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경 씨가 오전에 올린 황금색 강한 8치급 붕어.

경북 의성군 봉양면 의성IC 5분 거리에 곡현지라는 소류지가 있다. 규모는 4천평 정도로 작지만 준공연도가 1945년일 정도로 오래된 곳이다.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다가 회사 일로 경북 경주로 이사 간 뒤 첫 출조라 출조지 선정이 쉽지 않았는데 의성에서 낚시점을 운영하는 이왕수 씨로부터 곡현지를 소개받았다. 이왕수 씨의 말로는 ‘규모는 작아도 4짜까지 나온 곳’이라는 설명이었는데 평소 소류지를 좋아하는 내 취향과도 맞아 출조를 결정했다. 

▲ 곡현지 우측 제방에서 바라본 전경. 마름이 잘 자라 있고 쓰레기를 찾아 볼수 없는 아름다운 소류지였다.

지난 8월 19일, 총 5명이 모여 의성으로 향했다. 그런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체감온도가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전국을 강타 중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악재도 우리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땀을 뻘뻘 흘리며 대편성을 마친 우리는 거의 실신 상태로 돌입)

낮에는 그렇게 덥더니 밤이 되자 선선한 기운이 돌았다. 보름 정도만 더 지나면 낚시인들이 좋아 하는 계절 가을이 온다는 점이 실감났다. 

이날 내가 자리한 곳은 제방 좌안 상류권. 마름이 적당히 덮여있었는데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오늘처럼 고수온 상태라면 분명 마름 밑의 그늘이 붕어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낚시자리에서 좌측이 상류, 우측이 중류였으며 각각 1m와 1.3m의 수심을 보였다. 장기간 비가 내려 만수 상황이었으며 총 11대의 낚싯대를 편성했다. 가장 긴 대가 4.4칸 대, 가장 짧은 대는 2.8칸 대였다. 

▲ 춘파낚시 이왕수(우측) 대표가 일행들에게 곡현지 포인트를 설명해주고 있다.

▲ 전북 남원에 출조에 합류한 정미경 씨가 제방 좌측 끝 포인트에서 붕어를 노리고 있다. 주말마다 낚시를 다니는 열혈 여조사이다.

출조 5일 전에 4짜까지 출현 

오후 2시경 낚싯대 편성이 끝나자마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옥수수를 끼워 놓은 정면 3.8칸 대에서 연신 입질이 찾아왔다. 아쉽게도 씨알은 그리 크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나오는 씨알이 6~8치 사이였다. 이 먼 곳까지 왔으니 내심 월척 이상급이 나오길 바랐는데 아쉬웠다. 다른 조우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 대편성 도중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6~7치급은 꾸준하게 올라왔다.

▲ 대편성을 마친 일행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 낚시텐트 안에서 비를 피해 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이왕수 씨에게 전화해 현재 상황을 설명하니 ‘며칠 전에는 4짜까지 낚였으니 열심히 낚시해보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더불어 밤낚시보다는 해뜰녘에 굵은 씨알이 낚일 확률이 높다는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출조는 1박 낚시 일정으로 온 만큼 날을 새서 낚시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큰 붕어는 낚지 못했고 6~8치가 평균이고 제일 큰 붕어가 9치 수준이었다. 이런 씨알로만 혼자 50마리는 올린 듯했다. 원래는 전량 방류할 생각이었으나 기사에 올릴 사진이 없을 것 같아 살림망에 살려두었다. 

이날은 상류권에 앉은 한수종 씨와 조돈영 씨 역시 상황이 비슷했고 제방 우안 중류에 앉은 후배 임채옥 씨도 마찬가지. 제방 우안 쪽에서는 마릿수도 부족했다. 마릿수만 놓고 볼 때상류권 조황이 대체로 앞서는 편이었다. 

▲ 필자가 곡현지에서 올린 30여 마리의 붕어. 초저녁에 낚은 6~7치들 까지 합하면 약 50수 정도를 낚았다.

▲ 상류에 앉은 경북 경산의 조돈영 씨도 7~8치급으로 손맛을 즐겼다.

▲ 필자의 낚시자리. 좌측 보다는 우측에서서 붕어가 많이 낚였다.

가물치 많아 생미끼보다 옥수수 미끼 특효 

곡현지는 얼음이 얼지 않는 한 낚시가 가능한 사계절 낚시터로 유명하다. 배스나 블루길이 살지 않는 토종터라 잔챙이 붕어도 많은 편이다. 가물치 개체수가 꽤 많아 지렁이를 쓰면 50cm급 가물치가 종종 바늘을 물고 나온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옥수수 미끼를 주로 쓴다고. 우리가 출조하기 5일 전에 올라온 4짜 붕어도 아침녘에 옥수수를 먹고 나왔다고 한다. 

곡현지에 분명 4짜를 비롯한 대물 붕어 자원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마릿수 위주로 즐기는 낚시인에게 딱 맞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한밤중보다는 초저녁과 아침녘에 입질 빈도가 높았고 1m 내외 수심에서 입질이 왕성했다. 

좌안 상류 끝에 3대, 제방 밑에 2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나온다. 우안 쪽은 짐을 메고 30~50m 걸어 들어가야 해 불편하지만 조용해서 좋을 듯했다.  

출조일은 여전히 수온이 높은 것이 잔챙이가 득세한 이유라고 생각됐다. 기온과 수온이 모두 내려가면 소문으로 듣던 4짜 붕어를 만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의성IC를 나오면 만나는 춘파낚시. FTV 출연자인 이왕수 씨가 운영 중이다.

▲ 춘파낚시 낚시 대표 이왕수 씨와 기념촬영한 필자. 필자의 후배로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문의 의성 춘파낚시 010-5354-0901

내비 입력 경북 의성군 봉양면 도원리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