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루어낚시 동호회 솔트루어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산 낚시인 한승윤 씨로부터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을 하나 들었다. 산란 무늬오징어가 거제뿐 아니라 통영에 이어 마산 앞바다까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뜬소문이 아니라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7월 초에 마산 구산면 석곡리에 있는 명주마을 일대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였고 진동면 다구리와 바로 옆에 있는 광암방파제 옆 갯바위에서도 무늬오징어가 낚였다는 소식이었다. 곧바로 현장 취재를 준비했다.
▲ 드론으로 촬영한 마산 구산면 일대. 멀리 보이는 연안이 산란 무늬오징어가 낚인다고 소문난 다구리 일대다.
잘피 군락에 물색 좋아 산란터로 제격
7월 24일 오후 3시, 경남 창원에서 한승윤 씨를 만나 무늬오징어가 낚였다는 마산 진동면 다구리로 향했다. 진동면 다구리는 예전부터 갑오징어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무늬오징어가 낚인다는 소식은 처음 들었다. 진동면 아래로 이어진 구산면 저도 일대는 먼바다의 해류가 흘러들어 연중 도다리, 갈치, 전어, 전갱이, 갑오징어 등이 잘 낚이지만 저도 일대 역시 무늬오징어는 금시초문이라 더욱 상황이 궁금했다.
무늬오징어가 산란 장소로 사용하는 잘피 군락을 찾으니 다구리방파제 외항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방파제가 마산 앞바다 내만에 위치해 있음에도 물색이 별로 탁하지 않고 조류의 흐름도 느려 이곳에 무늬오징어 산란터로 좋은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승윤 씨와 나는 다구리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3.5호 슈퍼 섈로우 타입 에기를 사용해 포인트를 탐색했다.
▲ 구산면 내포리 연안 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 에깅을 하고 있는 낚시인들.
산란 무늬오징어는 주로 만조 전후에 움직인다. 포인트에 도착한 시각이 딱 만조 때라 서둘러 포인트를 탐색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 예보에 없던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고 기온도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산란 무늬오징어는 연안수가 흘러드는 곳에 산란터를 만들기 때문에 비는 상관없다고 해도 기온이 떨어지면 활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난관이 예상되었다.
올 가을 시즌에 무늬오징어 재도전
슈퍼 섈로우 타입 에기로 잘피 상층을 탐색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물때가 얼마 남지 않아 다구리에서 가까운 주도마을과 광암방파제도 가보았고 산란터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무늬오징어는 반응하지 않았다. 한승윤 씨는 “요즘 계속되는 간헐적 소나기가 물색과 수온에 영향을 미쳐 무늬오징어의 활성을 많이 떨어트린 모양입니다. 상층뿐 아니라 중층과 바닥도 노려봐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에기는 섈로우 타입을 사용하고 안정적으로 잘피를 뚫고 에기가 내려갈 수 있도록 5g 내외의 싱커를 달았다. 이렇게 채비하면 잘피에 에기가 잘 걸리지 않고 중층과 바닥으로 내려가고 에기가 섈로우 타입으로 가벼워서 밑걸림은 잘 생기지 않는다. 한승윤 씨는 “겨울에 대마도나 제주도에서 가끔 사용하는 방법으로 바닥에 있는 저활성의 무늬오징어에게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 잘피 군락 바닥층을 노리기 위해 만든 채비. 에기는 섈로우 타입을 사용해 밑걸림을 줄인다.
30분 쯤 바닥을 탐색했을까? 한승윤 씨가 ‘히트’를 외쳤고 올려보니 주먹만 한 갑오징어가 에기를 안고 빙글빙글 돌며 올라왔다. 마산~고성 일대에서 갑오징어가 낚일 시기라 당황하진 않았지만 큰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출조한 탓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밤 11시. 만조가 지나 조류가 천천히 흘러 잘피가 듬성하게 있는 구간을 탐색했지만 마찬가지로 갑오징어가 낚였고 무늬오징어는 만날 수 없었다. 한승윤 씨는 “무늬오징어가 마산 일대에서 산란하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가을에 이 주변을 노리면 자잘한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북서풍이 강하게 부는 11월에는 부화한 무늬오징어가 고구마 사이즈로 자라서 입질할 수 있기에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한승윤 씨의 정보통에 의해 밝혀진 마산의 무늬오징어 포인트는 다구마을 방파제를 비롯해 마산 진동면 도만리, 마산 구만리 욱곡마을, 구산면 내포리 일대 갯바위가 가을 시즌에 새로운 무늬오징어 포인트로 개척할 후보지다.
▲ 밤에 낚은 작은 씨알의 갑오징어.
▲ 다구리 일대로 에깅을 나온 낚시인이 씨알 좋은 갑오징어를 낚았다.
내비 입력 마산합포구 진동면 다구리 459-2(다구리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