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월호 지산수로 갈대군락을 공략해 끌어낸 40cm 후반 배스. 컷테일웜 프리리그에 입질했다.

장마 영향으로 한 달 동안 목표로 했던 포인트 공략은 수포로 돌아갔다. 7월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중부지방에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왔다. 

장마가 시작이라더니, 6월 말을 기준으로 충청권엔 고작 이틀간 내린 비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틀간이라도 비는 비였다. 흙탕물이 졌고 수위도 한참 올랐다. 결국 지난 한 달 간 봐둔 포인트는 잊고 동선을 다시 짰다.

서산의 풍전지, 각지, 모월지가 물망에 올랐다. 이곳들은 모두 빗속에서도 배스를 만났던 곳이다. 그중 첫 포인트로 각지를 낙점했다. 비 온 뒤에 빅배스가 출몰하는 우측 상류의 새물유입구 포인트 때문이다. 이곳에서 배스가 나온다면 굳이 다른 곳을 갈 이유도 없을 것이다.

▲ 필자와 함께 서산권 배스 취재에 동행한 팀웜들. 좌측부터 필자. 서설민, 조성민, 금동현 씨.

바늘이 뻗으며 놓쳐버린 빅배스 

▲ 취재 당일 서산 각지 상류에 모여 배스를 노리고 있는 취재팀.

7월 1일 오전 5시. 이제 막 해가 뜬 시각에 서산시 양대동에 있는 각지 우측 상류에 팀원들이 집결했다. 예상대로 새물유입구를 통해 적당히 탁한 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유속이 있는 곳 가장자리 표층에는 살치가 만들어내는 많은 동심원이 보였다. 포식자들이 주변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즈리그, 크랭크베이트, 스피너베이트, 펜슬베이트, 저크베이트, 폽퍼, 채터베이트, 지그헤드리그 그리고 갖가지 스윔베이트까지... 약 1시간 동안 이곳에서 배스를 노릴 때 사용한 루어들이다. 그리고 그 1시간 동안 내가 이즈리그로 받은 짧은 입질 두 번이 우리가 받은 입질의 전부였다.

그 후 각지 연안을 따라 이동하며 마름에서 버징을 시도했다. 몇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훅셋에 실패하거나 배스가 정확히 루어를 공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됐다.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인 아침 피딩을 그렇게 흘려보냈다.

오전 9시 무렵에 서산시 부석면 강당리에 있는 모월지 하류로 이동했다. 마름잎과 연잎이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최근까지 버징에 좋은 조과를 보인 곳이다. 팀원 모두 4~5인치 섀드와 프로그를 사용해 버징을 시도했다. 그리고 몇 번이나 입질을 받았지만 각지에서처럼 훅셋이 잘 되지 않았다. 훅셋에 성공했더라도 모두 중간에 빠져버렸다. 난공불락의 요새 같았다. 더위와 싸우는 것도 힘든데 훅셋이 되지 않아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한낮의 더위는 피해야 열사병을 예방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시원한 커피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일행은 간월호 지산수로권을 탐색했다. 비가 내린 영향으로 흙탕물 일색이었는데 연안 갈대군락으로 넣은 프리리그에 입질을 받았다. 그러나 배스들은 야속하게도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새물유입구 주변 갈대군락을 탐색했다. 게리 야마모토 3.5인치 컷테일웜을 사용한 프리리그에 다시 한 번 입질을 받았다. ‘톡!’하는 입질에 훅셋! 로드가 휘어졌다. 커버 속에서 받은 입질이라 빠른 제압이 필요했다. 로드를 세운 후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만 배스가 수면으로 올라와 얼굴만 보여주고는 빠져버렸다. 확인해보니 지난 달 취재 때와 마찬가지로 바늘이 휘어져 있었다. 

모월지에서 헤비 커버 속으로 펀칭할 때 재빠른 제압을 위해 드랙을 끝까지 잠갔는데 그게 독이 되었다. 바늘이 휠 정도로 버텨 준 아미고 16lb 라인이 대단하기도 했으나 정말 어렵게 훅셋에 성공한 빅배스를 놓치고 말아 너무 아쉬웠다. 

▲ 마름밭에서 버징으로 사용한 배스프로샵 폽핀 프로그.

▲ 버징에 사용한 폽핀 프로그와 게리야마모토 팻이카.

▲ 갈대군락을 공략할 때 사용한 컷테일웜 프리리그.

▲ 점심을 먹으며 라인을 교체하고 있는 금동현(좌), 서설민 씨.

놓친 대물을 찾아 다음날 재도전

늦은 오후, 저녁 피딩을 위해 모월지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풍전지로 이동했다. 수위가 많이 낮아진 탓인지 마름이 넓게 분포하고 수심도 상류보다 깊은 중류권을 택했다. 그러나 립리스 크랭크베이트에 나온 작은 배스 몇 마리와 게리 야마모토 팻이카로 장타에서 겨우 낚아낸 작은 배스가 일행이 거둔 조과의 전부였다.

폭염 속 힘든 낚시라 해도 이번 취재의 결과물은 너무나 초라했다. 그래서 다음날 나는 이번 취재를 마무리하기 위해 늦은 오후에 서산으로 다시 내려갔다. 모월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그러나 모월지에서 2시간 동안 버징과 펀칭을 이어갔음에도 입질은 받지 못했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곧바로 대물을 놓친 간월호 지산수로로 이동했다. 

어제에 비해 수위가 20cm 정도 내려가 있었고 실시간으로 물을 빼는 것 같았다. 갈대 주변으로 어제 입질을 받았던 컷테일웜 프리리그를 반복해서 넣었다. 그러던 중 주변 갈대에서 ‘퍽!’하는, 배스가 사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그곳으로 이동했다. 수로 중앙에 형성된 갈대군락에서 배스가 베이트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냥 장소가 갈대군락 건너편이라 너무 멀었다. 갈대가 억세게 자라있어서 내 쪽으로 불러들여야 훅셋과 랜딩이 가능할 것 같았다. 멀리 피칭해 일부러 강한 액션을 반복하며 녀석을 유혹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잠시 후 그 녀석은 내 쪽으로 이동해 내가 운용한 프리리그를 공격했다. 훅셋! 어둠이 깔리고 있는 상황.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배스였다. 그렇게 랜딩에 성공한 배스는 40cm 후반 사이즈! 혼자서 지산수로 연안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그 후 새물유입구 주변 갈대군락에서 배스가 또 나와 주었다. 감격스럽고 다행스러운 순간이었다.

어느새 보름달이 떴고 아쉽지만 어느덧 집으로 갈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홀로 휘파람을 부르며 이틀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 풍전지에서 립리스 크랭크베이트로 작은 씨알의 배스를 낚은 서설민 씨.

▲ 조성민 씨도 풍전지에서 작은 씨알의 배스로 손맛을 보았다.

▲ 취재 이튿날 다시 지산수로를 찾아 40cm가 넘는 배스를 낚은 필자.

내비 입력 서산시 양대동 753-53(각지), 부석면 강당리 1108-2(지산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