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류 버드나무 군락에 좌대를 펴고 수중전을 펼치고 있는 채영탁 씨. 오전 6시에 월척 한 마리를 낚았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7월 27일, 평소 친분이 깊은 논산 낚시인 최난호 씨가 전북 장수군 오산지로 출조를 나섰다. 필자와 일행은 하루 늦은 28일에 합류하기로 했고 최난호 씨 홀로 전날 저수지에 도착해 낚시를 시작했다. 

오산지는 전북 장수군 산서면 오산리에 있는 오봉산과 영태산 사이에 자리한 만수면적 9천평의 계곡형 저수지다. 배스가 서식해 잔 씨알의 붕어보다는 주로 월척 이상의 굵은 붕어가 낚이는 대물터로 통한다. 주변 산세가 좋고 공기가 맑아 특히 여름 피서낚시터로 제격이다. 최상류에는 시원한 계곡과 그늘 자리가 많아 여름철 낮에 무더위를 피해 휴식과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고 명당으로 꼽힌다. 

▲ 오봉산과 영태산 기슭에 위치한 오산지.

▲ 오산지 제방 전경.

▲ 오산지 최상류에 있는 계곡. 물이 시원하고 그늘이 져서 피서낚시에 제격인 곳이다.

▲ 오산지 상류의 계곡에서 물이 흘러든다. 무더운 낮에 샤워와 피서를 즐길 수 있다.

▲ 오산지 바로 옆에 있는 초압지(우).

먼저 들어간 최난호 씨가 월척 6마리

낚시여건도 좋다. 상류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급격한 수심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만수위 보다는 어느 정도 배수가 진행되어야 좋은 포인트 여건이 형성된다. 그래서 농번기 때나 장마철 배수기에도 어느 정도 수위가 안정되면 다양한 포인트에서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현지인들만 아는 비밀터로 통하기 때문에 한적하게 낚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필자는 해마다 여름이면 오산지를 찾는데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월척이 마릿수 조과를 보이는 일이 잦다는 소식을 들어 기대가 커졌다. 

먼저 들어간 최난호 씨는 오산지 상류에 자리를 잡았고 초저녁에 월척이 넘는 붕어를 2마리 낚았다. 옥수수 미끼에 입질했으며 밤에는 입질이 없다가 동이 트기 직전부터 오전 시간까지 월척 붕어 4수를 낚아 총 6수를 낚아냈다는 낭보를 전해왔다.

필자는 다음날 오산지로 출발을 했다. 아쉽게도 최난호 씨는 급한 일정으로 인해 먼저 철수했다. 그래서 현장에 도착해보니 오산지에는 현지인 두 분만이 낚시를 즐기시고 계셨다. 

▲ 최난호 씨가 낚은 오산지 월척 붕어.

급격한 배수에 당황

오후 2시경 오산지 중류에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하니 배수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탓에 입질은 뜸했고 밤에는 급격하게 배수가 진행이 되었다. 무려 20cm 가량 물이 빠졌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어제처럼 좋은 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듯했다. 

나는 완만한 바닥과 경사가 심한 바닥 두 곳을 공략했다. 수심은 1m부터 2m50cm까지며 미끼는 지렁이를 사용했다. 오후 4시에 합류한 채영탁 씨는 좌대를 들고 상류 버드나무 속으로 진입해 수중전을 펼쳤는데, 버드나무 주변 수심은 1m 전후며 미끼는 옥수수를 사용했다. 

배수 탓인지 초저녁엔 입질이 없었고 필자만 간간이 생미끼로 배스를 낚았다. 그러나 밤에는 마치 초가을과 같은 서늘한 기온이 유지돼 힘들지 않게 입질을 기다릴 수 있었다. 

▲ 오산지 중류권 연안에 자리 잡은 필자.

8월 7일 배수 멈춘 후 다시 입질 시작 

다음날 새벽. 급격한 배수의 영향 때문인지 이른 새벽에도 입질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오전 6시가 넘어갈 무렵 채영탁 씨의 찌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보였다. 찌가 끝까지 올라옴과 동시에 챔질 소리가 수면을 갈랐다. 파장을 보니 월척은 넘어 보이는 씨알이었다. 채영탁 씨는 ‘32cm의 월척 붕어’라며 소식을 전해왔고 옥수수 미끼에 좌대 좌측 수심 1m에서 낚았다고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입질이 이어지지는 않아 결국 우리는 오전에 철수했다. 

나는 8월 8일부터 오산지에서 호황 소식이 들려올지 귀를 기울였는데, 오산지는 우리가 철수한 후로도 배수를 계속하다가 지난 8월 7일에야 배수를 멈추었다. 8월 7일 현재 저수율은 65%며 변화한 환경에 적응한 붕어들이 다시 입질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오산지에서는 옥수수와 떡밥이 잘 먹히며 입질은 수심 1m 전후에서 활발한 편이다. 

아직도 이렇다할 피서 낚시터를 찾지 못해 고민인 낚시인이 있다면 물 맑고 밤에 서늘한 오산지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 물속에 좌대를 설치하고 자리 잡은 채영탁 씨. 주변 수심은 1m 내외다.

▲ 새벽 6시에 월척 붕어를 낚은 채영탁 씨.

▲ 채영탁 씨가 오전에 낚은 월척 붕어를 방생하고 있다.

내비 입력 장수군 산서면 오산리 403(오산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