도는 아니었다.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줄어 수위가 다소 낮아진 곳도 있었지만 그냥 장춘리둠벙에서 낚시하기로 했다.  

▲ 취재 당일 위천 본류 상황. 황토빛 물색이며 적당히 물의 흐름이 있었다.

오후 4시. 더위가 조금 누그러지는 시간대부터 낚싯대를 편성했다. 진입하기 좋은 길 앞에는 백광현 씨가 자리를 잡았고 나는 연안을 따라 우측으로 조금 들어가서 수몰 갈대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수몰 갈대를 일부 베어내 채비를 내릴 자리를 만들었다. 백광현 씨 자리는 본류와 가까워 내 자리보다 수심이 깊었고 내 자리는 가까운 곳이 1m, 4.3칸 대로 채비를 내리니 1.8m 정도 나왔다. 

오후 늦은 시간에 울산 낚시인 김경운, 김두현 씨도 합류해 함께 낚시했다. 어두워지고부터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다. 붕어의 활성이 나쁘지 않아 초저녁부터 준척 붕어 입질이 가끔 들어왔다. 초저녁에는 2.4칸 대에도 입질이 자주 들어와서 자정 전에 나는 월척 3수와 준척 여러 수를 낚았다. 일행들도 각자 몇 수의 준척과 월척 붕어를 낚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수위가 조금 내려가는 듯했다. 포인트에 도착했을 때보다 조금씩 낮아져 자정에는 10cm 이상 수위가 내려간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붕어 입질은 꾸준히 들어 왔고 대부분 찌를 살짝 올려서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이었다. 

▲ 필자가 사용한 옥수수 미끼. 잡어 성화를 피해 딱딱한 것을 골라서 사용했다.

▲ 낮에 가끔 옥수수 미끼에 올라오는 자라.

이듬해 4월까지 시즌 계속 이어져 

다음날 이른 아침에는 입질이 전반적으로 뜸했다. 그러나 수심이 깊은 곳에서 낚시한 백광현 씨 자리에는 가끔 월척 붕어 입질이 들어왔다. 해가 뜨고 나서 1시간쯤 후에는 얕은 곳의 입질은 사라졌으며 3.6칸 대 이상 긴 대에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끔 들어오는 잡어 입질 속에도 붕어 입질이 들어올 때는 한꺼번에 낚싯대를 두 대씩 들고 올릴 때도 있었다. 

우리 일행은 오전 10시까지 낚시했는데 조과는 월척 8수에 준척 20여 수. 입질은 초저녁과 오전에 자주 들어왔고 주로 낚이는 씨알은 월척급이 많았다. 

▲ 짧은 대로 갈대수초 주변을 노리고 있다. 초저녁에는 붕어 입질을 자주 받을 수 있었고 아침에는 입질이 끊겼다.

▲ 출조한 다음날 아침에 촬영한 장춘리둠벙. 수위가 30cm 정도 더 내려가 연안 육초에 흙탕물 흔적이 남아 있다.

▲ 김두현 씨가 미끼를 교체하고 찌를 던져 넣고 있다. 오전에는 잡어의 입질이 들어오기 때문에 미끼를 자주 갈아야 한다.

▲ 백광현 씨가 이른 아침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7일에는 지인이 장춘리둠벙으로 출조했다. 수위는 그때보다 30cm 이상 낮아졌고 물색도 맑아 낮보다 밤에 조황이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끼는 옥수수 미끼만 준비해도 월척급을 낚을 수 있었으며 11월 이후부터 4월 전까지는 글루텐 미끼가 유리하다고 한다. 

▲ 취재팀이 철수 전에 월척과 준척 붕어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필자, 백광현, 김두현 씨.

▲ 철수 때 취재팀이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김경운 씨.

▲ 취재팀이 낚은 조과. 준척과 월척 붕어 30마리가 조금 넘는다.

내비 입력 의성군 비안면 장춘리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