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로시오 필드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화 씨가 웜을 감은 에기로 한치를 올렸다.

작년 이맘때 FTV 루어테크니션 한치 낚시 촬영 후 1년 만에 한치낚시를 계획했다. 이번 출조는 국내 조구업체인 ‘쿠로시오’ 스탭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나와 이윤화, 오재헌 씨는 경기도 일산에 있는 루어테크 매장에서 모여 함께 출발했고 쿠로시오 스탭 팀장인 오두영 씨와 그 일행은 인천에서 출조 버스를 타고 여수 국동항으로 향했다.

집어액 섞인 뮬렛 5인치 웜 사용  

▲ 요즈리 삼봉 에기에 버클리 뮬렛웜 5인치를 감은 한치낚시용 미끼. 집어제가 포함된 웜 덕분에 한치가 더 빨리 입질한다.

지난 6월 28일 오후 3시 여수 국동항에서 차병철 선장이 운항하는 블랙펄호를 타고 출항했다. 최근에는 수온 영향에 따라 조과가 들쭉날쭉한 상황이라 선장님이 먼저 평소보다 멀리 나가자고 제안했다. 

국동항에서 출항해 거문도를 한참 지나서 여서도와 제주 중간 지점의 망망대해로 나갔다. 거의 4시간을 나갔고 제주 근해에 가깝게 접근해 물돛을 놓고 낚시 준비를 시작했다. 

물때는 6물 만조는 밤 9시10분. 여름이라 해가 길어져 일몰은 저녁 8시경이다. 포인트에 도착해서 한 시간을 기다리니 서서히 어둠이 몰려왔다. 새벽 4시 철수가 예정되어 있어 간조 때까지 낚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6.6ft 베이트로드에 1호 라인을 감은 전동릴을 장착하고 25호 이카메탈과 2.2인치 에기를 단 2단 채비를 세팅했다. 오모리그용 태클은 6.4ft 스피닝로드에 3000번 스피닝릴 그리고 25호 봉돌과 삼봉에기를 장착했다. 스피닝릴은 수심 체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컬러로 간격을 확인할 수 있는 합사를 쓴다. 

미끼는 삼봉 에기를 달았다. 삼봉 에기엔 학꽁치포를 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은 생미끼 대신 웜을 달아서 테스트하기로 했다. 

농어낚시에 즐겨 쓰는 ‘버클리 스위밍 뮬렛 5인치’ 스모크 컬러를 세로로 잘라 삼봉 에기에 감았다. 뮬렛웜의 경우 독특한 향 때문에 농어뿐 아니라 광어, 우럭, 참돔 등 다양한 물고기의 반응을 끌어내기 유리한 소프트베이트다. 야마시타 삼봉 에기인 ‘에기노 모구모구’에 뮬렛웜을 장착해 많은 양의 무늬오징어와 갑오징어를 낚았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한치낚시에서도 반응하는지 궁금해서 써 본 것이다. 두족류 낚시에서만큼은 집어제를 쓰는 경우도 있기에 뮬렛웜 특유의 향에 기대를 걸었다. 

▲ 야마시타의 ‘에기노 모구모구(아래)’와 버클리 뮬렛웜 5인치. 에기노 모구모구엔 미끼를 감기 쉽게 밴드가 장착되어 있다.

▲ 에기노 모구모구에 웜을 장착했다.

오모리그의 짧은 액션에 한치 입질 

포인트에 어둠이 깔리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만새기. 엄청난 양이 바다를 뒤덮고 있었다. 밤낚시에 만새기가 자주 출몰하지만 그 수가 평소보다 너무 많았다. 만새기 틈에서 간간이 부시리도 보이고 포식자들 때문에 조과가 좋지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러나 해가 완전히 저물고 배에서 라이트를 비추자 한치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바닥층에 머물러 있던 한치 떼가 수심 30m권으로 올라오면서 활발한 입질이 시작됐다. 내가 사용한 ‘버클리 뮬렛웜’을 장착한 오모리그에도 폭발적인 반응이 들어왔다. 생미끼를 장착한 이카메탈 채비보다 반응이 빨랐다.

한치 뿐 아니라 살오징어도 같이 올라왔다. 오모리그의 크고 긴 액션에 살오징어가 먼저 붙었고 작고 짧은 액션에 한치가 붙었다. 웜의 나풀거리는 큰 꼬리 액션이 자극적인지 생미끼보다 확실히 반응이 좋았다. 

이윤화 씨와 오재헌 씨의 로드에도 어신이 들어왔다. 역시 거치한 로드보다는 루어 액션이 적극적인 오모리그에 반응이 빨랐다. 두 사람은 농어낚시부터 빅게임까지 다양한 낚시를 즐기는데 한치낚시 출조는 이번이 처음임에도 금방 방법을 터득하여 한치를 잡아냈다. 

▲ 집어제가 포함되어 있는 버클리 스위밍 뮬렛웜 5인치.

▲ 좌측은 거치식 이카메탈 장비며 우측은 오모리그 장비다.

조과의 3분의 2가 웜에 입질 

▲ 웜을 묶은 에기를 물고 나온 한치.

한치낚시는 그날의 패턴을 찾는 게 중요하다. 수시로 에기 컬러를 교체하면서 어떤 컬러에 반응이 빠른지 알아내야 한다. 삼봉 에기의 경우 꽁치, 쥐포, 돼지비계 등 몇 가지를 준비해가서 써보는 것도 좋은 조과를 거두는 방법이다. 출조 당일에는 웜에 폭발적인 반응이 왔지만 웜 역시 하나의 패턴일 뿐이므로 다른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액션은 숏저킹, 롱저킹, 빠른 저킹, 느린 저킹과 더불어 스테이가 필요할 때도 있다. 반면에 아주 빠르게 초고속으로 제자리에서 흔드는 것도 필요하다. 출조 날에는 만새기 때문에 수심 30m권에서만 낚시가 이루어졌는데 이런 날은 수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기가 수면에 잠시라도 머물면 만새기가 달려들기 때문이다.

철수할 때 확인하니 개인당 50~60마리의 한치를 낚았다. 그중 뮬렛웜으로 낚은 것이 3분의 2가 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번 조행에선 웜 테스트를 위해 웜을 적게 가지고 가서 마지막엔 웜이 모자랐다는 것이다. 갈치의 날카로운 이빨에 웜이 빨리 손상되기도 했지만 한치가 생각보다 웜에 잘 붙었기에 처음부터 더 많은 양을 챙겼어야 했다.

웜이 한치낚시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으니 앞으로 더욱더 다양한 웜을 한치낚시에 적용해 볼 예정이다. 

▲ 한치의 이빨에 조각난 웜. 현장에서 웜을 사용해보니 거부감 없이 한치가 잘 먹는 것으로 확인했다.

▲ 웜을 묶은 에기로 한치낚시 재미를 흠뻑 만끽한 이윤화 씨.

▲ 살오징어도 웜을 묶은 에기에 자주 입질했다.

▲ 쿠로시오 오두영 팀장이 한치를 보여주고 있다.

▲ 쿠로시오 오은정 스탭이 오징어를 보여주고 있다.

문의 일산 루어테크 010-3685-6892