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놈 때문에 폭염도 두렵지 않습니다!” 대호 조금리수로에서 50cm 배스를 낚은 금동현(좌), 지경호 씨가 기념 촬영했다.

이번 취재는 오랜만에 포인트 사전답사 없이 떠났다. 평소 함께 다니던 팀원들의 여름휴가 일정으로 인해 스케줄 맞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년 동안 배스 취재를 하며 느낀 점이라면 1년 중 9월호 취재가 가장 어렵다는 것. 9월호에 기사를 게재하기 위해선 7월 말이나 8월 초에 현장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으레 폭염이 기승을 부려 여러모로 취재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폭염이 우리를 힘들게 해도 손맛에 굶주린 팀원들은 불구덩이에도 뛰어들 기세였다. 

여러 사정으로 이번에는 사전답사를 못했으니 기존에 쌓아 둔 데이터에 의존해 낚시해야만 했다. 고민 끝에 지난 7월 22일 오전 6시, 나를 포함한 4명의 팀원은 당진 대호지면 도이리에 집결했다. 

▲ 대호 배스 취재를 함께한 낚시인들. 좌측부터 필자, 지경호, 금동현 씨.

도이리수로에서 뺨 맞고 조금리수로로

대호 도이리에 도착 후 수로부터 탐색했다. 도이리수로에는 대호 본류로 연결되는 농수로가 몇 개 있는데 새물 유입이 되면 마름이나 연이 자라 커버가 형성된다. 그와 동시에 물색이 탁한 곳으로 배스가 들어온다. 시기상 이런 곳에 빅배스가 머물 확률이 높다. 게다가 해가 산 위로 이제 막 얼굴을 비추려는 상황이라 배스의 먹이 활동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해 더 더워지기 전에 승부를 내려했다.

다양한 루어를 사용하던 중 스피너베이트에 반응이 왔다. ‘톡!’ 마치 벌이 쏘는 듯한 느낌의 인상적인 첫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작은 배스였을까?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재차 그곳으로 스피너베이트를 캐스팅해서 리트리브 했더니 역시 똑같은 입질이 들어왔다. 배스가 한입에 스피너베이트를 입안에 넣을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보였다. 이럴 때는 바닥을 노리는 채비가 효과적일 것 같았다. 결국 프리리그를 사용해 입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작은 배스 몇 마리를 만나는 데 그쳤다. 

▲ 남궁진철 씨가 대호 도이리수로에서 배스를 노리고 있다. 물색이 탁한 커버 지역에서 배스의 입질이 들어왔다.

오전 10시 반. 더 더워지기 전에 얼른 식사를 했다. 취재를 이어가야 하는데 오후에는 금동현, 지경호 회원이 귀가하기로 했기에 전력 손실이 예상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남궁진철 회원이 종일 함께 낚시하기로 했다가 자녀가 아프다는 소식에 식사도 함께 못한 채 먼저 귀갓길에 올랐다. 결국 오후에는 혼자서 폭염과 싸우기로 결심하고 오전 11시 무렵에 다음 포인트로 이동했다.   

취재당일 내가 생각했던 포인트 여건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새물 유입이 되면서 커버를 갖추고 물색이 탁한 수로였다. 그래서 문득 생각난 곳이 바로 대호지면 조금리였다. 조금리에는 다양한 규모의 수로가 형성되어 있으며 물색이 탁하고 커버가 잘 형성된 곳이 많기에 조금리수로를 집중적으로 노리기로 했다. 

다른 루어는 가급적 내려놓고 오전에 배스를 낚은 프리리그에 집중했다. 금동현, 지경호 회원은 소프트베이트를 이용한 버징과 스위밍을 했는데 입질을 받지 못했다. 나는 조금 더 효율적으로 낚시하기 위해 휴대용어탐기 ‘디퍼 처프플러스2’를 수면에 띄웠다. 역시나 오픈 워터에서는 물고기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것으로  살치와 같은 베이트피시나 포식자인 배스 모두 커버 속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 노싱커 섀드웜으로 버징을 한 지경호 회원.

▲ 취재 당일 오전, 도이리수로에서 필자가 낚은 배스.

▲ 배스와 베이트피시 어군을 탐지하기 위해 사용한 휴대용 어탐기 ‘디퍼 처프플러스2’.

폭염 속에 시작된 4짜, 5짜 릴레이 입질

그런 생각을 할 무렵 커버 속으로 캐스팅한 프리리그에 배스가 반응했다. 입질도 느끼지 못했는데 라인이 흐르고 있었다. 훅셋! 엄청난 힘이 로드를 타고 손에 전해졌다. 그러나 갈대가 많은 곳이라 녀석이 요동치면 자칫 갈대에 걸려 놓칠 수 있는 상황. 불안한 생각은 왜 꼭 들어맞는지. 그렇게 라인이 갈대에 걸렸고 4짜 후반의 배스를 발 앞에서 놓쳤다. 너무 아쉬웠다. 

난 재차 그 주변으로 프리리그를 다시 조심스레 캐스팅했다. 그러자 또 다시 흐르는 라인! 훅셋! 이번엔 스풀이 역회전했다. 4짜 후반 배스에도 꿈적 않던 스풀이 풀리는 것이었다. 온 신경을 집중했고 결국 제압에 성공했다. 계측 결과 52cm! 폭염 속에서 런커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 조금리수로 갈대를 공략해 52cm 배스를 낚은 필자.

▲ 금동현 씨가 프리리그로 갈대 사이를 공략하고 있다.

빅배스가 더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게리 야마모토 컷테일웜 3.5인치와 1/8oz 스틱 싱커를 체결한 프리리그로 교체했다. 피칭과 플리핑을 이용해서 갈대와 줄풀, 부들과 같은 정수식물 사이로 가볍게 떨어트리는 기법을 사용했다. 채비를 넣은 후에는 여웃줄을 주어 바로 입질이 들어왔을 때 이물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핵심 테크닉이다. 그리고 입질이 없으면 리프트앤폴을 해주고 5초 정도 시간이 지나면 채비를 회수한다.

하류로 내려가면서 이 방법으로 계속 배스를 낚을 수 있었다. 그러다 만난 줄풀 군락지에서 나는 또 다시 스풀을 풀고 나가는 녀석을 만났다. 4짜 후반의 배스였다. 사용한 라인은 ‘아미고 대물 16lb’였는데 런커급 배스를 들어뽕 했음에도 잘 버텨주었다. 

큰 배스를 몇 마리 낚으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천만다행으로 회원들이 귀가할 시각 전에 빅배스를 올려 무사히 취재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회원들을 먼저 보내고 혼자서 대호에 남아 낚시를 이어갔다. 그렇게 몇 마리의 배스가 더 나왔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바람에 나도 철수길에 올랐다. 

▲ 필자가 도이리수로에서 작은 배스를 들어올리고 있다.

▲ 이번 취재에 사용한 필자 장비. 바낙스 콤파스 더블랙 로드에 스피너베이트와 프리리그를 주력으로 사용했다.

▲ 오전에 도이리수로에서 낚은 작은 배스를 보여주는 필자.

내비 입력 대호지면 도이리 1158, 대호지면 조금리 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