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8일.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져 촬영지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저수지는 막바지 배수로 수위가 낮아졌고 유별난 날씨 변덕 때문인지 조황 기복도 심했다. 그러던 중 논산낚시회 유재천 고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내용은 ‘부여 구룡천에서 밤낚시를 했는데 씨알을 떠나 밤낮 할 것 없이 찌맛 손맛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었다.

▲ 지난 8월 28일 마릿수 호황 소식에 찾아간 부여 구룡천. 제방을 따라 길 정비가 잘되어 진입하기 수월하다.

▲ 사진에서 좌측은 신논티교, 우측은 구논티교다.

4짜뿐 아니라 돌붕어도 출현

구룡천은 충남 부여군 내산면 금지리 월명산에서 발원한 길이 20.9km의 지방하천이다. 금강 수계인 금천과 합류하며 금강으로 흘러든다. 현지인과 충청권 낚시인이 간간이 찾는 곳이며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금강 지류인만큼 어자원은 말할 것 없이 많으며 4짜가 훌쩍 넘는 대형 붕어와 더불어 당길힘이 으뜸인 돌붕어 출현도 잦다.

필자는 유재천 고문에게 소식을 들은 그날 곧바로 구룡천을 찾았다. 출조한 곳은 구룡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가까운 논티교 주변. 이곳은 구룡천 중류 구간으로 하류로 약 1.7km 더 내려가면 보가 형성되어 있다. 보덕분에 배수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위를 유지하며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인 씨알은 7~9치가 주종

28일은 비 예보가 있었지만 정오에 현장에 도착하니 비는 오지 않고 무덥고 습한 날씨였다. 논티교 아래로 내려간 후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줄풀을 잘라내고 찌 세울 자리를 다듬었다.

▲ 수초제거기로 줄풀을 잘라내고 있는 필자.

수심은 60cm~1m20cm. 2.4칸 대부터 4.8칸 대까지 폈고 미끼는 주로 지렁이를 사용했다. 구룡천은 낮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취재 당일 낮낚시에서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그러다가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부터 간간이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계에 서식하는 붕어답게 씨알은 작았지만 당길힘은 으뜸이었다. 취재 당일 평균적으로 올라온 씨알은 7~9치가 주종. 자라, 동자개, 배스 입질도 들어왔다. 어둠이 내려앉는 직전까지 붕어만 5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 동이 튼 후 필자가 새벽에 입질을 받고 손맛을 즐기고 있다.

▲ 필자가 구룡천에서 낚은 6~9치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현지인들은 떡밥, 옥수수 미끼 선호

구룡천은 한겨울을 제외하고 낚시가 가능하다. 특히 일교차가 커서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부터 호황이 시작된다. 유재천 고문이 마릿수 입질을 받은 8월 26일 밤에는 일교차가 커서 여름옷을 입고 낚시하기에는 춥다고 할 정도였지만 내가 출조한 날은 습하고 더워서 입질이 떨어지는 듯했다. 일교차가 커지는 9월 중순 이후에 출조한다면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보여준 구룡천 붕어.

참고로 구룡천을 찾는 낚시인들은 잡어 입질을 피하기 위해 생미끼보다는 떡밥과 옥수수 미끼를 사용한다. 지렁이는 잡어를 많이 탄다고. 더불어 논티교 주변으로는 줄풀은 물론 갈대와 부들도 자라므로 맨바닥을 노리기보다는 수초 주변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논티교를 벗어나 하류로 내려가면 바닥이 대부분 맹탕이라 그런 자리를 노리면 입질받기 힘들다. 

▲ 논티교 주변 연안에는 줄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구룡천낚시 팁

*낮에 입질이 왕성하다. 오전부터 해가 지기 직전까지 꾸준히 입질이 들어오지만 특히 오후가 좋다.

*현지인들은 주로 곡물성 미끼를 쓰지만 잡어 성화가 없다면 지렁이 미끼도 잘 먹히므로 꼭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연안에 생자리가 많아 나만의 자리를 만들 곳이 많다.

▲ 취재일 사용한 글루텐 떡밥과 지렁이 미끼.

내비 입력 부여군 구룡면 태양리 367-10(구룡천 논티교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