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4일, 록쇼어 게임을 나간 부산 나무섬 9번 자리. 남동쪽을 바라보는 곳으로 주변 수심이 15m 이상으로 깊고 조류가 빠르다.
3년 전부터인가? 부산 일대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록쇼어 게임이 부산에서 점점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부산의 대표적인 갯바위 낚시터인 나무섬, 형제섬, 외섬을 중심으로 방어와 부시리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씨알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자 몇몇 유튜버와 프런티어 정신이 가득한 낚시인들은 ‘왜 부산에 큰 부시리가 없을까?’라는 같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때마침 부산의 생도에서 연일 대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계기로 작년부터 나무섬과 형제섬 등으로 본격적인 록쇼어 게임이 이뤄졌다. 지금은 높은 확률로 미터오버 부시리가 출현하고 있으며 낚시인들은 올해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플러깅, 지깅 로드 두 대 준비
▲ 필자의 록쇼어 게임 장비. 좌측은 플러깅 전용대에 8호 합사를 사용했고 우측은 지깅 전용대에 6호 합사를 사용했다.
지난 7월 4일 새벽 4시. 부산 다대포 낫개항에서 호진호를 타고 나무섬으로 출조했다. 집에서 채비 세팅을 모두 해온 터라 갯바위에 내리자마자 낚시를 시작했다. 플러깅 로드와 지깅 로드 두 대를 준비, 플러깅 로드에는 서픽스 131라인 8호에 150lb 쇼크리더를 사용했고, 지깅 로드에는 서픽스 131라인 6호에 100lb 쇼크리더를 사용했다.
하지만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입질이 없었고 이에 해가 뜰 때까지 간단히 요기를 하고 기다렸다. 해가 떠오르고 랜턴이 필요 없는 시간이 되자 슬슬 캐스팅 준비를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새벽 5시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만조가 오전 9시였는데, 9물이라 조류가 강해서 그런지 조류가 날물 방향으로 흘렀다. 강한 조류가 흐른다는 것은 좋은 징조였다.
해는 떴지만 구름에 가려진 상태라 날이 어두웠다. 많은 비가 내려 낙동강에서 방류가 진행, 물빛이 탁해진 탓에 폽퍼를 선택해 낚시를 시작했다. 완전히 밝아지는 시점까지는 입질이 없었다. 그래서 거품은 덜 나지만 크게 에스(S)자로 움직이는 펜슬로 바꾸어 다시 공략했다.
해가 뜨기 전엔 미처 몰랐는데 낚시를 하다 보니 전방 15m 그리고 40m에 통발 부표가 두 군데나 있었다. 그것 때문에 원하는 포인트로 펜슬베이트를 던질 수 없었다. 랜딩 시 조류의 방향과 깊어지는 자리가 전부 통발 부표에 걸리는 위치라 고기를 걸어봤자 못 먹을 것 같았다.
▲ 낚시자리 앞에 보이는 통발 부표.
부표에 걸린 대부시리와 1시간 넘는 줄다리기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부표 안쪽으로 펜슬베이트를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빨리 릴링했음에도 두 번째 액션에 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입질하는 순간 물보라가 적게 일어 작은 씨알일 거라 예상했지만 1초도 안 되어 예상은 빗나가 버렸다. 8.5kg으로 드랙을 세팅을 했는데 퍼스트런에서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스풀이 풀렸다. 입질한 녀석이 부표 쪽으로 가면 안 되기에 퍼스트런이 끝나자 빠르게 펌핑과 릴링을 했다. 하지만 힘이 충분한 부시리는 세컨런에서도 힘차게 물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괴력을 발휘한 녀석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점점 부표와 가까워져갔다. 빠른 릴링으로 세컨런에 대응했지만 곧이어 써드런을 시작했다.
힘차게 당겼지만 역시나 부표와 라인이 교차되고 말았다. 라인이 교차된 상태로 랜딩을 계속했다. 밧줄을 가운데 두고 물고기와 나의 씨름이 계속되었다. 밧줄에 라인이 긁히는 느낌이 들어도 멈추질 않았다. 대신 드랙을 풀어 줄이 부표에 쓸리는 것을 조금 완화 시켰다.
하지만 나중에는 라인이 완전히 부표에 감겨 버려 물고기도 나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일단 물고기의 힘이 빠진 것을 확인하고 매우 천천히 감자 드디어 물고기가 수면 위로 완전히 떴다. 이때부터 1시간 동안 대치 상태가 되었다. ‘줄을 끊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오전에 지나가는 배가 있다면 도움을 요청할 생각으로 계속 버텼다.
▲ 110cm가 넘는 대부시리를 걸었지만 통발에 라인이 감기고 말았다.
1시간쯤 지나자 2항차 손님을 싣고 온 은성호가 왔다. 급히 은성호를 불러 상황을 설명하고 부표에 감긴 고기와 펜슬을 풀 수 있었다. 110cm가 넘는 부시리였다. 녀석은 은성호의 물칸에 담겼다. 이후로는 70~80cm 부시리가 쉴 새 없이 물어주었다. 다양한 펜슬을 써보았는데 가리는 펜슬은 없었다.
오전 9시가 지나 초날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체이스는 더 많아졌다. 그러나 한방에 덮치지 못하고 쫒아오기만 하는 상황. 갑자기 챔질 성공률이 떨어진 이유는 부시리에서 방어로 대상어가 바뀌는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전 9시 이후에는 씨알 잔 방어가 주를 이루었지만 그 와중에도 한방이 있었다. 이날은 110cm에 조금 못 미치는 대방어도 볼 수 있었다.
무한 입질에 지치는 체력. 원래 계획은 5시 철수였지만 너무 힘이 들어 조기 철수했다. 7월로 접어들면서 부산권 록쇼어 게임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비만 오지 않으면 언제든지 입질을 기대할 수 있으며 11월까지 입질이 이어진다.
▲ 2항차 출항을 나온 은성호가 부표에 걸린 부시리를 올렸고 본인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 오전 9시에 낚은 방어를 줄자에 재니 110cm가 조금 넘었다.
▲ 110cm 부시리를 낚은 후 연이어 낚은 80cm 부시리를 보여주는 필자.
▲ 110cm 방어를 낚은 필자. 무게를 재니 9kg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