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고개낚시터 전경. 1500평 규모이며 맑은 계곡수가 유입된다.

말고개낚시터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에 위치한 물 맑고 풍광 좋은 향어 전용터다. 수면적 약 1,500평으로 아담한 크기다. 빙어낚시로 잘 알려진 춘천호의 오월리, 지암리, 신포리가 지척이며 ‘이런 곳에 낚시터가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염원도 없고 바로 옆에는 계곡이 흘러 물 걱정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청정 계곡수가 상시 유입돼 여름에도 수온이 높지 않고 물도 맑은 편이다. 수심은 2.5m 내외이며 향어만 방류하고 있다. 계곡수가 유입되는 곳의 단점은 버들치를 비롯한 치어가 많다는 점인데 이곳은 1년에 1~2회 바닥작업을 해 치어성화가 덜한 편이다.

향어는 매일 방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오후 2시를 기해 소량이라도 매일 들어가고 있으며 방류효과가 좋은 향어의 특성상 방류 직후인 오후 4시 전후로 입질이 들어온다. 대체로 이때부터 시작된 입질은 밤까지 이어진다.

▲ 왼쪽의 계곡에서 맑은 물이 낚시터로 유입된다.

힘, 찌올림, 분위기 모두 일품

출조 당일에는 날씨가 흐리고 비가 내리는 상황.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부터 낚시를 했으나 역시나 입질은 없었다. 그러다가 향어 방류 직후인 오후 4시 즈음부터 곳곳에서 향어가 나오기 시작했다.나는 오후 5시경 첫 입질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잘 못 본 줄 알았다.

‘설마! 향어가 이렇게 예쁘게 찌를 올린다고?. 건너편 낚시인의 랜딩 모습을 촬영하던 중에 내 찌가 1마디 정도 살포시 올라오는 게 아닌가! 순간 나도 모르게 당황했고 찌가 거의 다 올라왔을 때 챔질 했다. 챔질과 동시에 향어가 옆으로 째기 시작했고 낚싯대가 ’삐우우웅~‘ 소리를 내며 울어댔다.

워낙 힘이 좋아 대물 향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낚고 보니 보통 크기(2kg급)의 향어였다. 힘도 좋고, 찌올림도 좋고, 산을 마주하는 분위기도 좋고, 그냥 이 상황 자체가 행복할 뿐이었다.

10분 뒤, 이번에는 꿈뻑하는 예신 뒤 또다시 찌가 하늘 높이 솟았다. 이번에는 어디까지 올려주나 지켜봤고, 찌가 거의 다 올라와 서있는 상황에서 챔질을 했다. 이번에도 ‘빼배백~’ 소리와 함께 낚싯대가 부러질 것 같았다. 뜰채로 뜨려는 순간 바늘이 빠져버렸지만 그 크기가 조금 전 향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가끔씩 낚인다는 5kg 이상급으로 보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았다.

▲ 발앞까지 끌려온 향어가 마지막 저항을 하는 모습.

▲ 향어의 저항에 활처럼 휜 낚싯대.

▲ 2kg급 향어. 이 정도만 돼도 힘이 장사다.

FISHING GUIDE

향어 방류 후에는 열심히 집어해 놓는 게 유리하다. 입질이 약할 때는 어분 외에 글루텐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풍광 뛰어나 단풍 시즌에 더 멋진 곳

이후로는 소강상태가 잠시 이어졌고, 가평에서 달려온 군계일학 회원 송봉수 씨가 도착해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식사 후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송봉수 씨가 ‘첫밥’에 향어를 낚은 것이다. 서로 ‘이게 무슨 일이지?’라는 표정으로 한참을 웃고 있는 사이에 향어는 뜰채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이 상황이 너무 재밌고 신기할 뿐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송봉수 씨가 또다시 후킹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찌가 하늘 높이 솟았고 살림망에 넣고 나선 서로 한참을 웃었다.

▲ 가평에서 온 군계일학 송봉수 회원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 현지 낚시인이 올린 푸짐한 조과.

곧이어 나도 한 수 추가했지만 이후로는 입질이 약하고 빈도수도 줄어들어 차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도 입질은 왔지만 찌올림이 너무 약해 헛챔질만 몇 번 들어왔다. 날이 밝고 나서는 입질 자체가 없어 일찍 철수길에 올랐다. 비록 전날에만 진한 손맛을 봤지만 토종붕어 못지않게 올려주는 찌올림에 반해버린 출조길이었다.

말고개낚시터는 주변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10월에 단풍이 시작되면 또 다른 분위기에서 힐링낚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입어료는 4만원이며 총 50여 석의 자리가 있다. 개인텐트를 칠 수 있는 곳에서는 4.0칸까지 사용 가능하고 지붕이 이어져있는 잔교에서는 3.6칸까지 허용한다.

▲ 주변 산세가 뛰어난 말고개낚시터. 가을에는 멋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 도로변에 붙어있어 찾기 쉬운 말고개낚시터.

문의 033-243-8927,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사북면 말고개길 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