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장원은 납니다 208 나!” 설덕진(서구썰스텝) 회원이 평택항 외수질로 올린 1m 농어(왼쪽)와 98cm 민어를 자랑하고 있다. 늦깍이 애기아빠가 된 기념으로 대형사고를 쳤다며 기뻐했다.
네이버카페 삼락피싱의 6월 정출지로 평택항을 선정했다. 6월은 서해안 유명 항포구를 기점으로 다양한 어종이 낚일 시기이지만 우리가 가까운 평택항을 낙점한 것은 미터급 점농어 때문이다. 이맘때는 서해대교 밑 서부두에서 10~20분 거리로만 나가도 초대형 점농어와 수조기 같은 고기가 낚인다. 씨알은 물론 마릿수도 충남권이나 인천권 못지않다.
6월 24일 오전 4시30분에 서두부에 집결한 16명의 회원은 채비 준비를 마친 후 수성호에 올랐다. 최근 씨알 굵은 점농어가 잘 낚였다는 선장의 자랑에 회원들의 기대는 커져만 갔다.
▲ 서해대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출항하고 있다. 서해의 일출은 장관이다.
53cm 수조기에 이어 98cm 민어 불쑥
첫 포인트로 찾아간 곳은 용바위. 행담도를 기점으로 했을 때 외해 쪽으로 10분 정도만 나가면 도착하는 포인트다. 팔팔 살아있는 생새우(흰다리새우)를 꿰어 채비를 내리자마자 뱃전에서 환호성이 들렸다. 여성 회원 박미경 씨가 첫 입질에 53cm 수조기를 걸어낸 것이다. 평택 근해에서 수조기가 아예 안 낚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대형급이 낚이는 건 매우 드문 경우다. 녀석은 생김새가 민어랑 많이 닮았는데, 민어낚시에서는 대우를 못 받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회나 매운탕 모두 맛있는 고기다. 씨알 굵은 민어를 본 남성 회원들은 군침만 흘렸다.
▲ 외수질낚시 미끼로 사용한 생새우(흰다리새우). 뇌를 피해 꿰어야 잘 죽지 않는다.
▲ 53cm나 되는 수조기를 올려 호황의 신호탄을 쏜 박미경 회원이 수성호를 배경으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두 번째 빅피시는 설덕진 씨에게 걸려들었다. 낚싯대가 허리까지 처박히고 다른 회원들의 채비까지 뒤엉킨 끝에 올라온 녀석은 의외의 괴물이었다. 수면 가까이 실루엣이 비칠 때만 해도 미터급 점농어로 알았으나 막상 수면에 떠오른 녀석은 98cm나 되는 민어였다. 초반부터 ‘대형사고’가 나자 뱃전은 더욱 시끄러워졌고 설덕진 씨는 마치 넋 나간 사람처럼 눈만 껌뻑거렸다. 이후로도 60~70cm급 점농어가 여기저기서 올라왔지만 98cm 민어의 위용 때문인지 명함을 내밀기 힘들었다.
6월~8월 사이가 대형 점농어 피크 시즌
점심 무렵이 되자 사무장님이 특식을 마련해주었다. 맛난 꼴뚜기 회무침이었는데 아마도 아는 조업을 나간 어부로부터 구해온 것 같았다. 귀한 꼴뚜기 회무침은 맛도 그만이었다.
▲ 수성호 사무장님이 만들어주신 꼴뚜기 회무침. 맛이 기가 막혔다.
이후 장현광 회원의 7짜 농어를 시작으로 또 다시 농어 퍼레이드가 시작됐고 필자도 이날 개인 최대어인 8짜급 점농어를 올릴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건은 오전에 98cm 민어를 올린 설덕진 씨가 이번에는 1m짜리 점농어를 올렸다는 점이다. 양손에 98cm 민어와 1m 민어를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본 회원들은 부러움 반 질투 반의 시선이 역력했다.
▲ 장현광(왼쪽, 나도야) 회원과 박미경(장군) 회원이 동시에 올린 점농어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 회원들을 가이드 하는 와중에 83cm 점농어를 올린 필자.
▲ 1m짜리 따오기 점농어를 보여주는 설덕진 회원.
평택항 점농어 외수질낚시는 6월부터 8월까지가 피크다. 날씨만 좋으면 매일 출조하기 때문에 수도권에 사는 낚시인이라면 한번쯤 출조 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급적 사리물때 보다는 조금물때를 전후해 살아나는 물때에 찾는 게 유리하다.
수성호의 선비는 9만원. 미끼인 생새우는 개별적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는 인근 낚시점에서 생새우를 팔고 있어 필요한 만큼 구입하면 된다. 2~3만원어치만 구입하면 된다.
▲ 귀가 후 평택항에서 올린 점농어로 회파티를 열었다.
▲ 기름기가 올라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함께 감도는 초여름 점농어회.
출조문의 평택항 수성호 김용재 선장 010-5329-7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